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대통령이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라 할 때 마음 확 닫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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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2-24 21:15 조회 30 댓글 0본문
군 지휘부 주요 진술로 본 ‘체포 지시’ 구체적 증거들
“문 부수라” 지시받은 곽종근
707 단장과 ‘국회 단전’ 논의
“계엄 미리 인지했다” 여인형
곽에 비화폰 기록 삭제 언급
‘체포 지시’ 증거 은폐 정황도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군 지휘부에 수차례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국회와 수사당국,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 나온 군 관계자들이 당시 체포 지시 정황들에 대해 밝힌 내용이 점점 더 구체적으로 확인되면서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체포 지시는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얘기”라던 윤 대통령의 주장이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을 수행한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체포 지시자’로 지목했다. 이들이 밝힌 당시 ‘계엄의 밤’ 관련 진술은 시간이 갈수록 구체적인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진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군검찰에서 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 4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두 번째 통화에서 “화를 내며 ‘4명씩 들어가면 1명씩은 데리고 나올 수 있지 않냐’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체포’라는 말을 들었다”며 “윤 대통령이 ‘4명이 들고 나오라’고 할 때 확 마음이 닫혔다”고 말했다. “체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부하들에게 입 밖으로 되풀이한 것은 제정신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최근까지도 내란 공범으로 기소된 자신의 상황 때문에 공개적인 발언을 회피해 왔으나 수사를 받으며 했던 발언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서자 윤 대통령이 세 번째로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른 건 기억난다”며 “문을 부수란 얘기도 기억나고 ‘총’이라는 단어도 기억난다”고 했다. 다만 “총으로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며 “윤 대통령이 ‘어, 어?’ 이러면서 악을 썼다”고 말했다. “문을 부수라”는 지시까지 하자 이 전 사령관은 “‘의사당 안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당시 국회의사당에서는 계엄 해제를 위한 표결이 진행 중이었다.
특전사 병력 투입 지시를 받고 국회에 출동한 곽종근 전 사령관도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된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처음에 국회 봉쇄로 알고 갔고, 그 뒤에 추가로 계엄 해제 요구 표결 방해 임무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을 부수라”는 지시를 두고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국회 단전’ 논의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곽 전 사령관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곽 전 사령관은 “의결정족수가 넘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김현태에게 ‘의원 150명 넘으면 안 된다’고 말했을 수 있다”며 “국회 안에 못 들어가면 전기로 표결을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지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이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단전은 표결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증언한 것과 배치된다.
체포 지시 등의 증거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4시30분 계엄 해제 이후 여인형과의 통화에서 여인형이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른바 ‘체포조 명단’을 전화상으로 들었다고 군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전화로 이름을 불러주면서 ‘잡아라’ ‘일단 국회로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이 기억하는 체포 대상 명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모두 14명이다.
계엄 선포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정황과 진술도 나왔다. 여 전 사령관은 “첩보를 통해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문을 열 거나 부수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검색했고, 계엄 당일 오전에는 ‘국회 해산이 가능한가요’를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계엄 당일 밤 10시30분 김 전 장관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엄포고령을 하달하란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이행했다고 군검찰에서 진술했다.
유선희·이창준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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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을 수행한 핵심 관계자들은 모두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체포 지시자’로 지목했다. 이들이 밝힌 당시 ‘계엄의 밤’ 관련 진술은 시간이 갈수록 구체적인 내용으로 전해지고 있다.
24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진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군검찰에서 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총 4차례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두 번째 통화에서 “화를 내며 ‘4명씩 들어가면 1명씩은 데리고 나올 수 있지 않냐’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체포’라는 말을 들었다”며 “윤 대통령이 ‘4명이 들고 나오라’고 할 때 확 마음이 닫혔다”고 말했다. “체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부하들에게 입 밖으로 되풀이한 것은 제정신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최근까지도 내란 공범으로 기소된 자신의 상황 때문에 공개적인 발언을 회피해 왔으나 수사를 받으며 했던 발언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당시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서자 윤 대통령이 세 번째로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소리를 엄청 크게 지른 건 기억난다”며 “문을 부수란 얘기도 기억나고 ‘총’이라는 단어도 기억난다”고 했다. 다만 “총으로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며 “윤 대통령이 ‘어, 어?’ 이러면서 악을 썼다”고 말했다. “문을 부수라”는 지시까지 하자 이 전 사령관은 “‘의사당 안에 있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당시 국회의사당에서는 계엄 해제를 위한 표결이 진행 중이었다.
특전사 병력 투입 지시를 받고 국회에 출동한 곽종근 전 사령관도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의결정족수가 아직 안 된 것 같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처음에 국회 봉쇄로 알고 갔고, 그 뒤에 추가로 계엄 해제 요구 표결 방해 임무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을 부수라”는 지시를 두고 곽 전 사령관과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국회 단전’ 논의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곽 전 사령관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곽 전 사령관은 “의결정족수가 넘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김현태에게 ‘의원 150명 넘으면 안 된다’고 말했을 수 있다”며 “국회 안에 못 들어가면 전기로 표결을 못하게 하는 방법이 있는지 논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이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단전은 표결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증언한 것과 배치된다.
체포 지시 등의 증거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속속 나오고 있다. 곽 전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4시30분 계엄 해제 이후 여인형과의 통화에서 여인형이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른바 ‘체포조 명단’을 전화상으로 들었다고 군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전화로 이름을 불러주면서 ‘잡아라’ ‘일단 국회로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이 기억하는 체포 대상 명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모두 14명이다.
계엄 선포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정황과 진술도 나왔다. 여 전 사령관은 “첩보를 통해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문을 열 거나 부수는 데 사용하는 도구’를 검색했고, 계엄 당일 오전에는 ‘국회 해산이 가능한가요’를 검색한 사실도 확인됐다.
계엄 당일 밤 10시30분 김 전 장관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계엄포고령을 하달하란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이행했다고 군검찰에서 진술했다.
유선희·이창준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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