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이 계엄군 철수 지시? 군이 먼저 현장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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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해제 요구 결의 나오자마자 장관과 계엄사령관을 제 방에 불러 군 철수를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탄핵 재판 때 이렇게 주장하며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곧바로 수용해 군을 철수시켰다고 했다. ‘경고성, 대국민 호소용’이었기에 국회의 해제 요구를 곧바로 수용한 것이고 제2·3의 계엄 계획도 없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게 철수 건의를 드리고 대통령께서 승인하셔서 그에 따라 철수를 지시”했다며 “새벽 2시쯤 철수 건의를 드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약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사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23일 한겨레가 비상계엄 때 동원된 군사령관들의 검찰 진술 등을 분석한 결과,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를 받고 병력이 철수한 경우는 없었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당사, 여론조사꽃 등 가장 많은 곳에 병력을 보냈던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철수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3분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 6분 뒤인 1시9분 김 전 장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국회뿐만 아니고 선관위 등 전부 철수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알았다”면서도 “조금만 더 버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검찰에서 국회로 출동했던 조성현 1경비단장이 철수하겠다고 보고하자 이를 승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조성현이 ‘특전사가 철수합니다. 저희도 철수하겠습니다’라고 해서 ‘특전사가 모여 있는 데 같이 있다가 인원·장비 확인해라. 내가 가서 인원·장비 확인하겠다’고 했는데, 국회 안으로 못 들어가서 확인을 못 했다”며 “조성현이 전화가 와서 ‘인원·장비 모두 이상 없습니다’라고 해서 ‘철수해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령관이 조 단장의 철수를 승인한 시각은 새벽 1시40분께로 추정된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검찰에서 “국회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결을 했다는 내용을 봤다”며 “상황이 끝난 이상 더 이상 우리 병력을 그곳에 둘 수도 없었기 때문에 새벽 1시30분경 팀장에게 우리 병력을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선관위에 출동한 정보사 간부의 진술도 문 사령관과 일치한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경우는 진술이 엇갈린다. 여 전 사령관은 검찰에서 새벽 1시30분에서 2시 사이 국회와 선관위로 출동한 부대원들에게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하지만, 정성우 방첩사 1처장은 여 전 사령관에게 대기·철수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두 경우 모두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은 아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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