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의 오은영 18년차 교도관 "실제 조폭 어떻냐구요?" > 사회기사 | society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회기사 | society

교도소의 오은영 18년차 교도관 "실제 조폭 어떻냐구요?"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수집기
댓글 0건 조회 129회 작성일 23-06-17 10:02

본문

뉴스 기사
교도관 18년차, 유영철·강호순도 만나봐 탈옥? 숟가락으로 땅 파서는 절대 불가 교도관 역할은 수용자 교화-정착 돕는 것 수용자 인권의 딜레마, 피해자의 인권은? 교도관 자살률·사망률 높아, 인력도 부족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박정호 교도관 수원 구치소

◇ 채선아gt; 10년 차쯤 되면 남한테 할 말이 생긴다. 한 자리에서 10년 이상 밥 벌어먹고 사는 갖가지 생활 속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보는 시간 lt;10년 차gt;. 오늘 모신 분은 넘사벽 피지컬을 가지신 분입니다. 키는 190cm고요. 제복을 입고 일을 하시고 굵은 팔뚝의 소유자. 범죄자들과 동고동락하는 분인데요. 18년 차 박정호 교도관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정호gt;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수원구치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 차 교도관 교감 박정호입니다.

◇ 채선아gt; 들어오실 때부터 체격에 비해 되게 선한 인상 어디서 많이 봤다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유퀴즈에도 나오셨고 피지컬100에도 나오셨잖아요.

◆ 박정호gt; 네. 1차 탈락을 하긴 했지만 웃음 제가 유명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데 여러 프로그램에서 불러주셔서 너무 영광이었고요. 교도관이라는 직업이 없었으면 저에게 이런 기회조차 없었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우리 조직을 좀 알리고 또 교도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런 방송에 출연 기회가 있으면 좀 나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gt; 그래서 오늘 우리가 가졌던 교도관에 대한 편견이라든지 교도소에 대한 상상을 확인해 볼까 합니다. 이게 진실인지 아닌지. 먼저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감옥에 가지 않는 이상 뵐 일이 없잖아요. 원래 꿈이 교도관이셨나요?

◆ 박정호gt; 원래 교도관은 아니었고요. 제가 전공이 영어랑 호텔 경영이라 외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던 찰나에 삶에 대한 고찰을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내 사명은 무엇인가 고민하는 그런 시기를 이제 겪고 있는데 교도관을 준비하는 선배가 <그린 마일> 이라는 영화를 좀 추천해줬어요. 그 영화에서 교도관들이 사형수들을 관리하면서 그 사형수가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면서 기도해 주거든요. 그런 장면을 보고 감명을 되게 많이 받아서 교도관에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공부하게 되고 이렇게 들어오게 됐습니다.

◇ 채선아gt; 영화나 그 선배의 역할이 굉장히 컸네요. 교도관이 되는 과정도 궁금해요.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거죠?

◆ 박정호gt; 맞습니다. 교정직 공무원은 국가직 공무원으로서 1년에 한 번씩 있는 국가직 공무원 시험을 봐야 되고 특별 채용, 경력 채용이라고 해서 경력이 있으신 분들은 경력 채용 시험을 봐서 들어오게 됩니다. 필기시험을 합격하면 체력 검증을 마치고 그다음에 면접시험을 보고 최종 합격하게 되면 교도소로 발령을 받게 됩니다.

◇ 채선아gt; 처음 딱 교도관이 돼서 근무하러 가던 날 어떠셨을지 궁금해요.

◆ 박정호gt; 제가 처음에 간 곳이 청송교도소인데 그 당시에 강력 범죄자들이 가장 많았던 곳인데요. 처음에 교도소에 들어가면 신규 직원들 견학을 시켜줍니다. 너희들이 이제 근무할 직장이다 하면서 구경시켜주는데 처음으로 거기에서 수용자를 보게 되는 거죠. 어떤 수용자가 저를 딱 째려보고 있는 거예요.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을 피하게 되더라고요.

◇ 채선아gt; 웃음 피하셨어요. 눈을

◆ 박정호gt;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처음에.

◇ 채선아gt; 처음이니까 그런 기싸움이 좀 있나 봐요.

