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군경이 책임지나"…계엄령 처벌론에 경찰도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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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환 장보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경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전날 계엄령 선포 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는 국회 경비대와 영등포경찰서 직원 등이 담장을 따라 배치됐다. 이들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면서 시민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국회의원들이 출입을 제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며 이 과정에서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위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군경을 향해 "지금부터 불법 계엄선포에 따른 대통령 명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명령으로 이를 따르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역시 "지금 계엄령에 근거해서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결국 책임은 군, 경이 지겠다", "국회의원 출입을 막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 아니냐" 등 경찰관들의 우려가 제기됐다.
"국회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차단한 경찰 군인을 모두 척결하라"거나 "군경이 위법한 계엄선포에 해선 안 될 국회 폐쇄에 동참했으니 지휘를 내린 사람들이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현장에 배치된 젊은 경찰관들과 윗선 사이에는 일종의 괴리가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계엄이 선포된 후 국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의 태도에 대해 "국회의원이 일하러 가는데 막는 게 맞습니까라고 소리쳤을 때 젊은 경찰들이 굉장히 동요했다"고 주장했다.
지휘관이 출입을 막도록 했지만 젊은 경찰관들은 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밤사이 국회 앞 경찰과 군, 시민 간 대치 상황이 벌어졌지만, 입건된 사람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편, 조지호 경찰청장은 4일 예정됐던 회의 등 일정들을 취소했다.
조 청장은 앞서 0시에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전국 시도청장에게 정위치 근무를 지시했으나 이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역시 오전 1시부로 산하 31개 경찰서에 비상근무 중 2번째로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하려다 보류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내부 점검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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