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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진숙도 이태원 참사 기획설…"MBC·KBS 청년들 불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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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2회 작성일 24-07-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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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좌파언론에 의한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언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야당은 “이태원 참사를 좌파 언론 탓으로 몰았던 대통령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방통위원장에 지명했다”고 비판했다.



4일 국회 과학기술방통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확보한 이 후보자의 지난해 3월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는 시민사회 목소리를 전한 방송 보도를 폄하하면서 “좌 성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방송사가 기자를 연결해서 한일정상회담 규탄집회 현장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전달했다. 집회 소식을 몰랐던 사람들까지 동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태원 참사 전 핼러윈 축제를 예고·홍보했던 문화방송 보도가 한가지 사례”라며 “좌파 시민단체, 좌파 언론의 뒤에는 대한민국을 뒤엎으려는 기획자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글에 ‘종북주사파가 배후’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앞서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 페이스북에 올린 추모 글에서도 “MBC와 KBS는 참사 발생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전해진 “이태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좌파 언론들이 사고 전부터 이태원에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이유도 의혹”이라는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국가조찬기도회 당시 김진표 국회의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런 발언들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이태원 참사 기획설은 일부 극우세력 사이에서 통용되는 주장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방송인 김어준씨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김어준이 말로 좌파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면, 개딸을 위시한 지지자들이 촛불 집회로 몰려들고 전국에서 슈퍼챗으로 자금을, 기금을 투척한다”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표가 김어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결국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자가 언급한 ‘도움 요청’은,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지난해 1월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태원 참사 관련 뉴스 보도가 언론에서 많이 줄었다. 유튜브 방송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된 내용으로 많이 방송을 해달라”고 말한 것을 의미한다. 이태원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관심을 이어달란 유가족의 당부를 ‘이태원 참사를 좌파 이데올로기 확산에 이용하려는 전략’이라는 식으로 곡해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외에도 극단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글을 숱하게 올려 자질 시비가 일고 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6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의 선전선동”이라 지칭하고 “홍어족전라도민들을 폄하한 혐오표현들에게 유리한 해석으로 광주사태를 악용하므로, 애꿎은 전두환 대통령만 희생양으로 발목 잡아”라고 주장한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는 지난해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서울의 봄’을 ‘좌파공정’ 영화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또 2022년 12월엔 “이승만의 터 위에 박정희는 집을 지었고, 전두환·노태우는 살림살이를 채웠고, 그 이후 죽을 쑤다가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를 고쳐 쓰는 중”이라는 댓글에 “맞는 말씀”이라는 답변을 달았다. “국내 역사관을 주도하고 있는 종북좌파 연구자들과 그들의 추종세력인데 국가보안법으로 때려잡지를 못한다”는 댓글에는 “저도 같은 생각을 할 때가 많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한겨레에 “이태원 참사를 좌파언론 탓으로 몰았던 대통령이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방통위원장에 지명했다”며 “극우 유튜버 수준의 대통령과 방통위원장이 나라를 얼마나 더 망가트리려는지 너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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