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트럭 밀어준 아이들 "함께하니 안 무거워" [아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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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설이 시작된 27일. 수십초에 불과한 짧은 영상이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영상에는 10여명의 중학생들이 눈길에 미끄러지는 트럭을 뒤에서 밀어주는 장면이 담겼는데요.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해당 장면을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1만여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리며 화제가 됐습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다원중학교 1~2학년 학생들입니다. 그중 한 명인 1학년 김지호12군은 2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학생들이 미끄러지는 트럭을 발견한 것은 방과 후였던 오후 3시40분쯤 화성시 영천동의 한 교차로 앞에서였다고 합니다. 학교가 끝난 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자 다 같이 집으로 걸어가던 중 트럭을 목격한 것이죠.
아이들은 트럭 운전자를 향해 “아저씨, 저희가 도와드릴게요”라고 외친 뒤 트럭 뒤쪽으로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이후 힘을 합쳐 트럭을 밀었고, 미끄러지던 트럭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영상을 보면 트럭 운전자를 돕는 데 성공한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아이들은 이후 폴짝폴짝 뛰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김군은 당시 상황에 대해 “트럭이 미끄러지면서 뒤에 있던 다른 차량과 부딪힐 것 같았다”며 “아저씨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다 같이 달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 같이 미니까 무겁지 않았고 생각보다 잘 밀렸다”며 “운전자분이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예쁘고 착하다” “이런 아이들이 있으니 앞으로도 살만하겠다” “어린 나이부터 남을 돕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기특하다” 등 댓글을 달았는데요. 아이들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김군은 “트럭이 쉽게 밀려서 위험하다는 생각은 못 했다. 아저씨를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원중 교훈이 ‘다 함께’인데 실제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다”면서 “사소한 행동이 화제가 되고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좋은 영향력을 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이 혹시 다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아찔하지만, 곤경에 처한 사람을 진심으로 돕고 이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편이 무척 따스해집니다.
이틀 연속 쏟아진 폭설 탓에 전국 곳곳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붕이 무너지고, 나무가 쓰러지고, 교통사고로 인해 누군가가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했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들려옵니다. 트럭 운전자를 위해 나선 다원중 아이들의 따스한 마음처럼, 모두가 가족과 함께 훈훈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더 이상의 안전사고가 없기를 소망해 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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