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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옮긴 지 한 달 조금"…서른넷 조카 먼저 보낸 이모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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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06-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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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명의 사상자를 낸 화성 리튬전지 제조공장 아리셀 화재 참사 사흘째를 맞은 26일 경기 화성시청 로비에 마련된 희생자 추모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6.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화성·서울=뉴스1 정윤미 유수연 기자 = "예전에도 한 번 그런 일이 있었는데 소화기로 금방 끄니까 이번에도 소화기로 금방 끄면 된다고 생각해서 바깥쪽으로 안 나오고 창고 쪽으로 들어가서…"

화성중앙종합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 A 씨50대는 의자에 앉아 허공을 향해 한숨과 울음을 번갈아 내뱉고 있었다. 27일 0시를 40여 분 남겨 놓은 때였다.


아리셀 화재로 먼저 떠나보낸 이는 조카라고 했다. 올해 나이는 겨우 34살이었다. 회사를 옮긴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고. 불이 나자마자 공장 밖으로 나왔더라면, 회사를 옮기지 않았더라면 하는 가정이 A 씨를 더 힘들게 하는 듯 보였다.

A 씨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빨리 대피만 시켰어도…"라고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울컥했다. 그러면서 "관리자분은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는 1층에 있었다고 한다"면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국내 거주하는 A 씨는 중국에서 일하러 온 고인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한 남성의 부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는 장례는 언제부터 시작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날 오후 8시께 경찰은 11명의 신원을 유족들에게 알렸다. 참사 발생 사흘 만에 조카의 시신이 어디에 안치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로소 장례절차를 얘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적막감이 감돌았던 장례식장은 신원을 확인받은 유족들이 몰려들면서 울음바다가 됐다. 사흘이나 참았던 눈물이기에 지켜보는 이들을 더 안타깝게 했다.

한편 소방당국이 아리셀 공장에 두 차례나 대형 화재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 확인돼 유족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화재는 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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