◆ 박정호gt; 수용자들이 신규 직원들 간을 좀 봅니다. 눈싸움도 막 걸고 그 다음에 좀 괴롭히려고 음식물을 일부러 막 흘려서 바지에 이런 데 묻게 하고. 이렇게 간을 살짝 살짝 보면서 이 사람이 내가 어느 정도 조종할 수 있는지 테스트를 하기도 합니다.

◇ 채선아gt; 교도관님의 반응은 어떠셨어요?



◆ 박정호gt; 처음에는 눈을 피했는데 차츰 눈싸움을 안 피하고 계속 대결을 하다가 좀 감정이 격해지고 이러다 보니까 아 이 방법이 좀 좋지 않겠다 생각해가지고 요즘엔 눈싸움을 걸면 눈빛이 참 좋다. 그 살아있는 눈빛으로 밖에 나가서 일하면 뭐든지 잘할 수 있겠다. 이렇게 칭찬을 해주면 오히려 걔네들이 좀 미안해하더라고요.

◇ 채선아gt; 머쓱해지네요. 이제 어엿한 교도관 18년 차세요. 그동안 진짜 많은 수용자를 만나셨을 거 아니에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수용자가 있을까요?

◆ 박정호gt; 최근에 만난 수용자 중에 한 명이 자기는 스타벅스 같은 비싼 커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만 보면 폭행의 욕구가 생긴다는 거예요. 너무나 가난하게 살아가지고 밥 한 끼 먹기도 되게 어려웠는데, 그 커피 한 잔 값이면 자기는 하루 끼니를 때울 수 있다는 거죠.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분노로 표출돼서 범죄의 결과 나오고. 그런 것들을 보니까 어려운 사람들을 나라에서 좀 케어를 해줬으면 이런 범죄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텐데 이런 생각도 들긴 들더라고요.

◇ 채선아gt; 그런다고 폭행을 한 게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뭔가 사회적으로 케어를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시는군요.

◆ 박정호gt; 이런 수용자도 있어요. 저만 지나가면 손을 잡아달라고 그래요. 교도관님 손 한 번 잡아주세요. 이래요. 그게 뭐냐면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그 애정에 대한 갈망이 있어요. 좀 안타깝죠. 그래서 이제 손을 잡아주면 고맙습니다. 하거든요.

◇ 채선아gt; 교도관님한테조차 애정을 갈구하는 거네요. 진짜 다양한 수용자가 있는데 우리가 다 알 법한 강력 범죄자도 혹시 만나신 적이 있나요?

◆ 박정호gt; 많이 있죠. 웬만한 사람들 거의 다 만났는데, 신창원은 제가 청송에서 만났었고 서울구치소에서는 유영철, 강호순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 저지른 수용자까지 다 제가 만났었죠.

◇ 채선아gt; 만나서 얘기도 나눠보셨나요?

◆ 박정호gt; 강호순 같은 경우에는 제가 거실 검사를 하면서 강호순이 빨래비누로 조각 같은 걸 해요. 예수님 상 같은 것도 이렇게 조각해놓고 그걸 제가 회수했던 기억도 있고

◇ 채선아gt; 강호순이 연쇄 살인마잖아요.

◆ 박정호gt; 연쇄 살인마죠. 눈빛이 확실히 일반인들이랑은 다릅니다. 정상인의 눈빛은 아니다. 이런 눈빛이 묘하게 느껴져요.

◇ 채선아gt; 혹시 생활하시면서 화가 치밀었던 순간도 있으신가요?

◆ 박정호gt; 그렇죠. 예전에 제가 징벌 수용동에 근무할 때 후배랑 같이 근무를 했었는데요. 수용자 한 명이 출소 전날이었어요. 출소 전날 후배 근무자한테, 나가서 네 와이프 어떻게 해버리겠다는 협박을 한거예요.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검찰에 협조를 구해가지고 협박죄로 송치를 하고 출소 날 검찰이 저희 정문에 와서 체포해가지고 다시 수감시켰던 일이 있었어요.

◇ 채선아gt; 본보기가 됐네요. 교도관의 가족을 노리면 이렇게 된다, 나가려고 하던 것도 못 나간다 그런데 반대로 범죄자여도 같이 생활하다 보니 뭔가 정이 든다고 할까요. 나가서 좀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수용자도 있었나요?

