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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도 "대통령이 왜 그러냐"···일부 교사는 비상계엄 주제로 특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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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2-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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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전국역사교사모임이 제작한 수업 자료. 전국역사교사모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전국역사교사모임이 제작한 수업 자료. 전국역사교사모임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경기도 한 중학교 역사 교사 A씨는 ‘2024년 12·3 사태: 어젯밤 이야기’라는 자료로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간밤에 벌어진 비상계엄 선포부터 해제까지의 과정뿐 아니라 역대 계엄령, 비상계엄이 미친 경제적·국제적 파장 등을 다뤘다.


중학교 2학년은 교육 과정상 한국사가 아니라 세계사를 배우지만 A씨는 커리큘럼을 바꿔서라도 비상계엄을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A씨는 통화에서 “‘우리가 직면한 역사적 사건이 너무 커서 진도를 바꾸겠다’고 하니 아이들이 흥미로워했다”며 “책에 있는 역사가 아니라 피부로 느낀 역사여서 몰입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이 자료를 역사 교사 단체채팅방과 모임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여러 교사들이 ‘이 자료를 참고해 수업했다’는 인증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학교에선 정상 수업이 이뤄졌지만 계엄령이 종일 화두에 올랐다. 초·중·고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은 늦은 밤 뉴스를 본 이야기를 나누거나 선생님에게 비상계엄에 대해 물었다. ‘쇼츠’를 돌려보거나 친구들끼리 서로 물어가며 계엄령이 무엇인지 학습한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안모양12은 “TV에서 군인들이 나오는 것을 보니까 혹시 전쟁이라도 나는 것은 아닌지 무서웠다”며 “친한 친구들끼리 계엄이 무슨 뜻인지 검색도 해보고 대통령이 왜 그러냐고 수군거렸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5학년 학생도 ‘대통령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등교하더라”고 전했다.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1학기에 민주화 운동을 배웠더니 관심이 상당했다”며 “비상계엄에 대해 다시 설명했다”고 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국가 망신” “자기 적대 세력을 위협하기 위해 위헌적으로 계엄령을 내린 것은 대통령 직위에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와 같은 의견을 보였다고 전했다. 고3 담임 교사는 “투표권이 있는 아이들은 ‘투표 잘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한 무장군인들이 국회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직원 등이 격렬히 막아서고 있다. 성동훈 기자



경기도 한 중학교 국어 교사는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제시한 ‘악의 평범성’을 다룬 칼럼을 학생들에게 주고 12·3 비상계엄 사태와 연관 지어 생각해보게 했다. 악의 평범성이란 한나 아렌트가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고 착안한 개념으로 사유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도 아무렇지 않게 악을 자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비상계엄 역사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담화문, 계엄사령부 포고령, 계엄 해제 담화문을 자료로 주고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했다.

한 고등학교 역사 교사는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허약함도 드러났지만 이를 막아낸 것도 시민들과 삼권분립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민주주의가 최선이라는 것을 앞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교에서는 정치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교실 분위기를 다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0시51분쯤 교육부가 학사일정 정상 운영을 공지하기 전 ‘휴교령이 내려졌다’는 가짜뉴스가 돌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기말고사 시즌이라 ‘시험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을 받은 교사도 있었다. 교육부는 “포고령에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정상 등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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