오산=뉴스1 김평석 김기현 기자 = 무고를 당한 20대 남성을 성범죄자로 취급하며 부적절한 언행을 해 공분을 샀던 경기 화성동탄경찰서가 이번에는 150억원대 분양사기 고소사건을 불송치하면서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수분양자고소인들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경찰이 사건을 뭉갰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의의를 제기했고 검찰은 보완수사를 결정했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오산시의 한 대형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40여명은 지난해 6월 시행사·시공사·신탁사, 회사 관계자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산업집적활성화및공장설립에관한법률 위반,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고소했다.
시행사 등은 지난 2020년 오산시 세교2지구에 연면적 35만 7637㎡, 지하 2층~지상 29층 지식산업센터 2개동,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 기숙사동,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 물류센터동을 포함한 총 4개동 규모의 해당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했다.
수분양자들은 고소장에서 시행사 등은 계약서, 모델하우스, 안내문, 기념품, 홍보문구 등에서 해당 지식산업센터를 유명 대기업 브랜드 지식산업센터라고 홍보하고 계약을 체결했지만 완공 후 지식산업센터 명칭을 시행사 자체 브랜드로 일방적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분양 당시 완공을 전후해 오산역과 연결되는 교량이 완공돼 임대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계획이 변경돼 재검토되고 있고, 완공 시점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구내식당의 경우 독점적 지위를 보장한다고 홍보해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십 수억 원에 분양을 받았는데 경쟁업체에도 분양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물류의 효율성을 높인 도어 투 도어 시스템지항2층~지상6층과 드라이브인 시스템지상1층~6층을 갖춘 특화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층고가 낮아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고도 했다.
화성동탄경찰서는 고소 내용과 관련해 1년여 동안 수사를 진행해 최근 피고소인 7명 모두에 대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며 불송치를 결정했다.
동탄서는 지식산업센터 명칭과 관련해서는 계약서에 대기업과 시행사 명칭을 병기했고, ‘명칭이 변경될 수 있다’고 표시한 만큼, 건물 가치를 높게 산정하도록 기항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교량의 경우 세교2지구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고, 교량 관련토지 2344㎡가 기부채납된 사실이 확인돼 ‘준공 시기쯤 교량이 설치된다’고 홍보했더라도 고소인들을 의도적으로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구내식당 독점적 지위보장과 관련해서는 홍보자료에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서 물류동을 매도하지 않고 수분양자들에게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겠다는 내용을 묵시적으로 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드라이브인 시스템과 대해서도 해당 건물이 물류센터의 기능을 할 수 있고, 모든 화물차가 출입할 수 없는 게 아닌 만큼 1톤 탑차, 윙팁차, 5톤 차량 등의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수분양자들은 “수많은 증거자료를 제출했지만 모두 배척하고 피고소인측 주장만 받아들인 것 같다”며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장이 엇갈렸는데도 고소인을 상대로 단 한 번의 보완조사도 하지 않고 불송치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0명이 넘는 수분양자들이 150억원대의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고소사건인데 경찰이 단독으로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이의를 받아들여 피고소인 7명 전원에 대한 ‘보완수사’ 결정을 내렸다고 최근 수분양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화성동탄서 관계자는 “수분양자들이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와 관계자를 고소했는데 신탁사와 시공사는 증거자료가 불충분해 불송치를 결정했다”며 “시행사와 관련해서는 분양사와 분양대행사에 대해 조사를 해야 혐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들 두 회사가 빠져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사건 수사 과정에서 미심적인 부분을 확인했다. 분양사와 분양대행사를 추가 입건해 지금 조사를 하고 있고 두 회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시행사가 잘못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동탄경찰서는 지난 6월 한 여성의 무고로 성범죄자로 몰렸던 20대 남성에게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 등 부적절한 말을 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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