박정호 교도관박정호 교도관

◆ 박정호gt; 당연히 있죠. 사실 거기가 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하나의 사회거든요. 그러다 보면 1년에서 3년 이렇게 같이 지내다 보면 되게 정이 들어요. 수용동에 직원을 도와주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수용자들이 있어요. 그중에 한 명이 강도를 하다가 들어왔는데 저를 참 잘 따랐어요. 그래서 얘기도 많이 하고 동생처럼 대해줬는데 나갈 때 되니까 참 마음도 쓰이고 눈물도 나고 이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어머니와 불화가 있어서 가출을 했다가 돈이 없으니까 강도를 하다 들어온 거였는데 제가 어머니랑 연락을 해서 관계도 회복시켜주고. 출소해서는 다시 어머니랑 같이 찾아왔더라고요.

◇ 채선아gt;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나보네요. 그럴 때는 또 뿌듯하실 것 같아요. 거의 교도소에서 오은영 박사님처럼 활동하시는 것 같아요.

◆ 박정호gt; 우리 직원들이 다 수용자들이랑 상담하면서 많이 공감해 주고 심리 치료를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gt; 교도소에서 혹시 탈옥 시도하는 수용자도 본 적이 있나요? 라고 질문이 많이 들어오네요.

◆ 박정호gt; 탈옥은 절대 어렵습니다.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밥숟가락으로 긁어가지고 하는데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왜냐하면 숟가락 자체가 연질 플라스틱이어가지고 긁어지지도 않고 아마 긁어서 파려면 한 수백 년 걸릴 겁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수용실을 옮기거든요. 그래서 어느 정도 파놨으면 또 옮기고 그렇기 때문에 뭐 할 수가 없죠. 혹시 밖에서 병원 진료를 받거나 아니면 재판 같은 데 가서 탈출을 시도하는 수용자들은 간혹 있습니다.

◇ 채선아gt; 교도관이라고 하면 수용자를 뭔가 제압하고 감시하는 사람처럼 느껴지곤 하잖아요. 그런데 교도관의 역할이 이것만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 박정호gt; 맞습니다. 사실 저희의 원래 목적은 수용자들 억압하고 구금하고 이런 것이 아니고 그 수용자들을 잘 교화하고 새 사람 만들어서 사회에 다시 내보내서 잘 정착시켜서 다시 이곳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게 저희의 원래 목적이죠.

◇ 채선아gt; 그 목적대로 잘 되면 좋겠지만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연합뉴스연합뉴스
◆ 박정호gt; 청송에 있을 때 이런 수용자가 한 명 있었어요. 원래 교도소에는 교도관들도 있지만 교정위원이라고 해서 수용자들을 교화시키기 위해 외부 인사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거기서 미술 치료를 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분이 서울에서 청송까지 계속 일주일에 한 번씩 몇 년 동안 왔다 갔다 하시면서 봉사를 하셨어요.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셨는데 오랫동안 관리하던 수용자가 출소해서 그분을 찾아간 거예요. 가서 할머니를 강간하고 묶어가지고 나체로 사진을 찍어서 협박을 했어요. 그래서 다시 들어온 거예요. 그걸 보면서 되게 충격을 많이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할머니가 자식들한테 신고하지 말라고 불쌍한 사람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분노가 차올라서 진짜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 채선아gt; 그럴 때마다 회의감이 엄청 드셨을 거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택하길 정말 잘했다 하는 순간이 있을까요?

◆ 박정호gt; 저는 매일매일 그런 생각이 들긴 해요. 백화점이나 화려한 직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자기보다 높은 기준을 많이 바라보잖아요. 그러면 불평이 많이 쌓일 수도 있는데 저는 수용자들이랑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 다 어렵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런 기구한 사연을 듣다 보면 아 저는 정말 감사한 인생을 살고 있구나. 감사하게 돼요. 또 수용자들 중에서 제가 잘 돌봐줬던 수용자가 나가서 잘 살고 있다고 편지 보내오고 DM도 오고 이러면 그때 감사하죠.

◇ 채선아gt; 출소자 중에 연락하는 사이도 있나요?

◆ 박정호gt; 요즘 제가 좀 알려지다 보니까 DM으로 연락이 많이 와요. 저 누구누구입니다. 그때 좋은 말씀해주셔서 지금 잘 살고 있다고 오는데 그중에 조직 폭력 수용자들도 있고요.

◇ 채선아gt; 다시 태어나도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택하실 건가요?

