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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파고 여자 밀어 넣었다…"외제차 타?" 삐뚤어진 증오가 부른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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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5회 작성일 24-11-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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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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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뉴스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돈 많은 여자를 증오한다"

1996년 11월 29일. 막가파 소속 20대 남성 5명이 중년 여성을 납치한 뒤 생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외제차를 모는 부유한 여성에 대한 증오심이 범행 이유였다.

사건은 그해 10월 5일 발생했다.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던 A씨당시 41세는 일찍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차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한 A씨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검은 옷 입은 남성들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그를 덮쳤다. 막가파 일당이었다. A씨는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도움을 청했지만 이를 듣고 주민들이 달려 나왔을 땐 이미 납치된 뒤였다.

막가파 일당은 "돈만 주면 살려주겠다"며 흉기로 A씨를 위협해 자신들이 타고 온 차량에 A씨를 밀어 넣은 뒤 눈을 가리고 청테이프로 손발을 꽁꽁 묶었다.

경기 수원시로 빠져나간 일당은 A씨에게 현금 40만원과 신용카드 4개를 빼앗고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은행에서 900만원을 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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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뉴스
목적을 달성한 막가파 일당은 A씨를 차 트렁크에 싣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A씨의 외제차로 갈아탔다. 그리고는 경기 화성시 인근의 소금 창고로 향했다.

일당은 미리 준비한 삽으로 너비 3m, 깊이 1.5m의 구덩이를 파고 A씨의 옷을 회칼로 모두 찢어 나체 상태로 만든 뒤 구덩이에 밀어 넣었다.

A씨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 없었다. 막가파 일당은 "무섭다"며 담배 두 개비를 부탁한 A씨의 부탁을 들어주고는 "돈이 더 있냐"고 물었다. 이에 A씨가 "없다"고 답하자 그를 수직으로 세워 살아있는 상태로 생매장했다. 구덩이가 얕아 A씨의 상반신을 흙으로 덮을 수 없게 되자 목을 꺾은 뒤 산 채로 구덩이에 묻었다.



증오심에 외제차 미행 후 살해…부유층 오인에 억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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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거된 막가파 조직원들. /사진=KBS 뉴스
막가파 일당은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지 약 한 달 만인 12월 28일 새벽 3시30분쯤 경찰 검문을 받게 되면서 붙잡혔다. 이들은 허술하게도 A씨에게 빼앗은 차량을 그대로 몰고다녔고, 결국 경기 광주 인근에서 도난 신고된 차량임을 확인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당시 차에는 두목 최정수를 비롯한 일당 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차량에 대해 빌린 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일당 중 가장 어린 이모군당시 17세이 겁에 질려 생매장에 대해 실토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이들의 모든 범죄 행각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경찰은 막가파의 비밀 아지트였던 소금 창고를 습격해 조직원 9명을 모두 검거했고, A씨의 주검도 수습했다.

경찰 조사 결과 막가파 일행은 범행 3일 전 외제차를 몰고 가던 A씨를 우연히 보고 미행해 집을 알아낸 뒤, 범행도구를 갖추고 A씨를 기다리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정수는 검거 후 흉기를 쓰지 않고 살해한 이유에 대해 묻자 "피 묻히기 싫어서 생매장했다"고 답하는가 하면 돈만 뺏으면 되지 왜 생매장까지 했냐는 질문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외에 "살려주면 신고할까봐 두려웠다" "돈 없다고 가난한 사람들 무시하고 깔보는 것이 싫었다" "외제차 모는 사람을 증오한다. 잘 사는 사람들을 다 죽이고 싶었다"고 말해 공분을 샀다. 또 범행 후 A씨에게 빼앗은 돈으로 목욕을 한 뒤 충주 등지의 룸살롱과 단란주점을 돌아다니며 술 마시고 옷 사 입는데 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막가파 두목 최정수, 사형…행동대장은 재판부에 욕설·협박


막가파는 막가는 인생이라는 뜻으로 1996년 9월 두목 최정수가 20대 조직원 8명을 모아 만든 조직이다.

대부분이 편모·편부 슬하인 이들은 사회에 대한 비뚤어진 증오심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막가파를 결성한 뒤 조양은 같은 최고의 깡패가 되자 화끈하게 멋있게 살다 죽는다 배신자는 죽인다 잡히면 그 자리에서 죽기로 맹세한다 등 행동 강령을 만들었다.

전국을 무대로 한 거대 폭력 조직을 꿈꿨던 최정수는 지존파의 범행과 조직 체계를 모방해 조직을 결성한 뒤 부유층을 상대로 마구잡이식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막가파가 모방한 지존파는 1993~1994년 돈 많은 사람을 저주한다며 부유층 돈을 노리고 5명을 연쇄 살인한 조직이다. 암매장 살인 등의 범행을 저지르는가 하면 전 조직원이 가담하는 공동 살인을 저지른 뒤 인육을 나눠먹는 등의 엽기적인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막가파 일당이 부유층이라 생각해 범행 대상으로 삼은 A씨는 부자가 아니었다. 사는 집은 9평짜리 원룸이었고, 타고 다니던 외제차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 산 것이었다. 검소한 생활을 이어오던 A씨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동생 병원비를 부담하고, 동생이 분식집을 내도록 돕는 등 가족을 보살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수는 살인과 시체유기, 범죄단체 결성 등 혐의로 1997년 사형을 확정받았으며, 부두목 박지원과 행동대장 정진영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이 끝난 후 정진영은 재판부를 향해 "X새끼야, 네가 판사냐. 나가면 너부터 죽여 버리겠다"고 욕설을 퍼부으며 협박을 가하는 등 일관되게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최정수는 사형 선고 이후 27년간 집행되지 않은 상태로 수감돼 있다.

나머지 조직원 6명은 가담 정도에 따라서 징역 7년 형에서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6년 징역형을 마치고 나온 막가파 조직원 박모씨는 출소 9개월 만인 2003년 7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때린 뒤 돈을 빼앗은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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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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