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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1번지 된 한남동…"일주일새 동네가 거대 하수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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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1-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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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상인·경찰...“졸지에 전쟁터”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한 편의점 앞에 쓰레기봉투가 쌓여 있다. /김영준 기자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한 편의점 앞에 쓰레기봉투가 쌓여 있다. /김영준 기자

오는 7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발부 일주일째가 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는 조용한 주택가에서 ‘시위 1번지’로 변모했다. 주로 주민과 인근 회사원만 오가던 조용한 주택가였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연인원 15만 명이 몰렸다. 한남동에서 주민들은 “동네 전체가 거대한 화장실, 하수구, 쓰레기장이 됐다”고 했다.

6일 오후 친윤 단체가 집회를 신고한 국제루터교회로부터 약 200m도보 2분 떨어진 북한남삼거리 일대 한 카페 문에는 ‘공공시설 아닙니다. 화장실 무단사용 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장 김모50씨는 “최소한 주문 후 이용해 달라고 해도 무시하고 욕도 한다”면서 ”카페 외벽에 노상방뇨하는 집회 참가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도 했다. “밖에 나가면 보이는 경찰을 붙잡고 말해도 오히려 경찰이 ‘통제가 안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고도 했다.

집회 장소 바로 옆에 골목에 있는 한 편의점 매대에는 6일 ‘라면판매중단’ ‘온수 X’ 라고 쓴 A4용지가 붙었다. 이 편의점에는 시위대가 몰려와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많았다. 이날도 편의점에 들어선 집회 참가자들은 “라면이 없냐”고 묻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떠났다. 다른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집회 장소에서 약 200m 떨어진 한 편의점 앞엔 지난 5일 밤 성인 남성의 허리까지 오는 크기의 쓰레기 봉투 20개가 가득 차 늘어 서있었다. 쓰레기 봉투를 정리하던 종업원 김모25씨는 “여기는 원래 주말에 조용한 곳인데 오늘은 집회 때문에 너무 시끄러웠고 쓰레기 양은 평소보다 20배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손님들이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술도 많이 마시고 갔다”고 했다.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는 김씨가 정리한 라면용기 130여개가 쌓여 있었고, 편의점 안 계산대에는 ‘화장실 없음’ 팻말도 걸려 있었다.


6일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한 편의점 컵라면 매대에 라면온수 X 라면 판매 X라고 쓴 종이가 붙었다. /조은서 기자

6일 한남동 집회 장소 인근 한 편의점 컵라면 매대에 라면온수 X 라면 판매 X라고 쓴 종이가 붙었다. /조은서 기자

이 일대에서 북한남삼거리 큰길로 나오는 골목에는 흡연하는 시위대가 늘어서 있었다. 길에 들어서자 양 옆으로 흡연하는 집회 참가자가 5명씩 늘어서 있었다. 길을 걸으며 흡연하는 사람들도 있어, 옆을 지나가던 일부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담배 연기를 피해 이리저리 걷기도 했다. 인근 다른 골목에는 ‘주차금지’ 팻말이 붙었는데도 불법주정차한 차량이 12대 늘어서 있고 차량 창문에는 경고장이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못 살겠다”고 입 모았다. 산책 중이던 주민 김윤희38씨는 “시위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밤 11시까지는 집회에서 확성기도 사용한다”면서 “길가 바로 앞에 사는데 시끄러워서 집에 있기 싫을 정도”라고 했다. 주민 이헌기65씨는 “아이들도 지나다니는데 시위대가 험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걱정된다”면서 “주말에는 강아지 산책을 나갔더니 시위대가 막아 서서 ‘사상이 어느 쪽이냐’고 묻더라. 최근 본 전쟁 배경 영화가 생각나서 씁쓸했다”고 했다.

2024년 1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도로에서 진보시민단체주최로 열린 윤석열 즉각체포 촉구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전기병 기자

2024년 1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도로에서 진보시민단체주최로 열린 윤석열 즉각체포 촉구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에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전기병 기자

일대를 관할하는 한남파출소에서도 “지금은 전쟁”이라는 평이 나왔다. 이 파출소로는 ‘집회 소음이 너무 시끄러운데 제재해달라’ ‘길이 너무 막히는데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신고가 밀려 들어오고 있다. 경찰은 “평소 업무의 10배, 시골 경찰서에 10년 동안 접수될 만큼의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너무 밀려서 하루에 들어오는 것도 그 날 안에 처리가 어렵다”고 했다. 집시법 관련 신고도 빗발친다. 경찰은 “양측에서 서로 상대 집회가 불법 집회라며 해산 시키라고 신고한다”면서 “경찰에 전화해서도 욕하고 싸운다. 그나마 오늘은 평일이라 한숨 돌리는 정도”라고 했다.

카메라를 들고 대통령 관저가 보이는 곳을 찾아 나선 유튜버들도 동네 골칫거리가 됐다. 집회 장소 앞 고층 빌딩 경비원 A60씨는 “‘옥상으로 올라가도 되냐’고 묻는 유튜버를 최근 2~3명 정도 봤다”고 했다. 관저 뒤편 매봉산 산책로에 가보니 경비원이 방문 목적을 물으며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한 유튜버는 지난 3일 공수처가 영장집행 차 대통령 관저에 왔을 때 일대 장소에 숨어 들어 관저를 촬영하고, ‘김건희 여사가 개를 산책시키고 있다’며 영상을 게시해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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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bobo@chosun.com 조은서 기자 김지혜 기자 heyjihey@chosun.com 이영준 기자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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