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죽인 것 같다" 고모부 말에 거짓 자백…24년만에 재심 무죄 > 사회기사 | society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신혜씨가 6일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인정받고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출소했다./사진=뉴스1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김신혜씨가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인정 받았다. 그는 출소하면서 "아버지를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진행된 재심에서 존속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은 김씨는 곧바로 전남 장흥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사법체계 안에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이 24년 만에 이뤄질 정도로 이렇게 힘든 일인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 수사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때 바로 잡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김씨는 "고생만 하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를 끝까지 못 지켜드려서 죄송하다"며 "부끄럽지 않게 살았던 세월이 헛되지 않게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말에는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싶다"고 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24년간 무죄를 주장해 온 당사자가 가진 진실의 힘이 가장 강력한 증거였다"며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24년간 독방에서 홀로 투쟁하고 방치됐다"며 "출소 후에도 김씨 마음의 상처가 회복될 수 있게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0년 3월 전남 완도에서 수면제를 술에 타는 방법으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외딴 버스정류장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동생이 아버지를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을 듣고 동생 대신 죄값을 치르려 거짓으로 자백했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이후 재심을 신청하고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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