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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다니면 손님 돌아올까…신촌 차 없는 거리 11년만에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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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4-12-2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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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왼쪽. ‘대중교통 전용지구’라 버스만 가끔 다니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오른쪽 사진처럼 자가용과 택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 오른쪽 사진은 작년 1월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잠깐 해제했을 때 찍은 것이다. /고운호 기자·뉴스1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왼쪽. ‘대중교통 전용지구’라 버스만 가끔 다니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오른쪽 사진처럼 자가용과 택시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다. 오른쪽 사진은 작년 1월 대중교통 전용지구를 잠깐 해제했을 때 찍은 것이다. /고운호 기자·뉴스1

서울 최초의 ‘차 없는 거리’인 신촌 연세로가 자가용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로 바뀐다. 지난 2년간 실험한 결과, 차량 통행 제한을 풀어도 교통 체증은 심하지 않은 반면 주변 가게의 매출은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9일 “지난 2년간 조사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오는 1월 1일부터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 지구’ 지정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연세로는 서대문구 연세대 앞과 신촌로터리를 잇는 길이 550m 도로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4년 이곳을 ‘대중교통 전용 지구’로 지정했다.


일부 버스 노선만 다니게 하고 자가용은 막았다. 주말에는 버스 운행도 금지해 ‘보행자 전용’ 도로로 운영했다. 당시 서울시는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어 상권을 활성화하고 교통 체증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차로를 왕복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는 대신 보도 폭을 3~4m에서 7~8m로 넓혔다. 보도 곳곳에 있던 노점상과 분전함도 철거했다.

덕분에 걷기 편한 길이 됐지만 연세로 일대 상인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차 없는 도로가 상권을 망친다”는 원성이 나왔다. 특히 코로나 이후 신촌 상권이 침체하며 폐지 요구가 일었다. 상인들은 “요즘에는 차를 갖고 오는 손님이 많은데 들어올 수가 없으니 장사가 안 된다”고 했다. 주민들은 “자가용이 주변 골목길로 우회해 매연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2022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차 없는 거리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뒤 논의에 불이 붙었다. 연세로 일대 상인과 주민 2000여 명이 구청에 “차 없는 거리를 폐지해 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서울시가 그해 11월 연 공청회는 차 없는 거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인·주민과 이에 반대하는 학생·시민 단체가 맞섰다. 학생들은 “연세로 상권이 죽은 것은 차 없는 거리 탓이 아니라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며 “교통 정체만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작년 1~9월 9개월간 일시적으로 차량 통행 제한을 풀고 시뮬레이션모의 실험을 실시했다.

연세로 일대 점포 700여 곳의 신한카드 사용액을 비교해 보니, 통행 제한을 푼 작년 2~4월 사용액이 올 2~4월 사용액보다 6.3% 많았다. 서대문구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통행 제한을 푼 기간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액이 23%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자가용 손님이 유입된 효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차량 통행 속도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서울시는 판단했다. 통행 제한을 풀자 신촌로터리 방향은 평균 통행 속도가 시속 18.8㎞에서 15.8㎞로 떨어졌으나 연세대 방향은 시속 9㎞에서 10.9㎞로 상승했다. 이진구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지난 10년간 몸에 밴 통행 패턴이 쉽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연세대 방향으로 차량이 다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연세대 앞의 좌회전 신호 시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연세로가 열리자 신촌 일대 골목길로 우회하는 차량 수는 줄었다. 창서초등학교 앞 골목길은 지나가는 차량이 하루 2088대에서 1877대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달 통행 제한을 풀더라도 보도 폭은 유지한다. 서울시는 차량 통행에 대비해 차로와 보도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했다. 서대문구는 “매주 일요일에는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해 길에서 콘서트 등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전국의 대중교통 전용 지구는 서울 연세로, 대구 중앙로, 부산 동천로 등 3곳이다. 대구 중앙로는 작년 11월 1050m 구간 중 450m 구간을 해제했고 부산 동천로는 2022년부터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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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성 기자 natur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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