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안 반기는 세상, 근데 여기는 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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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공동육아②]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 친구가 되려 노력합니다
[진재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여기 서울 한복판에서 ‘공동육아’라는 이름으로, 서로 돌봄하는 어린이집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참나무 어린이집입니다. 참나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키운 부모들이 공동육아의 살이와 공동체의 복원을 이야기 하려 합니다. 이 글은 참나무 어린이집을 졸업한 두 아이초2, 초4를 키우고 있는 토마토진재연이 쓴 글입니다. <기자말>
지난 7월, 우리 시대의 예술가이자 스스로 뒷것을 자처했던 김민기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애도했으며 그가 남긴 뜻을 이어가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그가 떠나기 얼마 전 방영했던 SBS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활동과 생애를 담아내 큰 주목을 받았다.
젊은 예술가들이 성장하는 못자리를 만들어온 학전 소극장, 당시에는 상상 할 수 없었던 배우와 스태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 한국 사회 굴곡의 역사마다 함께 했던 그의 노래들,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삶.... 자신을 드러 내기 원치 않았던 그에 대해 증언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가 닿았다. 이제는 유명인이 된 이정은, 황정민, 설경구 등 학전 초기 배우들도, 젊은 시절 야학에서 만났던 제자들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살아온 모두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1980년 신림동 난곡에 해송유아원을 설립할 때 김민기의 공연으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이었다.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의 이름을 딴 이 공간들은 1970년-1980년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 운동의 실천이 시작된 곳이었다.
그 시절 달동네, 빈곤지역의 맞벌이 부모를 하루 종일 기다리며 방치된 채 지내야 했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공적인 보육 시설을 만들고자 애썼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과 김민기는 공연을 열어 기금을 모았다.
아동 배제 노키즈존 늘어가는데... 어린이 환대하는 사람들이라니
그 때 그 달동네에서 아이들의 돌봄을 고민했던 학생, 노동자들이 지금의 공동육아를 만들어 온 이들이어서 더욱 반가웠고, 내가 공동육아 신입 조합원 교육에서 처음 들었던 해송유아원, 해송아기둥지 등의 이름을 다시 이렇게 듣게 된 것이 신기했다. 또한 "아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중하고 지금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김민기의 말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와 울컥하기도 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큰 성공을 한 후 2004년 김민기가 모든 영광을 뒤로 하고 선택한 것은 어린이 공연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어린이 극은 수익하고는 완전히 멀어요" 라는, 관계자들이 늘 말하듯 잘 되는 흥행공식을 알 법도 한 시점에 더 많은 수익을 위한 길을 포기하고 어린이극을 시작한 그의 행보. 김민기의 행보는 효율만을 따지자면 무척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돈을 잘 벌고 편안한 것만 따라가다 보면 내가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돈이 안 되는 것이라도 해야 한다."
아이들을 환대하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고, 존재 자체를 차별하는 노키즈존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놀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고, 놀이터는 비어있기 일쑤다.
아마 저출생 때문이기도 하고, 학원 가느라 밖에서 놀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 놀이터가 생겨도, 내 아파트에 다른 지역의 아이들이 와서 노는 것을 반대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세상은 복잡하고 타인에 대한 배제가 심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공동육아를 한다.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것 뿐 아니라,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며,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관련 기사: 아버지와 다르게 살려고 여길 선택했습니다 https://omn.kr/2aaoc .
갓 세 살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녔고, 지금은 공동육아 초등방과후의 구성원인 우리 집 두 아이는 초2, 초4가 되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공동육아와 자라면서 바깥 놀이와 나들이는 익숙한 일과 중 하나가 되었고, 동네 놀이터와 뒷산인 새터산, 마을을 가로지르는 홍제천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지역사회가 하나의 커다란 돌봄 공간이고, 그 속에서 어른들은 연대와 협력, 서로에 대한 헤아림속에서 살아간다. 아이들은 환대받으며 어른 친구들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다정한 어른들의 존재는 작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에게 우주가 되기도 한다.
작은 친구들은 나를 토마토라 부르며 웃는다
"안녕, 토마토!"
공동육아에서는 아이들과 어른이 서로를 친근하게 부르고 평등하게 지내기 위해 평어를 쓰고 별칭으로 부른다. 동네 아이들은 나를 아줌마 이모 누구 엄마가 아니라 토마토라고 부른다. "안녕, 토마토", 하며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이 나를 불러주고 인사해 줄 때 기분이 참 좋다.
아이들의 어른 친구로서, 나는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행복을 고민하며, 세상 모든 아이들이 귀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며 살려고 노력한다. 그것을 공동육아 하면서 배웠다.
첫째 아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터전에 오면 내 아이한테 곧장 달려가 안아 주지 말고 가까이에 있는 아이부터 안아 준다는 약속을 배웠다.
