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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만 나도 "우리 애 봐줘요"…응급실 온 100만명이 단순 감기·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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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9회 작성일 23-06-1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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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응급실 뺑뺑이 20년 ③ 응급실로 몰리는 경증 환자

[편집자주] 최근 경기도 용인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노인이 2시간동안 병원 11곳에서 수용불가 통보를 받고 결국 구급차 안에서 사망했다. 지난 3월 대구에서는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학생이 2시간 동안 응급실을 찾다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지난해 병상과 의사 부족 등의 이유로 응급실에서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된 사례는 13만건에 육박한다. 정부는 2005년부터 5년마다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마련해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도모하고 있지만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길에서 사망하는 불행은 반복된다. 20여년에 걸친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응급실 뺑뺑이가 일상이 된 근본 원인을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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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대구 소재 한 상급종합병원의 소아응급의료센터. 오전 11시, 119로부터 환자 이송 문의가 왔다. "34개월된 남자아이가 어제 저녁부터 발열이 나니 응급실로 오겠다"는 내용이었다. 환자 내원 후 진료를 봤으나 단순 발열이었다. 알고 보니 보호자가 아동병원 대기 시간이 3시간이라 진료를 빨리 봐야겠다는 이유로 119에 전화해 응급실로 온 것이었다.

지난해 발열 등 경증으로 응급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가 약 4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의 절반 이상이다. 단순 감기나 설사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100만명 이상,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제때 응급실에 도착하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경증 환자로 인한 의료기관 과밀화가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의료계는 종합병원 응급실로 경증 환자를 이송하지 않되, 이를 판단하는 구급대원에게 면책특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15일 응급의료통계연보와 신현영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2022년 응급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769만4473명이다. 이 중에서 중증도 분류KTAS 레벨 5등급 판정을 받은 환자 수는 108만6603명이었다.

KTAS는 응급실로 실려 온 환자의 중증도를 파악해 분류하는 기준이다. 레벨 5등급은 중증도가 가장 낮은 단계다. 감기, 장염, 설사 등 증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해 감기 등에 걸렸다고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100만명을 넘은 셈이다.

반면 2021년 기준, 5등급 판정을 받은 응급실 환자 수는 53만186명이었다. 1년 새 감기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두 배 이상 늘었다. 2021년은 코로나19COVID-19 유행으로 응급실 내원 환자 수가 적었다는 걸 감안해도 큰 폭의 증가다. 5등급 응급실 환자 비율도 2021년 10.5%에서 2022년 14.1%로 늘었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KTAS 레벨 4등급도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장염, 폐렴, 척추통 등이 환자의 대표적 증상이다. 2022년 4등급으로 분류된 응급실 환자 수는 302만567명이다. 4·5등급을 합친 환자 수는 410만7170명,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의 과반53.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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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환자가 몰리면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응급실 과밀화다. 과밀화로 병상이 부족해져 정작 긴급 조치가 필요한 중환자를 받을 수가 없다. 지난해 2만731명이 응급실 내원 후 병실·중환자실 부족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다. 권역별로 한 두 군데 존재하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는 이런 문제점 더 커진다.

경증 환자가 몰릴 때마다 중환자들은 뇌출혈·심장마비 등으로 응급실에서 죽어갔다. 2021년 기준,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3만698명이다. 응급실에서 급하게 진료했으나 423명이 사망했다. 3046명은 다른 응급실로 옮겨야 했다. 또한 심정지로 응급실을 찾은 3만2957명 중에서 64.3%에 해당하는 2만1180명이 응급 진료 도중 끝내 사망했다.

조병욱 경북대학교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 진료교수는 "중증 환자를 위해 만들어진 권역별 응급센터들이 경증 환자 중심으로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며 "저도 24시간 근무하면 KTAS 레벨 2등급 이상의 환자는 하루에 한 명 아니면 두 명 온다. 나머지는 전부 3~4등급 환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발열이 시작된 지 30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 소아응급의료센터에 접수하고 들어오는 게 가능한 곳이 우리나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센터가 아니라 편의점과 같은 편의의료센터이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경증 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는 건 자제해달라고 호소한다. 중환자만 응급실로 이송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도 요구했다. 일본은 중환자·경증 환자가 가는 응급실이 별도 건물로 철저히 나뉘어있다. 구급차 안에서 환자의 중증도 분류가 끝나고 그에 알맞은 응급실로 이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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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시스템은 유사하게 갖춰져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19 응급구조사는 최초로 응급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할 수 있다. 환자 상태를 고려해 응급 의료기관에 이송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조대가 환자의 중증도를 제대로 분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증도 분류 후 이송했다가 혹여나 환자가 잘못되면 그 책임과 비난이 응급구조사에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의사가 아닌 구조사가 환자보고 당신은 경증이니 동네 병원에 가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며 "그렇게 얘기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환자나 보호자가 민원을 넣는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런 시스템에서는 구조대가 경증으로 판단했음에도, 보호자가 원한다면 환자나 아이를 권역 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할 수밖에 없다"며 "119 대원에 이에 대한 면책 특권을 주고, 그들의 판단으로 중증이 아니라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환자를 이송하지 않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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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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