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연기 가득 찬 터널 화재…"대피방송도 없어" 불안에 떤 시민... > 사회기사 | society

[앵커]

경남 창원의 한 터널에서 차량 화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터널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는데, 대피 방송까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운전자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터널 갓길에 세운 승용차에서 흰 연기가 피어나더니 불길이 치솟습니다.


긴박한 순간 한 남성이 차량 통행을 막고 인근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펼칩니다.

사설구급대원인데 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초기 대응에 나선 겁니다.

[양형일/사설구급대원 : 차 밑에 막 불이 붙어 타기 때문에 펑 하는 소리도 나더라고요.]

어제27일 오전 11시 20분쯤 창원터널 경남 김해시 장유 방향에서 차량에 불이 났습니다.

불은 점점 커져 차 전체를 집어삼켰고 터널은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양형일/사설구급대원 : 실내 핸들 옆쪽에도 불이 붙었더라고 그래서 차 문을 열고 안에도 물 뿌려 가지고…]

터널에 갇힌 운전자들은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한 채 불안에 떨었다고 합니다.

[이인혜/사설구급대원 : 그 상황에서는 아무도 모르죠. 우선 방송 같은 것도 안 하고 앞에 보이지도 않고 우리는 불 끈다고 너무 정신이 없었고요.]

뒤늦게 폭발음이 들리고 매캐한 냄새가 나자 패닉에 빠졌습니다.

[당시 터널 내 운전자 : 일단 그런 방송은 못 들었던 것 같고 다들 그냥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아기도 있었고 죽을 수 있겠구나 생각을…]

다행히 사설구급대원들이 10여 분간 사투 끝에 불을 껐습니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입니다.

연기가 갇힌 차량 반대편으로 빠져 나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창원터널 관리자는 화재 진압이 한창인 오전 11시 27분쯤 화재를 인지하고 대피방송, 문자 등 조치를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창원터널 관리자 : 저희가 불난 거 상황 보고 바로 대피방송 틀었습니다.]

창원터널은 2.3km로 긴 데다 폭이 좁고 비탈이라 사고 위험이 큰 곳입니다.

2017년에도 사고가 나 사상자 8명이 발생했습니다.

뒤늦게 창원시는 안내 방송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경남소방본부]
[영상취재 김영철 / 영상편집 지윤정]

배승주 기자 bae.seungju@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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