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온 동덕여대 신입생 학부모 "아주 난장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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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오전 찾은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교문에 들어서니 캠퍼스 곳곳 아스팔트 바닥과 건물 외벽에는 붉은 래커칠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1일 동덕여대는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열고 새로운 얼굴들을 맞이했다. 새내기를 맞이하는 기쁨과 갈등의 상흔에 아쉬움이 교차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빚어진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사이 갈등의 골은 이날 교정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색색의 꽃다발을 품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에 들어서자, 각양각색 래커로 쓰인 ‘민주동덕’ ‘친일 OUT’ 문구로 뒤덮인 유리문이 이들을 맞이했다.
건물을 통과하는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연신 고개를 돌려 글자를 흘긋거렸다. 학부모들은 "아주 난장판이 됐다" "안에 쓰레기만 싹 치웠지 아직 지워지지도 않았다"라며 불편함을 드러냈지만, 자녀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들뜬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캠퍼스 한가운데 동덕학원 설립자 고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친일파’와 ‘X’ 표시로 뒤덮여 훼손된 채 갈등의 시간을 대변하고 있었다. 대학 본관 앞에는 본부 행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운동장 한 켠을 차지한 과잠학과 점퍼은 비닐에 덮인 채로 줄지어 늘어져 있었다.
이날 강당 내에서 진행된 입학식에서 조원영 동덕학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아름답고 깨끗한 캠퍼스에서 여러분을 맞이하지 못한 것은 깊은 유감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입학식이 끝나자 래커칠이 상당 부분 지워진 교문과 본관 건물 앞은 포토존이 됐다.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깨끗한 배경을 찾아다니며 학교와 첫인사를 나눴다. 래커칠 흔적이 없는 강당 내에서 연단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팔짱을 끼고 교정을 둘러보던 앳된 얼굴의 신입생 A19 씨는 "학교가 빨리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며 "원하는 과는 아니지만 앞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웃어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홀로 조용히 입학을 기념하고는 별도의 사진 촬영 없이 캠퍼스를 빠져나갔다. 교정을 한번 쳐다보고는 귀가하던 문과계열 C19 씨는 "사진은 찍지 않았다"며 "이 정도로 안 지워졌을지 몰랐다. 캠퍼스가 예쁜데 깨끗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홀로 체육관을 빠져나와 발걸음을 옮기던 예술계열 신입생 D19 씨도 "교정의 모습을 보시고 실망하실까 봐 부모님도 안 모시고 왔다"면서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이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알려지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래커 시위와 점거 농성을 벌였다. 사태 발생 4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피해 보상 문제를 두고 학교 측과 학생 측 간 의견 대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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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빚어진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사이 갈등의 골은 이날 교정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색색의 꽃다발을 품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에 들어서자, 각양각색 래커로 쓰인 ‘민주동덕’ ‘친일 OUT’ 문구로 뒤덮인 유리문이 이들을 맞이했다.
건물을 통과하는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연신 고개를 돌려 글자를 흘긋거렸다. 학부모들은 "아주 난장판이 됐다" "안에 쓰레기만 싹 치웠지 아직 지워지지도 않았다"라며 불편함을 드러냈지만, 자녀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들뜬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캠퍼스 한가운데 동덕학원 설립자 고 조동식 선생의 흉상은 ‘친일파’와 ‘X’ 표시로 뒤덮여 훼손된 채 갈등의 시간을 대변하고 있었다. 대학 본관 앞에는 본부 행정에 항의하는 의미로 운동장 한 켠을 차지한 과잠학과 점퍼은 비닐에 덮인 채로 줄지어 늘어져 있었다.
이날 강당 내에서 진행된 입학식에서 조원영 동덕학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아름답고 깨끗한 캠퍼스에서 여러분을 맞이하지 못한 것은 깊은 유감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입학식이 끝나자 래커칠이 상당 부분 지워진 교문과 본관 건물 앞은 포토존이 됐다. 신입생과 학부모들은 깨끗한 배경을 찾아다니며 학교와 첫인사를 나눴다. 래커칠 흔적이 없는 강당 내에서 연단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팔짱을 끼고 교정을 둘러보던 앳된 얼굴의 신입생 A19 씨는 "학교가 빨리 깨끗해졌으면 좋겠다"며 "원하는 과는 아니지만 앞으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웃어 보였다.
일부 학생들은 홀로 조용히 입학을 기념하고는 별도의 사진 촬영 없이 캠퍼스를 빠져나갔다. 교정을 한번 쳐다보고는 귀가하던 문과계열 C19 씨는 "사진은 찍지 않았다"며 "이 정도로 안 지워졌을지 몰랐다. 캠퍼스가 예쁜데 깨끗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홀로 체육관을 빠져나와 발걸음을 옮기던 예술계열 신입생 D19 씨도 "교정의 모습을 보시고 실망하실까 봐 부모님도 안 모시고 왔다"면서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이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알려지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부터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래커 시위와 점거 농성을 벌였다. 사태 발생 4개월이 다 되어 가지만 피해 보상 문제를 두고 학교 측과 학생 측 간 의견 대립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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