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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손 꼭 잡고 다니던 부부"…알고보니 100억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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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회 작성일 25-02-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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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사기만 5번...피해액 97억
인터폴 수배 상태로 캄보디아서 체포

경찰 "부부 송환하고 조직 전체 추적"
남편 강씨 "한국 가면 방법 있다"
[단독] quot;손 꼭 잡고 다니던 부부quot;…알고보니 100억 사기꾼

강씨31와 안씨28 부부가 체포 직후 대사관 직원에 전송한 자신들 사진,/독자 제공


"남편은 투자 리딩방을, 아내는 로맨스스캠을 주로 담당했어요. 티키타카 하듯 역할을 분담했고요. 캄보디아 피싱 조직 내 보기 드문 사내 커플이었습니다."

지난 3일 캄보디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힌 사기꾼 강모 씨31와 그의 아내 안모 씨28를 두고 피싱 조직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부부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대규모 사기 조직의 핵심 일원이었다. 주식 리딩방,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등을 저지르는 조직이다. 강 씨와 안 씨는 대규모 조직에서 상급 관리자로 인정받았고, 이후 조직에서 독립해 그들만의 피싱 스타트업을 꾸렸다고 한다.

이들은 SNS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1년간 확인된 범행만 5건에 달한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한국으로 송환 중인 가운데 조직의 총책 등을 검거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손 꼭 잡고 다니던 부부...100억대 사기범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강모 씨31와 안모 씨28 부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내려졌던 부부는 지난 3일 캄보디아 경찰에 붙잡혔다. 집중수사관서인 울산청에 접수된 이들 부부 관련 고소장은 총 82건으로, 확인된 피해 금액은 97억 원에 달한다.


부부의 사기 행각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보하이단지라는 범죄단지에서 활동하던 이들은, 조직이 7월쯤 차이톰Chrey Thum으로 이동하자 함께 따라갔다. 그러던 중 같은 해 12월, 조직에서 나와서 포이펫Poipet에 새로운 사무실을 차리고 또 사기를 벌였다. 그러나 내부자의 신고로 덜미를 잡히게 됐다.

부부는 범죄단지에서도 늘 함께였다. 숙소에서 같은 방을 쓰고, 손을 꼭 잡고 다녔다. 그러나 그 관계는 애틋하다기보다는 위아래가 분명했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안 씨는 남편에게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했지만, 강 씨는 아내에게 짜증을 내거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곤 했다.

부부와 함께 일했던 제보자 B씨는 "아내는 남편이 어떤 말을 하던 대꾸하지 않고 항상 대답이 예스였다"고 전했다. 제보자 C씨는 "안 씨는 늘 남편을 살뜰히 챙겼지만 남편은 자주 성질을 냈다"고 했다.
남편은 투자 전문가, 아내는 애인 역할
독립 전까지 이들 부부는 거대한 사기 조직의 일부에 불과했다. 이들이 몸담았던 프놈펜 보하이단지와 차이톰 범죄단지에는 최소 150여 명의 조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수를 사칭한 강씨가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투자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실제 얼굴을 감췄다. 사진=독자 제공


이 조직이 사기를 치던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먼저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SNS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매일 연락하며 친밀감을 쌓았다. 신뢰가 형성되면 주식이나 외환 투자 기회를 제안하며 전문가를 연결해 주겠다고 했다. 이후 전문가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나 카카오톡 등을 활용해 투자 교육을 진행하며 실제 수익을 경험하게 했다. 피해자들이 방심하는 순간, 가짜 거래소 앱이나 웹사이트로 유인해 거액을 가로챘다.

작년 9월까지 이 조직에서 일했던 제보자에 따르면 조직은 철저히 분업화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조직 내부는 △한국인 총책 △인사팀비자·월급 관리 △화력팀유튜브 조회수 조작·카카오톡 단체방 운영 △채터 70~100명피해자와 직접 대화 등으로 세분화돼 있었다. 조직의 최상위에는 중국인 대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와 안 씨 부부도 이 구조 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맡았다. 안 씨는 SNS에서 만난 남성들과 딥페이크 영상통화를 하며 피해자들을 현혹하는 역할을 했다. 강 씨는 ‘투자 전문가’나 ‘교수’로 사칭하며 투자 교육을 담당했다.

아내 안 씨28가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현혹하고 있는 모습.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본인의 실제 얼굴을 감췄다./영상=독자 제공


이 조직은 2~3개월 단위로 거래소 앱과 웹사이트만 변경하며 동일한 수법으로 사기를 벌였다. 피해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거래소 이름을 언급하며 사기라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들 조직이 범행에 사용한 거래소 이름은 △COMEX3월~5월 △TSC FX5월~7월 △Six Swiss Exchange FX8월~10월 △LSEG FX11월~1월이다.

B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한 번의 사기 프로젝트로 평균 80억~1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피해 금액이 최소 3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울산경찰, 조직 전체 추적
경찰청은 캄보디아 이민 당국과 협의해 현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부부를 한국으로 송환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이들 부부가 속했던 조직 전체를 추적 중이다.

한편 강 씨는 현지 경찰에 체포된 이후 자신의 신변을 걱정하며 도피를 계획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체포된 직후 강 씨는 대사관 관계자에게 연락해 "와이프랑 유치장에서 같이 있을 수 있나요", "고문 당하는 건 아닌가요"라고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 씨의 지인으로 위장한 기자가 "한국으로 송환되면 수사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에 가면 방법이 있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불구속 수사만 가능하게 해주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답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게 되면 도피할 계획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피해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사기 피해자 이모 씨는 "피해자 중엔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분도 있고 사기를 당해 이혼한 분들도 있다"며 "악랄하게 피해자들을 우롱한 이들 부부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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