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가슴 겨우 진정"…계엄 해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 [대전역 르포]
페이지 정보
본문
“밤새 한숨도 못 자고 겨우 나왔어요. 두 달 전에 서울 대학병원에 예약했는데 취소될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4일 오전 8시 대전역에서 만난 구모47씨는 KTX 열차가 연착하거나 취소될 것을 우려해 출발시각보다 1시간이나 일찍 나왔다고 한다. 전날인 3일 밤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가족과 TV를 지켜봤다는 그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안도했다.
바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8시 대전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
시민들 "일상으로 복귀하는 국민들 대단"
대전역에서 서울행 KTX를 기다리던 김유경54씨는 “서울로 출장을 간다. 밤새 어떻게 될까 봐 뉴스를 지켜보다가 밥도 못 먹고 부랴부랴 나왔다”며 “밤새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복귀하는 걸 보니 시민의식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첫 KTX를 타고 대전에 도착한 승객은 “새벽에 집을 나오면서 계엄이 해제됐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휴대전화로 계속 뉴스를 봤다”며 “지금 우리가 2024년을 사는 건지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바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8시 대전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승객들이 TV를 통해 뉴스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신진호 기자
━
공직자들도 정상 출근…청사 폐쇄 해제
앞서 오전 7시30분쯤 관공서와 사무실이 몰려 있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에서도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출근길을 재촉했다. 특히 자정쯤 실국장급 간부 공무원을 긴급 소집했던 대전시도 평상시처럼 직원들이 출근하며 일상을 되찾았다. 밤사이 대전시청을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 청사는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일시적으로 폐쇄된 뒤 계엄이 해제되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대전시 한 공무원은 “뉴스를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두 눈을 의심하고 TV 채널을 여기저기로 돌려가며 다시 확인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계엄을 직접 겪어보니 정말 무섭고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바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8시 대전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신진호 기자
━
시민들 "TV·영화에서만 보던 계엄, 믿기지 않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말로만 듣던 계엄을 직접 경험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 군에 있는 후임병들이 어떨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장우 대전시장은 4일 오전 성명을 내고 “시민 여러분께서는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으로 생업에 종사해주길 바란다”며 “모든 공직자는 시민 불편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에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 "의사가 목표? 망합니다"…자식 상류층 만드는 법
▶ "내 재산 25% 이 여자 줘라"…조영남 유서 깜짝
▶ 그랜저 탄 부부 팔다리 잘랐다…살인공장 충격 실체
▶ 너무나 충격적인 대통령의 한밤 계엄선포
▶ 190표 계엄해제 가결 소식에… 머스크 "Wow"
▶ "알몸 확인하려고…" 北납치 블랙요원 충격 고백
▶ 이진호 저격? 이수근 "사기 치고 돈 갚는 놈 없어"
▶ 정우성 "결혼 안한게 아니라…" 문가비 임신중 한 말
▶ 결혼 앞둔 여배우 충격 사망…해변서 요가하다 뭔일
▶ "병원 복도 시신 가득"…축구 관중 수십명 사망, 왜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진호 shin.jinho@joongang.co.kr
관련링크
- 이전글대한민국 공포의 6시간…간밤 서울 곳곳서 군 병력 목격담 24.12.04
- 다음글해 뜰 때까지 국회 앞 인간 바리케이트…"끝까지 민주주의 지키자" 24.12.04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