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요구 황당" 욕 먹어도…사장님들 눈물의 꼼수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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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배달 앱의 옵션 기능을 이용해 사실상 추가 팁을 요구하거나 최소 주문금액을 낮게 설정한 뒤 비싼 메뉴를 파는 등 각종 꼼수를 쓰는 식당이 종종 등장하며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에 불황까지 겪는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다양한 고육지책을 짜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일부 배달 식당은 최소주문 금액을 낮게 정한 뒤 메뉴 가격을 1~2만원 대로 설정하는 등 방식을 활용한다. 고객들이 배달 앱에서 ‘최저 주문금액 낮은 순’으로 검색하는 점에 착안해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실제 서울 서초구의 한 찜닭 식당은 최소주문금액을 5000원으로 설정했지만, 실제론 5000원 짜리 메뉴는 없다. 가장 저렴한 메뉴는 1만5900원짜리 1인 찜닭 세트다.
주 메뉴와 상관없이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배달 업체들도 많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카페는 커피와 디저트를 주로 판매하지만 올해 9월부터 떡볶이와 볶음밥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떡볶이 1인분은 4500원, 김치볶음밥은 6000원이다. 카페 사장 김명현가명?61 씨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줄이는 게 커피 값”이라며 “간단한 분식류를 커피와 함께 판매하면서 그나마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상생협의체 합의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뉴스1
자영업자들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알면서도 이같은 방법을 짜내는 건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고객이 줄어든 데다 배달앱 플랫폼 중개수수료 등 영업비용까지 증가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 암사동에서 배달 전문 돈가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모28씨는 “1만8000원 짜리 돈가스 세트 하나를 배달앱에서 팔면 2000원도 채 남지 않는다”며 “사장님 팁이라도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이해된다”고 했다.
실제 자영업자 소득 뿐 아니라 자영업자 수 역시 줄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사업소득은 98만 7000원이었지만, 실질 사업소득은 전년 동기대비 1.7% 줄어드는 등 2분기-1.3%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줄고 자영업자 가구가 감소하면서 실질 사업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게 통계청 분석이다. 자영업자 수 역시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 지난 7월 572만1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행 배달 시장의 경우 주문금액 단가가 낮아지면 자영업자가 거의 이익을 볼 수 없는 구조여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면서라도 주문금액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는 것은 신뢰 문제로 인한 배달 이용 감소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배달 플랫폼이 나서 가이드라인이나 자영업자와의 공생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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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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