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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클럽에 수백 명…"안 보여요" 소파에 막힌 비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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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0-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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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사 이후 서울 이태원 거리에는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불법건축물도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이태원의 겉모습은 2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 공간에서는 여전히 위험한 모습도 눈에 띕니다. 그 현장을 저희 취재진이 긴급 점검해 봤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주 금요일 밤, 이태원의 한 지하 클럽.

테니스장 크기, 250㎡ 정도의 공간이 손님으로 꽉 차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세어보니 300명이 넘습니다.

입구를 제외하고 비상구는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비상구 표시등은 검은 테이프로 가려져 있고, 비상구는 소파로 막혀 있습니다.

[클럽 이용객 : 비상구 잘 보였어요? 아니요, 전혀 안 보여요. 안쪽까지 들어가지도 못했고, 진짜 발 디딜 틈도 없는….]

가게 입구에 붙어 있는 피난 대피도에 표시된 소화기도 제 위치에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이 클럽 한가운데서 화재가 났을 경우 얼마나 대피가 가능한지 분석했습니다.

250㎡ 면적일 경우 소화기로는 더 이상 불을 끌 수 없는 수준인 화재 최성기까지 7분 30초가 걸리는데, 이때까지 손님 350명 가운데 10% 정도는 대피하지 못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이준/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 출구도 여러 개를 갖고 있었고 폭이 모자랐던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밀집돼 있는 클럽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출구에 모이면서 정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클럽은 춤추는 행위 자체가 금지된 단란주점으로 영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통상 클럽은 조례에 따라 춤 허용 업소로 지정돼 면적당 인원수가 규제되는데, 단란주점은 인원수 규제가 없다 보니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춤 허용 업소로 지정되면 벽면 5m 당 한 개씩 소화기를 설치해야 하는 등 소방 기준도 까다롭습니다.

춤 허용 업소로 지정된 인근의 다른 클럽에서는 휴대용 조명등과 소화기가 규정보다 부족하게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허술한 단속과 처벌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백승주/한국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현재 조례 수준의 규정은 제도적 마련은 돼 있지만 이 자체가 정기적이고 강제적이지 않은 위험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현실이거든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자체는 내일30일부터 이틀간 춤 허용 업소 조례가 있는 8개 지자체 소재 클럽 등에 대해 특별 점검을 벌일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김준희, VJ : 노재민

김태원 기자 buhwa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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