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니는 길" 멈춰서 넋 잃은 표정…시청역 사고현장엔 국화꽃 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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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 찾은 시민들 눈물
"20년 넘게 다녔던 곳이에요. 너무 허망하죠." 3일 오전 10시쯤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 배명부씨77는 국화꽃 한 다발을 들고 서울 송파구에서 이곳까지 찾았다. 그는 바닥에 놓인 국화꽃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5초 동안 묵념을 했다. 배씨는 "늘 다녔던 곳인데 뉴스를 듣고 착잡해서 직접 이곳까지 왔다"며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사고였다. 앞으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청역 인근 거리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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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밥 한끼 먹고 가던 그 길… 시민들이 남긴 국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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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인도 위에 펜스가 모두 무너지면서 파란색 임시 펜스 9개가 새로 설치됐다. 펜스 곳곳에는 국화꽃 40여다발이 놓여있다. 비타민 음료 박스를 비롯해 뚜껑을 딴 소주병, 커피병, 천원짜리 지폐 등도 있었다. 한 시민은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 보고 싶다는 글도 있었다. 사고 현장 근처 학교를 다니는 한 학생은 어쩌면 퇴근 후 밥 한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 등 장문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어제 집에 돌아가면서 아빠 생각을 했다"며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분들이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넋을 잃은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일행들과 "불쌍해서 어쩌냐" "역주행이 말이 되느냐" "너무 슬프다" 등을 말했다. 60대 김모씨도 멀리서 한참 동안 거리를 바라봤다. 그는 "이 근처에서 일하는데 저도 충분히 당할 수 있는 사고였다"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장사를 한다는 80대 박모씨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그는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온다"며 "젊은 사람들 불쌍해서 어쩌나. 어떻게 역주행을 하고 여길 지나갈 수 있는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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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0대 운전자 업무상 과실치사상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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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발생한 사상자는 총 15명이다.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6명이다. 사망자는 모두 남성으로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 등이다. 사망자 중에는 시청 직원 2명, 은행원 4명, 병원 직원 3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차량 두 대와 가드레일 등이 파손됐다. 경찰은 60대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3조 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운전자는 현재 경기도 안산 소재 버스회사에 소속된 시내버스 기사로 40여년 운전 경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직전 인근 호텔에서 열렸던 손위 처남의 칠순잔치에 아내와 함께 참석하고 차를 운전해 나오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음주 측정했을 때 양성은 나오지 않았다"며 "사건이 중대하다 보니 병원에서 채혈을 진행해 국과수에도 의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약 투약 여부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간이 마약 검사를 진행했을 때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인근 CCTV폐쇄회로TV,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보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증거를 필요한 만큼 확보하고 있다"며 "사고가 발생한 차량에 대해서는 야간에 증거 보존을 위해 국과수에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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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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