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지하철 몰린 시민들 "거대 인파, 이태원 공포 떠올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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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밟히고, 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숨 못 쉬겠다고 비명 지르고. 이태원 참사 영상 속 같은 공포스러운 상황이었어요.”
서울 성북구에서 경기 수원으로 출근하는 김아무개31씨는 폭설로 수인분당선 열차가 지연된 28일 아침 수원역에서 맞닥뜨린 광경을 전하며 참사의 공포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기차를 타고 수원역에 가서 수인분당선을 갈아타고 출근을 하는데 20분을 수원역에 갇혀 있었다”며 “회사에 와보니 6년 째 수인분당선을 타고 출근한 동료도 이런 일은 처음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7~28일 이틀 동안 수도권에 누적 적설량 40cm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11월 폭설이 내리면서 바깥 공간을 운행하는 전철 지연도 잇따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8일 아침 “열차가 출발하는 분당 차량기지에 눈이 쌓여 이를 치우느라 열차가 지연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 5시35분께에는 폭설로 경부일반선 군포~금정역간 상행 2선3개 선로 중 1개 선로에 나무가 선로 운행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어 전동열차가 상행 1선으로 운행하기도 했다. 나무를 제거한 뒤, 6시39분에 운행이 재개됐다.
특히 자동차나 버스 대신 전철·지하철을 택한 시민이 몰린 역에서 ‘열차 지연’은 곧장 거대한 인파로 이어졌다. 김씨는 “계속 열차를 못 타다가 들어온 열차에 인파에 밀려 빨려들듯 들어가서 이동했다”고 했다.
각자의 사정 탓에 자동차로 출근해야 했던 시민도 폭설로 당혹스러운 아침을 보냈다. 경기 용인에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바래다준 뒤 출근해야 했던 안아무개35씨는 “아이들 등원 때문에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야외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앞에 눈이 20cm가 쌓여 빠져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눈을 쓸고 앞 바퀴에 비료 포대를 깐 뒤에 겨우 차를 몰았다”며 “어린이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대설로 어린이집 교직원 출근이 어렵고 식자재 수급이 안됐다’며 ‘꼭 필요한 경우만 등원하라’는 긴급공지를 받았다. 지금도 아이들 간식이랑 식사는 어떻게 대체될지 몰라 걱정 된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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