꼭 약속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의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어른들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되고, 어른 친구를 가졌다는 든든함이 아이들 내면의 작은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 동네 아이들의 다정한 어른이 되고 싶고, 서로를 기꺼이 환대하는 공간과 마을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김민기는 어린이 공연이 진행될 때마다 객석으로 내려 와서 꼭 지켜봤다고 한다. 같은 공연인데도 매번 지켜 보는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듣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어른에겐 폐가 되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누군가엔 소음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웃음소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큰 위로이자 고마운 일이다.
나에게 공동육아는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귀 기울이는 사람들과 같다. 자본주의적 가치로 따졌을 때는 쓸모가 없고, 사교육과 선행 학습으로 경쟁사회의 경주마를 만드는 것을 원하는 이들이 보기엔 의미가 없기도 할 일에 무척 애를 쓴다.
돈과 품을 내어 공동체를 만들고, 아동 중심, 놀이중심 육아환경을 만들며 그 환경을 누리는 것이 공동육아를 하는 우리에게만 해당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실천한다.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절대적으로 환대하고, 아이들이 어른들의 공감 속에서 커가며 놀이와 자연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배타적으로 우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모두와 공유하려는 노력, 그래서 공동육아는 운동이 된다.
공동육아로 자란 청년들은 자신이 어릴 때 만났던 교사, 혹은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커서도 연결되어서 살아가는 일들이 많다. 이젠 20대가 된 그들에게 어려서 공동육아에서 배운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어른들이 우리 편이라는 것을 배웠다."
김민기가 늘 아이들의 편이었듯, 공동육아 어른들도 세상 모든 아이들의 지지자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위안과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마침 오는 10월 19일토엔 내가 함께 했던 참나무어린이집의 2025년 등원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란다. 관심 있는 분들의 문의를 기다린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공동육아는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여러 상황과 사회적 돌봄을 의미하는 보통명사이기도 하지만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어린이집, 초등방과후 등의 기관과 활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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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금, 여기 서울 한복판에서 ‘공동육아’라는 이름으로, 서로 돌봄하는 어린이집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참나무 어린이집입니다. 참나무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키운 부모들이 공동육아의 살이와 공동체의 복원을 이야기 하려 합니다. 이 글은 참나무 어린이집을 졸업한 두 아이초2, 초4를 키우고 있는 토마토진재연이 쓴 글입니다. <기자말>
지난 7월, 우리 시대의 예술가이자 스스로 뒷것을 자처했던 김민기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애도했으며 그가 남긴 뜻을 이어가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그가 떠나기 얼마 전 방영했던 SBS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는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활동과 생애를 담아내 큰 주목을 받았다.
젊은 예술가들이 성장하는 못자리를 만들어온 학전 소극장, 당시에는 상상 할 수 없었던 배우와 스태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 한국 사회 굴곡의 역사마다 함께 했던 그의 노래들,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했던 삶.... 자신을 드러 내기 원치 않았던 그에 대해 증언하는 수많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가 닿았다. 이제는 유명인이 된 이정은, 황정민, 설경구 등 학전 초기 배우들도, 젊은 시절 야학에서 만났던 제자들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살아온 모두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는데, 1980년 신림동 난곡에 해송유아원을 설립할 때 김민기의 공연으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이었다.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의 이름을 딴 이 공간들은 1970년-1980년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 운동의 실천이 시작된 곳이었다.
그 시절 달동네, 빈곤지역의 맞벌이 부모를 하루 종일 기다리며 방치된 채 지내야 했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공적인 보육 시설을 만들고자 애썼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과 김민기는 공연을 열어 기금을 모았다.
아동 배제 노키즈존 늘어가는데... 어린이 환대하는 사람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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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의 관심사는 늘 어린이였다.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중화면갈무리. |
ⓒ 에스비에스 |
그 때 그 달동네에서 아이들의 돌봄을 고민했던 학생, 노동자들이 지금의 공동육아를 만들어 온 이들이어서 더욱 반가웠고, 내가 공동육아 신입 조합원 교육에서 처음 들었던 해송유아원, 해송아기둥지 등의 이름을 다시 이렇게 듣게 된 것이 신기했다. 또한 "아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중하고 지금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는 김민기의 말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와 울컥하기도 했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큰 성공을 한 후 2004년 김민기가 모든 영광을 뒤로 하고 선택한 것은 어린이 공연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어린이 극은 수익하고는 완전히 멀어요" 라는, 관계자들이 늘 말하듯 잘 되는 흥행공식을 알 법도 한 시점에 더 많은 수익을 위한 길을 포기하고 어린이극을 시작한 그의 행보. 김민기의 행보는 효율만을 따지자면 무척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돈을 잘 벌고 편안한 것만 따라가다 보면 내가 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돈이 안 되는 것이라도 해야 한다."
