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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봐도 깜짝…다시 서울역 몰려든 노숙인에 철렁한 청소 노동자[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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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1회 작성일 24-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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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지하도에서 한 노숙인이 침낭속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벽에 날 추워지면 노숙인들이 우르르 들어와요."

최근 서울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화장실에서 만난 청소 노동자들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요즘 같은 겨울이 다가오면 골치가 아프다고 했다. 동이 트지도 않은 새벽 5시에 출근해 인적이 없는 화장실에서 홀로 청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실 청소를 하던 청소노동자 A씨는 "어떤 노숙인은 대변을 누고 그 옆에 속옷까지 벗어 던져놓고 간다"며 "오늘도 노숙자가 지하철 의자에 소변을 눠서 치우느라 힘들었다. 괜히 쳐다만 봐도 욕을 하니까 늦은 시간에는 괜히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숭례문 지하보도에서 30대 노숙인이 60대 여성 청소노동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근무 형태도 달라지고 비상벨도 설치됐지만 여전히 현장 근무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세면대에서 머리 감는다" 서울역 화장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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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지하철역 출구쪽 통로 모습. /사진=김선아 기자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 관내 노숙인은 총 158명으로, 서울역 주변에는 46여명이 머물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역 인근에는 이른 아침부터 노숙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하보도 출입구 앞에는 노숙인 4명이 침낭 안에 누워있었고 또 다른 한명은 컵라면을 먹었다.

1·4호선 서울역을 관리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소속이다. 보통 주간에는 8명, 야간에는 4명이 근무한다. 야간 근무 시간은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2인 1조로 운영되지만 일하는 구역이 달라 함께 움직이지는 않는다.

서울역에서 만난 청소 노동자 B씨는 "사람이 많이 오는 화장실은 한 사람이 그곳을 맡아서 청소하고 사람이 적게 오는 화장실은 한 사람이 2~3개씩 맡아서 청소한다"며 "2인 1조라도 한 곳에서 청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야간에는 사람이 없어서 노숙자들끼리 싸움도 많이 일어난다"며 "그럴 때는 괜히 휘말릴까봐 무섭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이용해달라고 해도 네가 하는 일이 청소 아니냐며 욕을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소 노동자 C씨는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장애인 화장실에서 목욕을 해서 물바다를 만든 사람도 있다"며 "서울역 화장실은 다른 지하철보다 더 자주 청소해서 업무 강도가 2~3배 높다. 화장실 치우느라 휴식 시간에 제대로 못 쉰다"고 말했다.



"2인 1조 도입" 숭례문 지하보도,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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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지하보도에 안전구역 안내펫말이 붙어 있다. 위급한 상황에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이 출동한다는 내용이다. /사진=김선아 기자

사건이 발생했던 숭례문 인근 지하보도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 시간 지하보도에는 핫팩 포장지와 건빵 봉투, 병뚜껑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지만 노숙인은 없었다.

서울 중구청은 숭례문 지하보도를 비롯해 총 9개 지하보도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청소 노동자는 모두 중구 용역업체 소속이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는 2인 1조로 운영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1인 근무가 이뤄진다. 야간 근무는 따로 없다.

근무 형태가 달라졌지만 불안감을 느낀 몇몇 청소 노동자들은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청소 노동자 D명은 "여성 청소 노동자 2명이 그만뒀다"며 "지금 있는 9개 지하보도 중에서 2곳만 여성이 일하고 나머지는 남성이 근무한다"고 말했다.

지하 보도 곳곳에는 안전구역 안내판도 새로 생겼다. 위급한 상황에 비상벨을 누르면 경찰이 즉시 출동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 역시 어두운 지하보도 조명을 개선하고 지자체에 CCTV폐쇄회로TV 추가 설치를 요청하는 등 범죄 예방에 나섰다.

중구청 관계자는 "비상벨은 남대문 지하보도에 3개, 덕수궁 지하보도에는 1개, 나머지 지하보도에는 2개씩 설치됐다"며 "비상벨을 누르면 구청 종합상황실에 접수되고 인근 파출소에서 출동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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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지하보도의 모습. 통로 사이로 여러 짐이 쌓여 있다. /사진=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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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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