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부터 수도권 이틀간 15㎝ 대설…출근길 비상 > 사회기사 | society

북쪽에서 내려온 찬 북극 바람의 영향으로 한반도 상공 대기가 크게 불안정해지고 있다. 26일 서울은 해가 떴다가 갑자기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우박이 떨어지기도 하는 등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이날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28일까지 많은 눈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동쪽과 서쪽에 각각 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그 사이로 북쪽에서 찬 바람이 내려오면서 비구름대가 만들어져 26일 오후부터 수도권에 비가 내렸다.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에는 곳곳에 우박이 떨어지기도 했다. 우박은 대기 불안정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뜻한다. 우박이 내리는 지역에는 천둥·번개와 비, 강풍까지 동반된다.

26일 밤부터는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저기압이 한반도를 천천히 통과하며 27~28일 전국에 눈과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찬 바람이 본격 남하한 26일 밤부터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렸고, 찬 기운이 수은주를 계속 떨어뜨리면서 27일 출근길은 초겨울 수준인 영하권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27일 아침 기온은 최저 영하 4도에서 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1~11도에 그치며 전날보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겠다.


27~28일 전국에 눈과 비가 섞여 내리겠다. 27~28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충청·호남·제주 5~30㎜, 대구·경상권 5~10㎜, 부산·울산 1㎜ 등이다. 적설량은 서울·인천 3~10㎝, 경기 5~15㎝, 강원 산지 10~30㎝, 강원 내륙 5~20㎝, 충청권 2~15㎝, 호남권 1~15㎝, 영남권 1~10㎝, 제주 산지 5~15㎝로 예상된다. 강원도 곳곳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대설예비 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충청권은 27일 새벽 대설 특보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대설 특보는 24시간 동안 새로 내리는 눈이 5㎝ 이상일 때 내려진다. 이번 눈은 강원도를 제외하고 내륙에 내리는 올가을 첫눈이다.

이번 눈구름대는 북쪽 찬 공기가 서해상을 지나는 따뜻한 공기와 만나 형성된 것이다. 이에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무거운 습설濕雪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눈은 물기를 머금은 정도에 따라 습설과 건설乾雪 등으로 분류된다. 축축한 습설은 잘 뭉쳐지고 무거운 반면, 마른 건설은 잘 흩어지고 가볍다. 같은 양의 눈이 내려도 습설이 건설보다 최대 5배 이상 많이 쌓일 수 있다. 기상청 실험에서 100㎡ 면적 기준으로 5㎝의 눈이 쌓일 때 습설은 600㎏, 건설은 200~300㎏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무거운 눈은 내려 쌓였을 때 비닐하우스 등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풍도 예고됐다. 현재 인천·울산 등에 강풍 경보를 비롯해 대부분 해안과 제주·전남·경남 등에 강풍 특보가 내려졌다. 특보가 발효된 곳에는 순간 풍속 초속 20m, 일부 산지에는 초속 25m의 더 강한 바람이 불겠다. 초속 30m가 넘으면 태풍 수준의 바람이 된다.

수도권과 강원도에는 눈과 비가 28일까지만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구름대를 동반한 기압골과 서해상에서 발달한 구름대의 영향으로 29일에도 충청·전라·경북과 제주도에는 눈이나 비가 내리겠다. 호남권과 제주도에는 30일까지 강수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이후 강수는 소강 상태를 보인 후 다음 달 2일 기압골이 통과하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또 한 차례 눈과 비를 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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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blu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