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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보내지 말걸" 유족 옥죄는 트라우마…극복 열쇠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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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01-07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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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분노·죄책감… 심리 고통 호소하는 유족
마음상담버스 참사 후 9일간 100명 다녀가
자원봉사자와 소방·경찰관도 트라우마 겪어
국민도 5차 재난 경험자, "사회적 연결 중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 전원은 6일 유족에게 인도돼 영면에 들었다. 그러나 남은 이들의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물론 이들을 도운 경찰·소방 인력, 자원봉사자 등 재난 경험자들은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를 떨쳐내려면 사회적 지지와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족 가장 괴롭히는 건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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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참사발생 이후 9일 동안, 가장 고통에 시달린 이들은 물론 유가족이다. 참사 다음 날부터 무안국제공항 바깥에서 마음상담버스를 운영한 김경민 호남권 트라우마센터장은 "100여 명을 대면 상담했고, 전화 상담도 100건 이상 했다"며 "대부분 유가족이었다"고 밝혔다. 상담버스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와 권역별호남·영남·강원·충청 센터 중 호남권 센터 등이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30여 명의 정신건강 전문 요원이 투입됐다. 보고된 증상은 슬픔·불안함·두려움·분노를 느끼는 정서적 반응, 식사를 거르고 잠을 못 이루는 등 인지적 반응, 어지럽고 손발이 떨리는 신체적 반응 등 다양한데 모두 연결된 트라우마의 징후다.

유가족에게 특히 위험한 감정은 죄책감이다. 상담받은 유가족 대부분이 나도 갔어야 하는데 살아남았다와 같은 죄책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마지막 전화를 못 받았다거나, 여행 가는 걸 괜히 허락했다는 등 자책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 센터장은 "부적절한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지지하되 슬픔은 필요하고 정상적인 감정이라고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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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력·자원봉사자도 위험

눈물과 통곡이 가득한 공항을 지킨 많은 이도 함께 아팠다. 공항 1층에 설치된 수액실은 한때 6개 병상이 쉴 새 없이 돌아갈 만큼 붐볐다. 눈물을 쏟아낸 유가족, 끼니를 거르고 유족을 돕던 자원봉사자들이 의료진 권고로 이곳을 찾았다. 의료지원실 관계자는 "환자 대부분이 탈수, 탈진 상태에 놓인 유가족이나 기력이 쇠하신 봉사자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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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에서 분투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여객기 충돌 후 화재까지 발생한 이번 사고에선 시신 편片·조각만 1,000편 이상 나올 정도로 현장이 참혹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목격했다는 간부급 소방관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잠들 때마다 현장 한가운데 서 있는 꿈을 꿔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다른 소방 관계자도 "며칠째 밤잠을 설친 대원도 있다"고 했다. 시신을 직접 수습한 현장 경찰관들의 충격도 상당하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시신 수습에 동원된 경찰관 전원은 긴급 심리지원을 받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남권 트라우마센터도 경찰, 소방과 연계한 심리 상담을 계획하고 있다.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하려면

전문가들은 트라우마 회복의 열쇠는 기댈 수 있는 타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심리 상담은 물론 주변의 위로와 연대도 큰 도움이 된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소속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중요한 건 사회적 지지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라며 "유가족들이 서로 모임을 꾸려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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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를 지켜본 국민들도 마음을 살필 필요가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소속 정신건강 간호사 송승환33씨는 "재난 경험자는 1~5차로 분류된다"며 "1·2·3차 경험자인 피해 당사자, 유족, 현장대응인력은 물론 지역 주민4차,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건을 접한 일반 시민5차도 포함된다"고 했다. 김 센터장도 "일반 국민도 트라우마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만큼 고통을 느끼면 언제든 상담 전화를 통해 도움을 청하라"고 당부했다.


무안=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무안=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무안=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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