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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 지뢰밭 됐다"…구멍 난 컬러 맨홀 뚜껑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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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8회 작성일 24-01-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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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구멍 난 맨홀 뚜껑 아래 추락 방지 시설 없어
직장인 김모43ㆍ여씨는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길을 걷던 중 맨홀에 발이 빠질 뻔했다. 맨홀 뚜껑을 밟았는데 뚜껑이 바스러지면서 성인 주먹보다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맨홀 안쪽을 살펴보니 깊이가 2m는 돼 보였는데 추락 방지 시설이 없었다.

김씨는 곧바로 춘천시청에 “맨홀 뚜껑이 파손돼 위험할 수 있으니 조치해달라”고 요청한 뒤 출근길에 나섰다. 잠시 후 150m 떨어진 곳에서 엄지손가락만 한 구멍이 뚫린 또 다른 맨홀 뚜껑을 발견했다. 여기에 20m 떨어진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맨홀 뚜껑 마저 상당 부분 부식돼 언제든 구멍이 뚫릴 수 있는 상태였다.

김씨는 “퇴근길에 다시 봤더니 주먹만 하던 구멍이 발이 빠질 정도로 커져 있었다”며 “큰 구멍이 뚫린 곳은 임시로 위험하다는 표시는 해놨지만 작은 구멍이 뚫린 곳은 아무런 조치도 되어 있지 않아 더 위험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콘크리트 맨홀 뚜껑은 중국에서 수입
중앙일보 취재진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부식된 맨홀 뚜껑은 도시 미관을 위해 컬러를 넣은 일명 ‘조화調和맨홀 뚜껑’이었다. 주변과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이 맨홀 뚜껑은 콘크리트로 만들어 철제 뚜껑보다 내구성이 약하다.

하지만 철제 뚜껑보다 가격이 저렴해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가격은 개당 10만원 안팎이다. 반면 국내에서 생산하는 철제 맨홀 뚜껑은 20만~30만원이다.

문제는 조화 맨홀 뚜껑이 도시 미관 살리기 차원에서 주로 사람 통행이 잦은 곳에 설치됐다는 점이다. 춘천은 춘천역과 남춘천역, 주요 패스트푸드점 인근에 조화 맨홀 뚜껑이 설치돼 있었다. 해당 지점에 설치된 맨홀 뚜껑 상당수는 이미 부식이 진행돼 언제든 파손될 수 있다.

더욱이 콘크리트 맨홀 뚜껑은 둥근 틀에 열십자十로 된 철근이 붙어 있는데 콘크리트 부식과 함께 철근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맨홀 안쪽에 추락 방지 시설이 없는 곳이 많다고 한다.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춘천역 인근 인도에 설치된 맨홀 뚜껑에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콘크리트 맨홀 뚜껑 설계 단계부터 빼야
실제 부상 사고도 있다. 지난해 12월 6일 부산시 동구 좌천동에서 20대 남성이 길을 가던 중 조화 맨홀 뚜껑이 내려앉으면서 다쳤다. 앞쪽으로 넘어진 이 남성은 팔로 땅을 짚으면서 맨홀 아래로 추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깨 통증 등을 호소했다.

사고가 난 조화 맨홀 뚜껑은 2.5㎝ 두께의 콘크리트 재질로 2006년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맨홀 뚜껑 안쪽엔 추락 방지 시설이나 철근이 없었다.

앞서 2022년 10월에도 경기도 연천군에 사는 30대 남성이 인도를 걸어가다 왼쪽 다리가 맨홀에 빠져 다쳤다. 이 사고는 조화 맨홀 뚜껑 안쪽에 균열이 생기면서 발생했다. 이 맨홀 뚜껑 역시 철근이나 추락 방지 시설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6일 부산 동구 좌천동에서 행인이 걷던 중 파손된 조화 맨홀 뚜껑왼쪽. 사고가 일어난 후 부산 동구는 맨홀 뚜껑을 보수했다. 사진 부산 동구

지난해 12월 6일 부산 동구 좌천동에서 행인이 걷던 중 파손된 조화 맨홀 뚜껑왼쪽. 사고가 일어난 후 부산 동구는 맨홀 뚜껑을 보수했다. 사진 부산 동구



부산시 맨홀 뚜껑 17만개 조사 1만7290개 교체
이에 시민들은 "도심 곳곳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으로 변했다"고 걱정한다. 부산시는 유사한 사고 예방을 위해 곧바로 시내 맨홀 뚜껑 17만여개를 모두 조사했다. 그 결과 교체해야 할 콘크리트 맨홀 뚜껑이 1만729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16개 자치구 가운데 2000년대 들어 신시가지가 조성된 강서구1762개와 해운대구1388개에 조화 맨홀 뚜껑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콘크리트 맨홀 뚜껑 안쪽에 추락을 방지하는 철근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해당 맨홀 뚜껑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교체비는 83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다음 달 초 교체 공사를 시작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시 상당구도 오는 2월까지 조화 맨홀 뚜껑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연차별 계획을 수립해 3월부터 해당 맨홀 뚜껑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인도에 설치된 맨홀이 부식된 모습. 박진호 기자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인도에 설치된 맨홀이 부식된 모습. 박진호 기자



전문가 “홍수 전에 전국의 맨홀 점검해야”
콘크리트·철제 맨홀 판매 업체 관계자는 “콘크리트 맨홀 뚜껑은 철제보다 강도가 상당히 약하고 부식되기도 쉽다”며 “미관상 좋고 가격도 저렴해 인도 공사에 많이 쓰는 데 안전을 위해선 철제를 쓰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맨홀 뚜껑이 2000년대부터 오랜 기간 전국 곳곳에 설치된 만큼 더 많은 사고가 나기 전에 안전장치를 보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공하성 교수는 “올해 홍수 전까지 전국 맨홀을 조사해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ㆍ청주ㆍ부산=박진호ㆍ최종권ㆍ김민주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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