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붐비는 한남동 관저 앞···윤석열 지지자들 "탄핵도 무효될 것"
페이지 정보

본문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예배가 열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윤 대통령이 석방돼 한남동 관저로 돌아온 다음 날인 9일 관저 인근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전부터 운집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매주 열리는 예배 장소를 광화문에서 관저 앞으로 옮기며 관저 앞은 지지자들로 붐볐다. 이날 정오 기준 관저 앞에 모인 사람들은 경찰 비공식 추산 4500명 가량이었다.
집회는 전날에 이어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무대에 선 목사가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대통령 석방 축하 예배를 드리자”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아멘”이라고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최모씨76는 “어제도 광화문에 갔다가 관저로 왔었는데, 대통령을 보니 울컥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김모씨69는 “자식들한테 좋은 일 있었을 때보다도 행복한 하루”라며 “대통령 석방 소식을 듣고 관저로 향하는데 다들 만세를 부르고 난리가 났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석방에 고무된 이들은 스스로를 ‘극우’라고 칭하는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이모씨는 “우리를 보고 극우라고 한다면 이 나라에서는 극우가 가장 정상적인 사람들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들은 “탄핵심판과 이전 수사들도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A씨는 “석방은 순리대로 된 것이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이 했던 수사도 모두 불법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며 “공소장도 모두 엉터리 아니겠냐, 실체가 없으니 대통령도 풀려났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B씨70는 “석방이 됐으니 이제 탄핵 무효 결정까지 나야 한다”며 “대통령이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복귀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에게 폭력 사태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전광훈 목사는 “윤 대통령이 나왔으니 헌재는 재판을 하나마나 끝난 것”이라며 “헌재가 딴 짓을 하면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서 한 칼에 날려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의 발언에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호응했다. 허모씨67는 “윤 대통령이 석방됐으니, 모든 자원을 본격적으로 동원해 계엄을 계몽으로 만들 수 있게 전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이 다시 관저 인근에 모이자 곳곳에 경찰 기동대 버스와 경찰관들이 배치됐다. 관저 앞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어디로 가시냐”고 목적지를 묻는 등 경비태세가 다시 강화되며 긴장감이 흘렀다.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 앞에도 경찰의 질서유지선이 재차 설치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중부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게 직원 3명을 투입해 통학안전지원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해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윤 대통령이 관저 앞에 도착해 경호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인사하자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우리가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지켜내자”고 외쳤다. 윤 대통령은 석방 직후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경향신문 주요뉴스
· 갑자기 획기적으로 바뀐 법원의 피의자 보호···“왜 하필 윤석열부터?”
· 검찰 특수본 “구속기간 산정 법원 결정 잘못···시정해나갈 것”
· 공수처, 검찰 석방 지휘에 “구속기간 관련 상급법원 판단 못받아 유감”
· “풀려나 손 흔드는 걸 보니 너무 화 나요”···다시 밤샌 ‘키세스’ 시민들
· “검찰도 공범···또 어떤 비상식적 일이 일어날지” 윤석열 석방에 먹먹한 ‘탄핵 촉구’ 시민들
· 홍준표 “기각되면 혼란, 인용되면 전쟁···전쟁보다 혼란이 낫다”
· 이광재 “윤석열 탄핵 불복할 듯…사과할 기회 놓쳤다”
· 윤석열 “저의 구속 관련 수감자들, 석방되길”
· 최상목 대행 “포천 공군오폭 피해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
· 경찰, 서천 ‘산책로 살인사건’ 피의자 30대 남성 신상정보 공개하기로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링크
- 이전글새벽 길 걷던 여성 4명 연이어 성추행하더니…30대 공무원 "술에 취해 기억... 25.03.09
- 다음글尹대통령측, 탄핵심판에 허영 등 헌법학자들 의견서 제출 25.03.0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