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가, 내 새끼"…별이 된 8살 하늘이 유족 오열 속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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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5.2.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허진실 양상인 기자 = 8년 전 가족의 축복 속에 태어난 김하늘 양이 너무 이르게 하늘의 별이 됐다.
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 김하늘 양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9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장은 하늘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온 추모객들로 가득 찼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을 비롯해 많은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참석했고, 축구 팬인 하늘이 아빠의 지인인 듯 하나시티즌 머플러를 두른 조문객도 종종 보였다.
영결식은 기독교식으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목사는 성경 속 ‘욥’의 이야기를 전했다. 욥은 하루아침에 모든 재산과 자녀를 잃는 재앙을 겪은 인물이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도 신을 원망하지 않고 이렇게 고백했다.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요”
목사는 “유족들에게 안타까운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줄 안다”며 “다만 지금, 이 시각 하늘이가 천국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창조한 하나님의 품 안에 행복하게 안겨 있음을 믿으시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신의 뜻을 알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그저 조용히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
영결식을 마친 뒤 빨간 십자가가 그려진 하얀 관보에 쌓인 관이 나오자 주차장 안은 금세 울음바다가 됐다. 성인 네 명이 들기에는 지나치게 조그마한 관이었다.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5.2.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영정사진에 있는 하늘 양은 그 나이대 어린아이다운 밝고 맑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먹먹한 표정으로 관을 바라봤고, 곳곳에서 막을 수 없는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눈물을 참던 가족들은 운구차를 보자 이제야 이별을 실감한 듯 엉엉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장례식 내내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던 하늘이의 아빠도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5.2.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관이 차에 실렸고 통곡은 더 커져만 갔다.
“안돼, 하늘아” “내 아기, 우리 아기” “내 새끼 어떻게”
영정사진 앞 가슴이 터져나갈 듯한 엄마의 울부짖음이 주차장 전체를 울렸다.
가족들이 관을 부여잡은 손을 놓지 못하면서 운구차는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교직원들은 주차장을 벗어나는 운구차를 향해 깊숙이, 오랫동안 고개를 숙였다.
고개 숙인 어른들을 뒤로한 채 하늘 양을 태운 차량은 정수원 화장장으로 향했다. 화장은 오전 10시 40분에 이뤄졌다.

14일 오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5.2.1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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