◆ 박정호gt; 제가 진짜 우리 교도관이라는 직업을 되게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겨요. 그리고 우리 가족들도 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데 다시 태어나면 솔직히 다른 일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웃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조그마한 헬스장 관장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 채선아gt; 지금은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신다면 헬스 관장이 되시면 좋은 몸으로 변화시켜 주시겠네요. 유튜브로 댓글 많이들 보내주시는데 지금 조폭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조직폭력배 실제로 어떤가요? 라는 질문 왔어요.

◆ 박정호gt; 조직 폭력 수용자들 영화나 이런 데서 보면 되게 무섭잖아요. 일대일로 만나면 마음이 상당히 여려요. 일례로 예전에 조폭 수용자 한 명이 자기가 가꾸던 텃밭이 있었어요. 교도소 내에 비가 많이 와서 그게 쓸려 내려갔는데 하루 종일 울더라고요. 웃음 또 조폭을 추종하는 조폭이 되려는 꿈나무들이 있어요. 그런 수용자들이 오히려 더 문제가 많아요.

제가 징벌 수용동 근무할 때 조폭 꿈나무를 중견 조폭에게 교육을 좀 시키라고 했어요. 이 꿈나무가 진짜 조폭이 되려고 하니까 못하게, 성실하게 살 수 있도록 네가 좀 인도해봐라 했는데 중견 조폭은 자기한테 지금까지 그런 부탁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살아오면서 자기한테 착한 역할을 시킨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한 달 동안 교육을 시키는데 그 말썽장이 조폭 추종 세력이 딱 각 잡고 방에서 형님, 형님 하더라고요. 교육 잘 받고 조폭 꿈나무가 출소하는 날, 제가 CCTV를 보고 있는데 둘이 부둥켜안고 있는 거예요. 싸우나 싶어서 청음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서로 끌어안고 울고 있더라고요. 덩치 이만한 사람들이 용 문신하고 엉엉 울고 있길래 이거 진짜 나 혼자 보기 너무 아깝다 싶었어요. 조폭들이 생각보다 여린 친구들이 되게 많고 저한테 우울증 상담해 왔던 친구들도 있고.

◇ 채선아gt; 교도관에게 상담을 요청해 오나요?

◆ 박정호gt; 회사에서 조직 폭력 수용자 상담을 지정을 해줘요. 조직 폭력 수용자가 그 수용동의 담당자한테 요청을 할 수가 있죠.

◇ 채선아gt; 나 박정호 교도관과 상담하고 싶다 그러면 또 상담하시고. 정말 교도소의 오은영 맞네요.

◆ 박정호gt; 조폭 중에서는 자기가 조폭 생활에 대한 회의를 되게 많이 느끼고 밖에 나가서 조폭 생활을 하고 싶지 않은데 출소일이 다가오니까 그거에 대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도 있어요.

◇ 채선아gt;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우리 조직을 배신하면 살 수 없다 이런 건가요? 어디서도 듣지 못한 얘기를 오늘 많이 들어본 것 같고 우리가 못한 얘기가 또 하나가 있어요. 지난주에 보도됐던 기사인데 생존 중인 사형수 조경민이라고 있어요. 3명을 살해한 사람인데 인권위에 제소를 했더라고요. 열악한 교정 시설 탓에 정신적 피해를 봤다면서 국가 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패소한 사건이거든요. 수용자가 이런 식의 주장을 펼칠 때 현직 교도관으로서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 박정호gt; 정말 화가 나는 거는 이렇게 극악무도한 죄를 지은 수용자들이 자신의 죄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고 자신의 권리만 내세우면서 처우에 대한 불만, 자신의 주장들만 내세우는 걸 보면 정말 국민의 법 감정과 수용자들의 인권 사이에서 상당히 딜레마를 많이 느껴요. 피해자 가족들은 정말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텐데 자기 권리 챙기고 있고. 수용자들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의 인권, 그리고 법을 잘 지키는 선량한 국민들의 인권이 잘 지켜지는 선진국형 인권 국가가 돼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채선아gt; 교도관분들이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연합뉴스연합뉴스

◆ 박정호gt;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 스트레스가 정말 심각해요. 실제로 소방관, 경찰관들보다 교도관의 자살률과 사망률이 두 배 정도가 높고요. 2020년에 교정 공무원 정신건강 분석이라는 걸 했어요. 현직 교도관 6,700여 명 중에 약 40%가 참여를 했거든요. 그중에서 4.2%가 자살을 계획한 경험이 있고 1.5%가 실제 자살을 기도한 경험이 있대요. 이게 어느 정도 수치냐면 일반 성인 남자들의 3~4배 높은 수치예요.

