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텅 비어버린 명문대 취업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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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요대학 취업박람회서
참가기업 줄며 규모 대폭 축소
매년 참가하던 기업들도 발빼
대기업 입사 포기한 취준생들
스타트업·일본기업에 눈돌려
참가기업 줄며 규모 대폭 축소
매년 참가하던 기업들도 발빼
대기업 입사 포기한 취준생들
스타트업·일본기업에 눈돌려
![[단독] quot;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quot;…텅 비어버린 명문대 취업박람회](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mk/2025/03/05/news-p.v1.20250220.d8f9ffa3640045c89d3a2328944a1e82_P1.jpg)
“참담합니다. 이번 채용 박람회에 참가 기업 수가 너무 많이 줄었습니다. 재작년과 비교하면 부스가 한 줄 반이 싹 비었어요. 대기업 주요 계열사는 참가하지 않은 곳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5일 고려대 SK미래관에서 열린 채용박람회를 둘러보던 A씨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취업 분위기가 나아질 것 같지 않아 걱정된다”며 “원하는 대기업 입사를 포기하고 다른 방안을 고려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경기 침체로 많은 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대학가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졸업을 앞둔 취업준비생의 최대 관심사인 취업박람회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매년 대규모 신입사원을 채용해온 대기업들마저 박람회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올해 상반기 채용문이 좁아진 것이 드러났다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찾아간 고려대 상반기 채용박람회4~7일까지 나흘간 진행는 참가 기업과 부스 배치 등 규모 면에서 예년보다 대폭 축소된 모습이었다. 고려대 경력개발센터SSC 관계자는 “전년에 참여했던 기업 중 올해 참여하지 않은 곳이 꽤 있고 온라인 박람회 규모도 줄었다”며 “채용 시장 자체가 축소돼 참여 기업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4대 기업 중 LG와 SK가 부스 규모를 대폭 줄인 것이 눈에 띄었다.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의 채용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SK도 SKC 외에 다른 계열사들은 채용박람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동안 채용박람회 단골손님이었던 CJ, KT 등도 자취를 감췄다. 국내 주요 은행들과 일부 대기업은 박람회에 참가하기는 했지만 나흘 중 하루만 부스를 열어 참가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문과대 4학년 B씨24는 “작년 박람회는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였는데 올해는 참가 기업이 크게 줄어 보러오는 학생들도 적어진 것 같다”며 “대기업 부스가 많이 없어 삼성전자 채용설명회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기업의 채용 수요가 많은 이공계에도 찬바람이 부는 모습이었다. 고려대 이공계 재학생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정유사에 가고 싶었는데 박람회 오는 기업이 하나도 없었다” “ㅇㅇ기업도 연구개발 안 뽑는다” “공대도 취직 망했다” 등의 한탄이 쏟아졌다.
같은 기간 취업박람회가 열린 연세대와 서강대에서도 참가 기업이 대폭 줄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서강대 재학생 C씨24는 “LG전자와 현대차가 참가 기업 리스트에 없어 놀랐다”며 “상위권 대학 취업박람회가 이 정도인데 다른 대학들도 많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업 채용문이 크게 좁아지면서 다른 대안을 찾는 학생이 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학생인 D씨는 “대기업 입사를 선택지에서 지우고 스타트업에 취업하거나 공기업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이 채용 규모를 줄이면서 일본 기업으로 눈길을 돌리는 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본 기업 채용 대행사들이 국내 주요 대학 채용박람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대학가 채용 시장에 언제쯤 봄이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1%가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곳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이 75.0%로 가장 높았고, ‘석유화학·제품’ 73.9%, ‘철강 등 금속’ 66.7%, ‘식료품’ 63.7% 순이었다.
통계상으로도 고용 한파는 역대급 수준이다. 지난 1월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28로 떨어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취업자 증가 수도 2년 연속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23년보다 5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6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반대로 사업체의 적극적 구인에도 채용하지 못한 숫자를 의미하는 ‘미충원인원’ 비율미충원율은 최근 통계인 지난해 3분기 기준 11.1%로 2년 연속 감소 추세다. 미충원인원이 감소했다는 것은 기업들의 구인난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경력직원 상시 채용 등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충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실무자 측에서는 명문대를 졸업한 신입들은 웬만큼 처우가 좋지 않는 이상 지원하지 않으려 해 신입 채용에 공들일 필요가 없다는 시선도 있다. 모 식품 대기업 재직자 E씨는 “고생해서 스펙을 쌓은 학생들은 연봉 최상위 기업이 아니면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뽑으면 충성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중고 신입이나 경력을 뽑는 게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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