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요구 알려질까"…십년지기 숨지게 한 일가족[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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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7년 11월 29일, 십년지기 지인을 산 채로 매장해 살해한 50대 여성과 그의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치밀하게 범행 준비…수면제 먹인 뒤 생매장
이모55·여 씨와 그의 아들 박모25 씨는 7월 14일 십년지기 지인 A49·여씨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강원도 철원 남편 박모62 소유 텃밭에 산 채로 암매장했다.
범행 전날인 7월 13일, 이씨는 아들에게 렌터카를 미리 준비하도록 했다. 사건 당일에는 평소 A씨가 믹스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지병으로 처방받던 약에서 수면제만 모아 뒀다가 커피에 타 만난 A씨에게 먹였다.
경찰은 8월 10일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A씨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안 사회복지사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A씨가 금융거래나 전화통화 내역 등 생체반응이 없다고 판단, 살인 사건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9월부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7월19일에 A씨가 돌아다니는 걸 본 적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제보를 받았고, 박씨가 같은 달 14일 렌터카를 이용해 철원에 다녀온 사실과 이씨가 같은 날 성남과 철원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한 내역 등을 확인해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숨진 A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곳도 같은 날 철원이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일단 ‘감금’ 혐의로 체포한 뒤 28일 오후 2시께 이씨 남편의 철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 박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며 경찰을 따돌린 뒤 자택 인근 창고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매장된 지 4개월여 만에 발견된 A씨 시신은 다소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으나 육안상 특별한 외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둑으로 몰아’ 앙심에 살해…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씨와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성남 모란시장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등 언니동생 사이로 지내왔다. 이 사건의 공범이자 이씨의 아들인 박씨도 A씨를 ‘이모’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로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다.
이씨는 평소 자신의 말에 복종하듯 따르던 A씨가 지난해 5월 아들 박씨 차를 사려고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하고, 같은 해 6월 A씨 옛 동거남 집에서 A씨 소지품을 훔쳐 붙잡힌 뒤 “경찰에 가서 네가 시킨 일이라고 진술해달라”는 부탁도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적은 없으나 지적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는 유족들의 진술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씨의 진짜 살해 이유는 ‘청부 통정’ 때문이었다. 이씨는 별거 중이던 남편과 이혼하기 위해 지난해 5월 A씨를 철원에 있는 남편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갖도록 사주했다.
이후 A씨 동거남52이 지난 6월 이씨를 찾아가 “왜 그런 일을 시키느냐”라며 ‘청부 통정’ 요구 이유를 따지자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워한 이씨는 A씨를 없애기로 마음 먹었다.
아들 박씨는 어머니 이씨의 제안을 받고 가족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해 범행에 가담했다.
남편 박씨는 범행 당일 “A씨가 당신과 성관계한 일을 주변에 소문내고 있다. 지금 수면제를 먹여 데려왔으니 살해하자”고 이씨가 제의하자 범행에 가담했다.
아들 박씨는 경찰에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아버지 집에 남아 있고 아버지와 내가 A씨를 텃밭으로 태워가 땅에 묻었다”며 “매장하기 전 A씨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法 “비난받아 마땅”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는 2018년 4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2년, 아들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인을 산 채로 매장해 숨지게 하는 등 범행이 잔인하고 혈육과도 같은 관계였던 피해자에게 신뢰를 져 버린 점 등을 보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사건 뒤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고 아직 유족에게서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준법의식이 결여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여 양형에 참작했다”고 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대해서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장래에 또 다른 살인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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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a20302@
치밀하게 범행 준비…수면제 먹인 뒤 생매장
이모55·여 씨와 그의 아들 박모25 씨는 7월 14일 십년지기 지인 A49·여씨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강원도 철원 남편 박모62 소유 텃밭에 산 채로 암매장했다.
범행 전날인 7월 13일, 이씨는 아들에게 렌터카를 미리 준비하도록 했다. 사건 당일에는 평소 A씨가 믹스커피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지병으로 처방받던 약에서 수면제만 모아 뒀다가 커피에 타 만난 A씨에게 먹였다.
경찰은 8월 10일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A씨가 사라진 사실을 처음 안 사회복지사로부터 실종 신고를 접수,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A씨가 금융거래나 전화통화 내역 등 생체반응이 없다고 판단, 살인 사건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9월부터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7월19일에 A씨가 돌아다니는 걸 본 적 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는 제보를 받았고, 박씨가 같은 달 14일 렌터카를 이용해 철원에 다녀온 사실과 이씨가 같은 날 성남과 철원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한 내역 등을 확인해 이들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숨진 A씨의 휴대전화가 꺼진 곳도 같은 날 철원이었다.
경찰은 이씨 모자를 일단 ‘감금’ 혐의로 체포한 뒤 28일 오후 2시께 이씨 남편의 철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남편 박씨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라며 경찰을 따돌린 뒤 자택 인근 창고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매장된 지 4개월여 만에 발견된 A씨 시신은 다소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으나 육안상 특별한 외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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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와 A씨는 10여 년 전부터 성남 모란시장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등 언니동생 사이로 지내왔다. 이 사건의 공범이자 이씨의 아들인 박씨도 A씨를 ‘이모’라고 부르며 따를 정도로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다.
이씨는 평소 자신의 말에 복종하듯 따르던 A씨가 지난해 5월 아들 박씨 차를 사려고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하고, 같은 해 6월 A씨 옛 동거남 집에서 A씨 소지품을 훔쳐 붙잡힌 뒤 “경찰에 가서 네가 시킨 일이라고 진술해달라”는 부탁도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적은 없으나 지적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는 유족들의 진술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씨의 진짜 살해 이유는 ‘청부 통정’ 때문이었다. 이씨는 별거 중이던 남편과 이혼하기 위해 지난해 5월 A씨를 철원에 있는 남편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갖도록 사주했다.
이후 A씨 동거남52이 지난 6월 이씨를 찾아가 “왜 그런 일을 시키느냐”라며 ‘청부 통정’ 요구 이유를 따지자 이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워한 이씨는 A씨를 없애기로 마음 먹었다.
아들 박씨는 어머니 이씨의 제안을 받고 가족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해 범행에 가담했다.
남편 박씨는 범행 당일 “A씨가 당신과 성관계한 일을 주변에 소문내고 있다. 지금 수면제를 먹여 데려왔으니 살해하자”고 이씨가 제의하자 범행에 가담했다.
아들 박씨는 경찰에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아버지 집에 남아 있고 아버지와 내가 A씨를 텃밭으로 태워가 땅에 묻었다”며 “매장하기 전 A씨의 숨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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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는 2018년 4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2년, 아들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인을 산 채로 매장해 숨지게 하는 등 범행이 잔인하고 혈육과도 같은 관계였던 피해자에게 신뢰를 져 버린 점 등을 보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사건 뒤 범행을 은폐하려고 했고 아직 유족에게서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해 준법의식이 결여된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여 양형에 참작했다”고 했다.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대해서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장래에 또 다른 살인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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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a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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