아이들을 환대하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린이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고, 존재 자체를 차별하는 노키즈존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놀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거리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고, 놀이터는 비어있기 일쑤다.
아마 저출생 때문이기도 하고, 학원 가느라 밖에서 놀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 놀이터가 생겨도, 내 아파트에 다른 지역의 아이들이 와서 노는 것을 반대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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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환대하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자료사진. |
ⓒ lee_hisu on Unsplash |
세상은 복잡하고 타인에 대한 배제가 심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환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진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공동육아를 한다.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것 뿐 아니라, 부모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며, 공동체 속에서 함께 살아간다관련 기사: 아버지와 다르게 살려고 여길 선택했습니다 https://omn.kr/2aaoc .
갓 세 살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녔고, 지금은 공동육아 초등방과후의 구성원인 우리 집 두 아이는 초2, 초4가 되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공동육아와 자라면서 바깥 놀이와 나들이는 익숙한 일과 중 하나가 되었고, 동네 놀이터와 뒷산인 새터산, 마을을 가로지르는 홍제천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지역사회가 하나의 커다란 돌봄 공간이고, 그 속에서 어른들은 연대와 협력, 서로에 대한 헤아림속에서 살아간다. 아이들은 환대받으며 어른 친구들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다정한 어른들의 존재는 작고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에게 우주가 되기도 한다.
작은 친구들은 나를 토마토라 부르며 웃는다
"안녕, 토마토!"
공동육아에서는 아이들과 어른이 서로를 친근하게 부르고 평등하게 지내기 위해 평어를 쓰고 별칭으로 부른다. 동네 아이들은 나를 아줌마 이모 누구 엄마가 아니라 토마토라고 부른다. "안녕, 토마토", 하며 동네에서 만난 아이들이 나를 불러주고 인사해 줄 때 기분이 참 좋다.
아이들의 어른 친구로서, 나는 내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행복을 고민하며, 세상 모든 아이들이 귀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며 살려고 노력한다. 그것을 공동육아 하면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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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놀이터는 모두에게 소중하다. 아이들을 환대하는 공간이 더 넘쳐나길 바란다. |
ⓒ 친한친구초등방과후 |
첫째 아이가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터전에 오면 내 아이한테 곧장 달려가 안아 주지 말고 가까이에 있는 아이부터 안아 준다는 약속을 배웠다.
꼭 약속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의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은 어른들을 더욱 가깝게 느끼게 되고, 어른 친구를 가졌다는 든든함이 아이들 내면의 작은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나는 우리 동네 아이들의 다정한 어른이 되고 싶고, 서로를 기꺼이 환대하는 공간과 마을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김민기는 어린이 공연이 진행될 때마다 객석으로 내려 와서 꼭 지켜봤다고 한다. 같은 공연인데도 매번 지켜 보는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듣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어른에겐 폐가 되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누군가엔 소음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웃음소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큰 위로이자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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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닌 두 아이는 현재 공동육아초등방과후에서 지내고 있다. 동네의 다정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
ⓒ 친한친구초등방과후 |
나에게 공동육아는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귀 기울이는 사람들과 같다. 자본주의적 가치로 따졌을 때는 쓸모가 없고, 사교육과 선행 학습으로 경쟁사회의 경주마를 만드는 것을 원하는 이들이 보기엔 의미가 없기도 할 일에 무척 애를 쓴다.
돈과 품을 내어 공동체를 만들고, 아동 중심, 놀이중심 육아환경을 만들며 그 환경을 누리는 것이 공동육아를 하는 우리에게만 해당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실천한다.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절대적으로 환대하고, 아이들이 어른들의 공감 속에서 커가며 놀이와 자연 속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배타적으로 우리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모두와 공유하려는 노력, 그래서 공동육아는 운동이 된다.
공동육아로 자란 청년들은 자신이 어릴 때 만났던 교사, 혹은 친구들의 부모님들과 커서도 연결되어서 살아가는 일들이 많다. 이젠 20대가 된 그들에게 어려서 공동육아에서 배운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어른들이 우리 편이라는 것을 배웠다."
김민기가 늘 아이들의 편이었듯, 공동육아 어른들도 세상 모든 아이들의 지지자가 되어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위안과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마침 오는 10월 19일토엔 내가 함께 했던 참나무어린이집의 2025년 등원설명회가 열릴 예정이란다. 관심 있는 분들의 문의를 기다린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공동육아는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여러 상황과 사회적 돌봄을 의미하는 보통명사이기도 하지만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과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어린이집, 초등방과후 등의 기관과 활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후자의 의미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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