◇ 채선아gt; 최근 5년 동안 교도관 사망자 중에 38.7%가 자살이다. 이런 정보도 있더라고요. 특히 어떤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는 걸까요?

◆ 박정호gt; 수용자들과 심리적인 다툼이 되게 많아요. 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민들이 모르는 그런 내적 갈등이 되게 많거든요. 수용자들이 범죄 저지르고 와서 자기 권리 주장하고. 공권력이 바닥을 치고 수용자 인권이 또 위를 치니까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 심한 거예요.

◇ 채선아gt; 교도관님은 혹시 그럴 때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 박정호gt; 저는 사실 수용자들 인권은 어느 정도 보장돼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인권을 보장해주고 강력하게 공권력을 쓰려고 합니다. 법 안에서. 왜냐하면 그냥 달래준다고만 다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혼낼 때는 또 혼내줘야 될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법 안에서 공권력을 집행을 해서 벌을 받아야 될 부분은 벌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죠.

◇ 채선아gt; 실제로 인권위에 제소된 적도 있으신가요?

◆ 박정호gt; 엄청 많죠. 제가 징벌 수용동에서 근무할 때인데, 수용자가 보호 장비를 차고 있어요. 수용자가 난동을 부리면 이 수용자랑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를 채우거든요. 이 수용자의 어머니가 접견을 온 거예요. 그런데 접견 갔다와서 한 시간을 울었어요. 좀 다독여줄 겸 얘기를 해보니까 많이 반성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너 징벌 감면을 위해서 상부에 보고할 테니까 반성문을 써라라고 했어요. 반성문이 있어야 저 윗분들도 이 수용자가 잘 반성을 하고 있으니까 징벌을 감면해줘야겠다. 이런 생각을 할 거 아닙니까. 반성문을 받아서 수용자 징벌을 감면 해줬어요. 그런데 이 수용자가 징벌 감면을 받고 나가서 반성문을 강요했다고 양심의 자유 침해로 저를 인권위에 제소를 했어요.

◇ 채선아gt; 아니 징벌 면하게 해줬더니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거네요?

◆ 박정호gt; 이렇게 뒤통수를 치더라고요.

◇ 채선아gt; 너무 열 받네요. 제가 듣기로는 교도관 한 명이 감당해야 되는 수용자 숫자가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 박정호gt; 보통 한 사람이 70~80명 정도 담당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불만을 다 들어줄 수는 없어요. 최대한 그래도 노력은 하고 있는데.

◇ 채선아gt; 교도관의 인권도 좀 잘 지켜줬으면 좋겠네요. 마무리 인사 전에 이 질문을 꼭 해달라고 질문 보내주셨는데, 교도관님 3대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중량 몇kg 치시나요?

◆ 박정호gt; 이거 너무 많은 질문을 받아서 웃음 한 700정도 인것 같습니다.

◇ 채선아gt; 700 치신다고 합니다. 웃음 오늘 여기까지, 박정호 교도관님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앞으로의 20년 차 30년 차 그리고 40년 차에는 동네 관장으로서 활동하시는 모습도 기대해 볼게요. 고맙습니다.

◆ 박정호gt; 감사합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CBS 오뜨밀 jopd@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BTS 데뷔 10주년, 그동안의 주요 발자취[타임라인]
- 美블링컨 "중국과 개방적·권한 있는 소통 채널 구축"
- 수능 5개월 앞둔 尹 발언에…수험생·교육계 혼란
- 尹 "수능 변별력 갖추되, 공교육 외 배제" 지시 배경은
- 마트에 소금이 없어? 오염수 방류 임박에 품귀 현상
그린> 오뜨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 정보

회사명 : 원미디어 / 대표 : 대표자명
주소 : OO도 OO시 OO구 OO동 123-45
사업자 등록번호 : 123-45-67890
전화 : 02-123-4567 팩스 : 02-123-4568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OO구 - 123호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정보책임자명

접속자집계

오늘
761
어제
1,228
최대
2,563
전체
444,400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