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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수업 파행 2년…증원 수혜 신입생도 강의 들으러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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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5-03-05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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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첫날, 의과대학만 썰렁
새 학기 개강 첫날인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의 한 강의실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다. 이날 본지가 찾은 충남대, 부산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경기도 수원 내 의대도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고운호 기자

새 학기 개강 첫날인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의 한 강의실 좌석이 대부분 비어 있다. 이날 본지가 찾은 충남대, 부산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경기도 수원 내 의대도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썰렁한 모습이었다. /고운호 기자

4일 오전 대전 중구 문화동 충남대 의과대 건물. 이날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의대 건물 주변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강의실 문은 대부분 굳게 잠겨 있었고, 복도에 오가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2층 교수 연구실과 실험실 일부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인기척은 느낄 수 없었다. 강의실 주변에 머문 2시간 동안 학생들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이날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대 의대 신입생을 제외한 복학 대상자 591명 가운데 1학기에 등록한 학생은 126명뿐이다. 이 중 87명이 예과 2학년생이다. 예과 2학년은 학칙상 작년에 이어 올해도 휴학하면 ‘제적’이 된다. 그 때문에 전년도 휴학한 92명 중 87명이 복학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도 ‘수강 신청’은 안 했다. 제적을 피하기 위해 복학은 해 놓고 수업은 계속 거부하는 모양새다.

충남대 관계자는 “등록한 126명 중 수강 신청을 한 사람은 35명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대 수업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이진영

그래픽=이진영

충남대 의대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입학 정원이 기존 110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의료계 반발이 커지자 올해는 155명만 뽑았다. 신입생들은 일부 과목을 수강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대로 수업을 들었는지 물었지만 충남대 측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대 학장실도 찾아갔지만 “예민하니, 나가달라”는 답이 돌아왔다.

부산대는 이날 오후 4시 장전캠퍼스 체육관에서 입학식을 열었다. 신입생 수천 명이 참석해 체육관이 꽉 찬 가운데, 의대 입학생 163명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학 관계자는 “사전에 입학식 참석 신청을 받았는데, 의대 신입생은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대 의대 입학생은 종전 125명에서 올해 163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등록금을 내고 입학은 했지만, 대학 생활의 첫 시작인 ‘입학식’엔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부산대는 5일부터 시작되는 신입생들의 수업을 위해 대강당으로 쓰던 학생회관 105호를 470석 규모 강의실로 바꾸는 공사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빔프로젝터를 LED 전광판으로 바꾸고, 음향 시설도 교체했다. 하지만 신입생들 가운데 얼마나 수업에 참석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2학년 이상 의대 재학생 대부분은 아직 이번 학기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재학생들은 이달 말까지 등록을 할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입생이 40명에서 110명으로 늘어난 경기 수원의 성균관대 의대도 마치 방학같이 썰렁한 분위기였다. 강의실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고, 의학 도서관에도 행정 직원만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 복학한 2학년 이상 학생은 10명 정도고, 신입생들의 수강 신청 비율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와야 교수도 수업을 하는데, 아무도 안 오고 있다”면서 “특히 의대 증원 혜택을 입고 입학한 25학번들의 수업 거부 찬성률이 매우 높은 게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 학생 2만4000여 명 중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은 4219명17%뿐이었다.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이 ‘0명’인 곳도 10곳이나 됐다.

한편, 일부 연세대 의대생은 학교 측이 의대생 전용 기숙사인 ‘제중학사’에서 휴학생들을 퇴소시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제중학사 입소 자격을 재학생으로 한정한다는 내규를 근거로 제시했지만, 의대생들은 “학교 측이 기숙사를 무기로 동맹 휴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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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주영 기자, 대전/우정식 기자, 수원/오주비 기자 jub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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