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중학생, 훔친 오토바이 타고 여성 납치…운동장서 엽기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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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지난해 오늘 새벽 2시쯤 충남 논산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40대 여성 A 씨가 납치돼 성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집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딸에게 전화해 택시를 불러달라고 이야기했다. 이때 오토바이를 탄 젊은 남성이 다가오더니 "어느 쪽으로 가시는 거냐. 태워드리겠다"라며 접근했다.
A 씨는 너무 친근하게 다가오는 남성이 순간 자신이 기억 못 하는 지인인가 싶어 얼떨결에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동네가 워낙 좁고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여서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집까지 태워다준다던 남성은 한 초등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 A 씨를 내려줬다. 그러고는 A 씨의 머리채를 잡고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폭행·성폭행…소변 먹이고 엽기적 행위까지 요구
A 씨 몸에 올라탄 남성은 목을 졸랐다. 숨이 넘어갈 것 같았던 A 씨는 힘겹게 "혹시 부모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시키는 대로 할 수 있냐"고 되물었고 "알았다"고 대답한 A 씨의 옷을 다 벗기고 성폭행하기 시작했다.
A 씨에게 눈을 감으라고 지시하고 본인의 신체 부위를 만져달라는 엽기적인 행동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자 급소를 압박해 숨을 쉬지 못하게 했다. 또 자신의 소변을 먹도록 지시했다. 두 차례의 성폭행과 무차별적인 폭행은 1시간 정도 이어졌다.
몹쓸 짓을 하고 난 남성은 피해자의 가족관계, 딸의 나이를 물어봤다. 신고를 하면 딸을 해치겠다는 협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A 씨의 몸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눈을 감고 있던 A 씨는 주변이 조용해지자 직감적으로 남성이 자리를 뜬 것을 알아채고 급히 현장에서 탈출했다. 범인은 가방, 현금, 휴대전화 등 소지품이 갖고 사라졌다.
옷도 갖춰 입지 못한 상태로 일어난 A 씨는 초등학교 앞 인근 도로로 뛰쳐나갔다. 근처를 지나던 운전자의 도움으로 경찰 신고를 할 수 있었고,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범인은 15세 중학생…40대 피해자 "웃으며 범행, 트라우마로 극단적 생각도"
범인은 하루도 안 돼 검거됐다. 붙잡힌 남성은 놀랍게도 15세 중학생이었다. A 씨의 딸이 엄마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기능을 실행해 위치가 잡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곳에 오토바이 한 대가 서 있는 걸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 번호로 전화를 걸자 오토바이 안에서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벨 소리가 특이했기 때문에 단번에 엄마의 휴대전화가 안에 들어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고.
JTBC 뉴스 갈무리
A 씨는 범인이 15세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 A 씨는 사건반장 인터뷰를 통해 "내가 막 울고 있는데 이걸 하면서 웃는 게 너무 생생하다. 마약한 건 아닌가. 너무 엽기적이고 너무 어린 아이가 이랬으니까 제가 생활을 못 한다. 이해를 못 한다"라고 말했다.
구치소에 수감된 B 군은 피해자에게 반성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서 죄송하다. 몇 년 후에 이곳을 나가더라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저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는데 나가서도 그러면 내가 진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B 군의 편지에 A 씨는 또다시 그날 상황이 떠올라 고통스러워했다. 두 아이 엄마인 A 씨는 이 일로 극단적인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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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JTBC'라이브뉴스팀‘ 인터뷰를 통해 “가해 학생은 교도소에서 편안하게 먹고 자고 살만 찌고 있는데 나는 정작 밖에서 생활을 못 한다는 것이 너무 아프다. 한순간에 모든 게 다 무너지고 나 자신도 없어지고 의욕도 없어지고. 만약에 내가 죽었으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한테 미안하지만 말 못 한다. 애들이 알면 나는 못 살 거다. 아마”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오토바이 구매 자금 마련 위해 범행…범행 직전 성매매 여성 유인 시도
B 군은 오토바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B 군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B 군이 범행 직전에도 성매매를 가장해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강도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도예비죄도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당시 B 군은 성매매 업소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충남 논산에 있는 한 빌라로 젊은 여성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업소가 여성을 보내주지 않자 B 군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인 척 꾸며 예약금 10만 원을 선결제하며 여성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소 측에서 여성을 보내주지 않자 귀가하던 A 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고 범행했다.
B 군은 한 달 동안 7대의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2022년 7월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집 팔고 감형 위해 애썼는데…대법원에 상고장 썼다 취하→형 확정
1심 재판부는 강도강간·강도상해·강도예비 혐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군에게 장기 10년·단기 5년에 벌금 20만 원 선고와 함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극심한 공포감과 극도의 성적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의 연령·생활환경 등을 참작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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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선고 장면을 방청석에서 지켜본 A 씨는 "더한 벌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징역 10년 형이 가볍다며 항소 의사를 드러냈다.
장기 15년·단기 7년 형을 구형한 검찰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 측은 "범행 내용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어서 죄질이 극히 불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장기10년·단기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은 피고인의 죄책에 비해 가볍다"며 양형 부당을 항소 이유로 밝혔다.
B 군 측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범행에 이르렀다는 점을 참작해달라"며 항소했다. 선고 후 B 군 가족을 집을 팔며 A 씨와 합의하는 등 감형을 위해 힘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열린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점, 가족들이 집까지 팔아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1심 판결인 장기 10년에 5년을 파기하고 장기 7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이에 B 군은 수감 중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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