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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딴 분이 강의?"…금배지 단 교수들, 학생은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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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3회 작성일 24-04-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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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전공 교수가 담당했던 수업 강의실. 강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이날부터 다른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박종서 기자

지난 17일 오후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전공 교수가 담당했던 수업 강의실. 강 교수가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이날부터 다른 교수가 강의를 맡았다. 박종서 기자


지난 17일 오후 경기 용인시 강남대 경천관 308호 강의실. 강유정 한영문화콘텐츠전공 교수가 열었던 ‘매체융합과 서사의 이해’ 강의실에 다른 교수가 들어왔다. 강 교수가 지난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되면서 이날부터 대체 투입된 교수였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갑자기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냐”고 묻고 “중간고사 이후부터 기존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수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기존 평가요소 중 기타 영역에 10점이 배점돼있는데 뭔지 아냐”고 학생들에게 묻기도 했다. 이날 수업은 달라진 강의 진행·평가 방식을 안내한 뒤 35분 만에 끝났다.

수강생들은 갑자기 교수가 바뀌어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학생은 강의실을 나오며 “어떤 교수가 들어오는지 오늘에서야 알았다”며 “강 교수 강의를 듣고 싶어서 수강 신청한 학생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수강생도 “사전에 국회의원이 될 수도 있다는 공지를 안 했다”며 “비례대표 공천 소식을 뉴스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은 “아쉽지만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학기 초부터 맡은 모든 수업마다 학생들에게 학기 중에 떠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미리 공천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강경숙 원광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의 수업도 상황이 비슷하다. 강 교수는 올해 1학기에 강의 다섯 개를 열었지만 지난 1일 휴직했다. 강의엔 다른 겸임교수와 강사가 투입됐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18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22대 총선 출마·당선으로 전임교원 기준 9명의 교수가 휴직 또는 퇴직 예정이다. 이중 강유정·강경숙 교수는 올해 1학기에 강의도 열었다. 전임교원 외에 겸임·특임·석좌교수 등까지 합하면 교수 출신 당선인은 15명에 이른다. 황정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겸직교수는 대전 유성구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성권 동아대 특임교수는 부산 사하구갑 국민의힘 후보로 각각 출마해 당선됐다. 비례대표로는 국민의미래에서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 등 4명이, 더불어민주연합에서 2명, 조국혁신당에서 1명이 당선됐다전임교원 기준.

역대 선거마다 ‘폴리페서’들의 정치 참여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논란이 일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대학에 재직 중인 교육 공무원이 정무직 공무원으로 임용되면 휴직을 보장하도록 한다. 하지만 학생 입장에선 하루아침에 교수가 바뀌고, 강의 내용과 평가 방식이 달라지는 등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으로 교수가 변경된 한 학생은 “학기 시작 후 한 달이 지났는데 새 방식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의 경우 학부생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학위 논문과 연구 등을 상의할 지도교수가 바뀌기 때문이다.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오산 당선자가 부교수로 있던 카이스트도 대체할 지도교수를 물색하고 있다. 카이스트 학칙엔 “지도교수는 전임 교원이 담당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비전임직 교원도 담당할 수 있다”고 돼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다른 전임교원이 대학원생 지도를 담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과거에도 폴리페서 논란은 반복됐다. 2012년 19대 총선 땐 이만우 당시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5월 말에 종강하자 고려대 정경대학 학생회가 이 교수에게 교육권 침해 관련 질의서를 발송했다. 2019년엔 조국 당시 서울대 법대 교수도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되며 2년 2개월간 휴직한 뒤 복직했다가 6주 만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다시 휴직했기 때문이다. 같은 해 국회에서 교수·부교수·부교수·조교수·강사 등이 정무직 공무원과 겸직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폴리페서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통과는 결국 무산됐다.

일부 대학에선 소속 교수의 정계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뛰어난 교수진을 보유했다는 홍보 효과가 있는데다 연구 자금을 끌어올 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 교수는 대학 입장에선 좋은 스펙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수의 정치 참여 권리가 보장된 만큼 학생의 학습권 역시 보장해야 한다”며 “학기 중에 학교를 떠나는 것이라도 막을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park.jongsu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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