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가방 30만엔" 명동서 일본어 호객행위…단속 쉽지 않다?[르포]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구찌 가방 30만엔" 명동서 일본어 호객행위…단속 쉽지 않다?[르포]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4-10-28 14:19

본문

실제 일본인 관광객과 명동 동행 취재…짝퉁 루이비통 가방 1개 340만원, 적발돼도 벌금 낮아

본문이미지
명동의 한 짝퉁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조품 가방. 루이비통 모조품 가방을 일본인을 상대로 38만엔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학생 같으니 30만엔한화 약 273만원에 줄게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 남성이 유창한 일본어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말을 걸었다. "언제 왔냐." "남자친구 있냐." "가방 보고 가라." 라는 말을 걸며 근처 매장으로 이끌었다. 루이뷔통, 구찌, 샤넬, 셀린느, 미우미우 등 명품 가방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모두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다. A급 명품만을 전시한 밀실도 보여줬다.

명동에서 일본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A급 짝퉁모조품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이른바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발걸음이 끊기고 일본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짝퉁 판매업자들이 일본인 손님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날 취재진은 20대 일본인 관광객 A씨와 함께 명동을 찾았다.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호텔이나 화장품 가게가 몰린 거리를 지날 때면 호객꾼들이 접근했다. 한국인이나 중국인 등에는 말을 걸지 않았다.

명동거리에서 일본어로 가방かばん이라 써 붙인 간판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장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외부에는 캐리어와 한눈에 봐도 질낮은 모조품을 전시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좁은 매장 벽면에 가방과 지갑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마트에서 쓰는 접착식 종이 가격표를 명품 로고에 붙여 놓았다.

프라다 가방은 18만원, 구찌 토트백은 72만원 등 가격대도 다양하다. 짝퉁 거래 업자들은 판매금의 80% 수준을 순수익으로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문이미지
서울 명동의 한 짝퉁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조품 가방. 이 매장은 진품과 유사한 A급 가품은 일본인에게만 판매한다. /사진=독자제공

일본인이 혼자 매장에 들어서면 점원이 제시하는 짝퉁의 질이 달라진다. 점원은 루이뷔통 모조품 가방을 보여주며 38만엔한화 약 346만원이라고 했다. 매장 직원은 "학생 같으니 30만엔한화 약 273만원에 주겠다"며 "다른 일본인 손님이 없을 때 오면 사장님과 이야기해서 20만엔한화 약 182만원까지 깎아주겠다"고 했다. 대화는 모두 유창한 일본어로 이뤄졌고 가방을 엔화로 살 수 있다고 했다.

A씨가 근처 또 다른 가방매장에 들어서자 점원은 가품 프라다 미니백을 9만5000엔한화 약 86만원에 내놨다. 진품이라면 백화점에선 최소 160만원대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A씨가 "진품인가"라고 묻자 점원은 "진품과 굉장히 비슷한 가품"이라고 답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명동에 일본인만 상대하는 비밀매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호객꾼이 일본인만 비밀 장소에 데리고 가서 몰래 판매하는 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과 관계자는 "유커들이 빠지고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명동 짝퉁시장이 거의 사라졌다가 최근에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비밀매장이 새롭게 등장했다"며 "짝퉁 중에는 진위 판정 요청 시 감정 불가를 받을 정도로 진품과 유사한 것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짝퉁 판매업자들은 단속 정보를 공유하며 명동의 공실을 이용해 매장을 옮긴다"며 "업주 명의를 바꾸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비밀매장 단속을 위해선 사진과 영상 등 증거 수집이 핵심인데 압수수색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위해선 최소한의 증거가 필요해 수사 현장에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의 논쟁이 반복된다.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표법 위반으로 적발해도 벌금이 많아야 500만원 수준"이라며 "현물 거래를 하는 업자들 입장에서 수익에 비해 벌금이 적다 "고 했다.

본문이미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짝퉁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조품 가방./사진=독자제공


[관련기사]
"서효림에 집 증여" "엄마 가지 마"…김수미, 각별했던 고부관계
정대세 이혼 막아준 친형…명서현에 무릎 꿇고 "다 내 책임"
결혼식 사회로 1000만원 받던 개그맨…"회사 대표한테 사기당해"
백지연 "아파트 한 채 날렸다"…은행 광고 거절한 이유 이 문구
1300만원 팔찌 낀 한가인, 유튜브 후원금 쏟아지자 보인 반응은
"아빠가 때려요" 중학생 아들의 신고…50대 아빠 체포
정대세♥ 명서현 "대통령 전용기 승무원 포기, 남편 이 말 때문"
불법도박 이진호, 말 아끼더니…"지인들 차용금 사기 의혹 수사 예정"
"실손되세요" 권유에 쪼개기 보험사기로 7억 편취한 환자들
3000원 신라면 잘 팔리더니…융프라우서도 매콤한 냄새 솔솔 [르포]
삼성 갔던 하이닉스 직원들 "나 돌아갈래"…만년 2등 꼬리표 뗀 SK
"65세 이상 안 받는다" 스포츠클럽 가입 제한…인권위 판단은?
환율 1400원·금리 4.4% 돌파 때 야수 베팅?…"트럼프 집권하면 증시 더 올랐다"
친척도 속였다…딸과 함께 사기 친 90세 엄마 45억 꿀꺽
"혈세 낭비" 욕 먹던 황금박쥐상 반전…27억→ 211억 금테크 성공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 머니투데이 amp;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1,956
어제
2,068
최대
3,806
전체
698,307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