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이 맑으니 오물풍선 잘 보여"…서울 곳곳에서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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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띄워 보낸 풍선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 상공을 날고 있다. 강윤중 기자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4일 아침 북한이 띄워 보낸 ‘오물 풍선’이 대거 서울과 수도권 하늘을 날아다녀 시민들 사이에서 목격담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높은 하늘에 떠 있는 흰색 풍선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리면서 관심을 보였다. 풍선에 실려 온 게 뭘지 걱정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희한한 구경’을 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북한이 풍선을 날려 보낼 때마다 정부 당국은 ‘안전 문자’를 발송하며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일상’이 돼 버린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저것 좀 보세요!”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중구의 한 학교 입구에서 수위 근무를 하던 교직원이 멀찍이 있는 동료에게 하늘을 보라고 소리쳤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풍선 여러 개가 눈에 들어왔다. 하늘 높이 날고 있어 크기는 작게 보였지만 흰색 풍선 2개가 연결된 모습이었다. 출근길을 멈추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는 한 이용자가 “오늘 오물 풍선 엄청 많이 보이네”라며 목격담과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파란 하늘에 하얀 점처럼 풍선이 보였다. 이 이용자는 “오늘 구름 한 점 없고 맑아서 그런지 육안으로 10개는 보이더라”고 했다. 다른 이용자도 목격담을 올리면서 “아이폰으로도 찍힌다”고 했다.
루리웹뿐 아니라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는 오물 풍선을 봤다는 이들의 목격담이 줄을 이었다. 풍선이 터지면서 쓰레기가 하늘에 날리는 장면까지 생생하게 보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오물 풍선 살포 초기 나왔던 우려나 경계심이 담긴 목격담은 많지 않았다.
한 시민은 엑스X에 아침 산책하다가 오물 풍선을 발견했다면서 “하트 모양 풍선에서 반짝반짝 뭔가 떨어지길래 누가 프러포즈 하고 있는 줄” 알았다고 썼다. 다른 사람은 ‘고려항공, 코코아향 탄산단물’이라고 쓰인 음료수 표지로 보이는 쓰레기를 손에 든 사진을 올렸다. “출근했는데 다들 웃으며 일어서 계셔서 ‘뭐지?’ 했는데 회사 창문에 오물 풍선이 붙어 있었다”는 목격담도 올라왔다.
불안감을 나타낸 시민도 있었다. 한 엑스 이용자는 하얀 풍선에서 무언가 쏟아지는 듯한 사진을 올리면서 “이게 북한표 풍선인가. 갑자기 갈라지더니 뭔가 투척하곤 가는데”라며 “스파이 위성 대신 이런 거 쓰나. 근데 뭐 뿌린 거지. 중국에서 생화학무기 받아다 뿌리는 거 아냐? 코로나 같은 거”라고 적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가까운 곳에 있는 전쟁기념관에도 오물 풍선이 떨어졌다. 엑스에는 한국전쟁에 연합군으로 참전한 국가들의 국기가 게양된 곳 마당에 쓰레기가 펼쳐져 있는 듯한 모습을 사진이 올라왔다. 용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9시39분쯤 전쟁기념관 쪽에 오물 풍선 떨어졌다면서 화재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4일 오전 엑스옛 트위터에 ‘용산 전쟁기념관’에 북한 오물풍선이 떨어졌다는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엑스 캡처
4일 오전 북한이 띄운 쓰레기 풍선이 바람을 타고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 상공을 날고 있다. 10여개의 풍선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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