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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황제관람 논란 정용석·갑질 의혹 김성헌 의아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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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4-11-2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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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024년 9월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리나라의 훌륭한 문화 콘텐츠가 표현과 언어의 문제를 넘어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번역과 출판 등에 대한 지원을 뒷받침해나갈 필요가 있다.”김건희 여사




“우리 문화 콘텐츠가 세계로 더욱 뻗어나갈 수 있도록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을 뒷받침해나가겠다.”박보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해 1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 특별전을 관람한 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다. 지난 9월 서울 마포대교 순찰·방문으로 김 여사의 ‘대통령 노릇’ 논란이 불거졌는데, 문화 쪽에서는 훨씬 오래전부터 김 여사가 관심을 나타내면 주무장관이 ‘잘해보겠다’며 답하는 일이 있었던 셈이다.



과거 대통령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한겨레에 “문화계 쪽에 김 여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관련 정부 업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전시기획 업체 코바나컨텐츠를 운영2009년 9월~2022년 5월해온 김 여사가 문화·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알음알음 퍼진 지 오래다. 김 여사가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한 개인 인맥들이 문화 분야 기관장 자리를 여럿 꿰찬 것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경력과 무관한 분야 발탁된 김건희 인맥





기관장에 임명된 이들 가운데에는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 대표적인 김건희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국제박람회 유치를 기원하며 무관중으로 기획된 한국정책방송원 케이티브이KTV 국악공연을 김 여사가 홀로 관람했다는 ‘황제 관람’ 의혹이 일었는데, 당시 케이티브이 쪽은 ‘국악인을 격려하기 위한 깜짝 방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화체육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던 정 사장이 공연 한달 전부터 현장을 답사하며 김 여사 식사와 동선 등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 큰 논란이 됐다.



전시기획업체 지엔씨미디어 부사장 출신인 정 사장은 “과거 코바나컨텐츠와 미술전시업계에서 경쟁 관계에 있었다. 전시회도 두번 정도 초청받았다”며 김 여사와 인연은 인정했지만, 박물관문화재단 사장 임명은 “유인촌 장관이 전문가라고 생각해 제안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황제 관람’을 주도했다는 의혹은 억울하다.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김 여사 참석에 대한 우려와 반대 의견을 냈다. 결국 김 여사가 참석하게 되어서 참모 입장으로 동선을 정했던 것 뿐”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 루브르전, 오르세전 등 우리나라 큰 전시를 23년 동안 해 왔다. 전시기획사협회장까지했던 전문가다”라며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적합한 인물인 점을 강조했다.



단국대 영미인문학과 교수 출신인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행사 진행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임의로 직원들을 뽑아 합창단을 꾸리고, 지인이 운영하는 커피업체 상품을 기념품가게에서 팔도록 했다는 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되고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돼 현재 문체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 박물관 직원은 한겨레에 “관장이 올해 초부터 1·2학기를 나눠 한달에 1~3번씩 2시간 동안 미술사조 등을 직접 강의했다”며 “지정좌석제로 운영돼 반의무적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용이 너무 교양에 치우쳐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박물관 직원은 “별다른 전문성이 없는데도 전문가나 직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려 내부 불만이 컸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한겨레와 나눈 문자에서 “여사님 명의로 취임식에 초청받은 사실은 없다”며 김 여사와의 인연 자체를 부인했으며,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는 “문체부 조사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했다.





내부에서도 의아해한 임명…발탁 배경은?





지난해 8월 임명된 김일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은 ‘뽀롱뽀롱 뽀로로’ 공동저작권사 중 하나인 오콘 대표이사다. 심포니오케스트라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애니메이션 회사 대표의 이사장 인선 소식에 의아해하는 내부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김 여사와 20년 정도 알고 지냈다”며 “문체부 제안을 수차례 고사하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사장직을 맡았다. 월급을 받거나 이권이 있는 자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7월 임명된 김옥랑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동숭아트센터를 설립한 문화·예술계 원로로 과거 학력 위조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다. 미국 미인가 대학인 퍼시픽웨스턴대학 졸업 학력으로 성균관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2007년 석·박사 학위가 모두 취소됐고, 경기여중·고, 이화여대 영어영문과 졸업 이력도 허위로 드러났다. 김 이사장은 “수년 전 한 서울대 교수가 사무실동숭아트홀로 김 여사를 데리고 와 한번 만난 게 전부”라며 김 여사와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들 인사 임명 과정을 묻기 위해 김 여사로부터 취임식에 초대받고 정부 출범 뒤 문체부 1차관22년 5월~24년 7월에 발탁된 전병극씨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문화체육관광위원회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직무 관련 문제를 일으켜 지적됐던 문체부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김건희 라인”이었다며 “직무 연관성이나 전문성 부족이 의심되는 인사들의 발탁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입김 등 코드인사가 있었는지 반드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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