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한 줄 알았는데 1시간 뒤 사망?"…돌연사 암시하는 의외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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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돌연사의 원인 질환 1위는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3명 중 1명은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사망한다.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5~10%가 사망한다. 심근경색은 우리나라에서 질환으로 인한 사망 원인 2위에 달할 정도로 높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보내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인해 막히고, 이에 따라 피가 심장에 공급되지 않아 심장 근육이 썩고괴사 심장마비, 심정지까지 이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비슷한 질환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두 병은 기전이 다르다. 협심증은 동맥 혈관이 75~90% 수준으로 좁아져 심장 내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증상이다. 반면 심근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을 완전히 차단한다. 이 탓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고 만다. 문제는 가슴 통증 등 전조증상이 있는 협심증과 달리, 심근경색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협심증이 있는 경우 좁아진 혈관이 완전히 막혀 심근경색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평소 이상이 전혀 없더라도 혈전이 갑자기 관상동맥을 막으면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 혈관이 깨끗하고 심전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여러 이유로 큰 혈전이 생기면 급성 심근경색이 찾아올 수 있단 얘기다. 심근경색은 예후가 좋지 않다.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김경수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 원장은 "초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회복하더라도 첫 1년간은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발하면 사망률은 85%까지 치솟는다. 이는 최초 심근경색 당시 겪는 심장근육의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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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환자 둘 중 1명은 평소 이상 증상 없어
━ 중요한 건 발병 직후 대처다. 골든타임 내에 증상을 파악하고 119에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병원에 도착해 막힌 혈관을 개통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을 잘 알아뒀다가 긴급 시 대처해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막힌 관상동맥을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열어주는 것이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2시간 이내에 열어줘야 심장근육이 망가지지 않는다. 또 12시간 이내에 치료해야 큰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가능한 한 빠르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합금 철망으로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 삽입 시술 등 관상동맥성형술이다. 협착이 심해 효과가 없다면 다른 곳에서 여분의 건강한 혈관을 잘라 와 덧대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진행한다. 스텐트 삽입은 수술이 아닌 중재 시술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진행하지만, 관상동맥우회술은 수술에 해당하며 전신마취 후 실시한다. 이후 증상에 따라 약물·비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내과 박현우 교수는 "심근경색을 앓고 난 후 시간이 지나 환자가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재발률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약 복용을 통해 심근경색뿐 아니라 죽상경화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도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는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2013년 7만6000여 명에서 2022년 13만1000여 명 수준으로 9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6%대로 높다.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식사를 저염식·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하는 등 습관만 바로잡아도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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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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