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소견 받고 왔는데…하필 요즘 아픈 내 잘못이지" 눈물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폐암 소견 받고 왔는데…하필 요즘 아픈 내 잘못이지" 눈물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213회 작성일 24-03-26 04:09

본문

뉴스 기사
교수 사직 소식에 환자들 불안감
“수술 못 받으면 어쩌나” 발동동
심장질환자는 “죽으란 소리인 셈”

구급대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2차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날부터 사직서 제출에 나선 가운데 100명 가까운 교수들이 사직서를 낸 의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이 본격화한 25일 병원 현장엔 불안감이 감돌았다. 환자들은 전공의에 이어 교수까지 병원을 떠나면 이른바 ‘의료 셧다운’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걱정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환자 강모63씨는 불안한 표정으로 진료실 앞에 앉아 있었다. 최근 폐암 의심 소견을 받아 병원을 찾았다는 강씨는 “하필 요즘 같을 때 아픈 내 잘못이다. 운도 지지리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강씨는 전공의에 이어 교수까지 사직한다는 소식에 수술 가능 여부가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수술이 어렵다고 하면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모든 병원 상황이 똑같지 않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만약 수술 일정을 잡지 못하게 되면 ‘빅5 병원’ 대신 폐암 전문 상급병원에 갈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70대 여성 환자 A씨는 최근 뉴스에 나오는 의사 얼굴과 이름을 꼼꼼히 챙겨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했다. 신장암 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내원했다는 A씨는 “혹시라도 담당 교수가 TV에 나올까 해서 유심히 봤다”며 “환자 입장에서 담당 교수가 의료진 집단사직에 동조하는 사람이면 수술이나 진료가 미뤄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외래 병동 지하 3층에서 만난 환자 박모64씨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심장 스텐트 시술만 일곱 번 받은 박씨는 진료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박씨는 “담당 교수가 사직하는 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라며 “심장질환 환자들에겐 죽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국 40개 의대가 참여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소속 교수들은 이날부터 사직서를 제출했다. 또 수술, 외래진료, 입원진료 근무시간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 내로 줄이기로 했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당장 병원이 문을 닫거나 진료·수술 등이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날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20년 차 교수 B씨는 “환자들은 옛날부터 가족같이 봐오던 분들이다. 단축 근무와 병원 경영 악화로 돈을 못 받게 돼도 계속 나올 것”이라며 “병원장으로서도 사직서를 수리하면 병원이 망하게 되니까 수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병원의 간호사 C씨도 “교수들이 사직서를 냈다고 해도 주 52시간 근무시간을 지키는 것이지 병원에서 떠나는 건 아니다. 전공의와 인턴이 나간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의정 갈등이 더 첨예해질 경우 병원이 마비 상태에 이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B씨는 “당장 업을 바꾸겠다는 교수도, 일단 지켜보겠다는 교수도 있지만 대체로 현 정부의 모습이 잘못됐다는 데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외과 교수도 “정부와의 협상이 계속 난항을 겪으면 의료공백 상황은 점점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 네이버에서 국민일보를 구독하세요클릭

▶ ‘치우침 없는 뉴스’ 국민일보 신문 구독하기클릭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2,505
어제
2,512
최대
3,216
전체
573,923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