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불 다 켜두면 빈대 없어진다? 가짜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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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가짜 빈대 퇴치법’ 기승
지난 7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숙박 업소에서 공무원 등이 침대 위 이불과 베개를 들춰보며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6씨는 빈대를 피하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집 안의 모든 등을 켜뒀다. 안방 전등은 물론, 욕실 보조등과 탁상 스탠드까지 전부 켜뒀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빈대가 빛을 싫어해 밝은 곳을 피한다’는 게시글을 봤기 때문이다. 이씨는 “24시간 내내 모든 등불을 켰고 잘 때도 불을 환히 켜고 잔다”며 “유럽에서 빈대에게 물린 적 있는 친언니가 트라우마가 있어서 빈대 퇴치에 좋다는 건 닥치는 대로 다 하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불빛과 빈대 퇴치는 관련이 없다. 이처럼 최근 온라인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가짜 빈대 퇴치법’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빈대를 죽이는 데 좀약, 베이킹 소다, 드라이 시트, 에센셜 오일이 좋다”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와 있었다. 네이버 카페에 “피톤치드 용액을 아침저녁으로 온갖 뿌렸더니 빈대 살균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자 이를 따라 하겠다는 댓글이 여럿 달렸다. 유튜브나 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도 빈대를 소재로 한 영상이 많다. “빈대의 천적은 바퀴벌레”라는 영상도 있었지만 사실무근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퍼지는 빈대 퇴치 방법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인체에 해로운 빈대 퇴치법까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조토 가루를 뿌리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규조토는 단세포 미세조류인 규조류의 외피가 바다나 호수 바닥에 퇴적돼 형성된 흙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침대 바닥과 벽 틈에 규조토 가루를 뿌리면 빈대를 예방할 수 있다” “산업용이 아닌 식용 규조토를 쓰면 해롭지 않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종류와 상관없이 규조토 가루를 일정 수준 이상 흡입하면 규폐증규사 등의 먼지가 폐에 흉터를 남기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한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빈대 예방 대응 정보집’에 따르면, 빈대를 발견할 경우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피레스로이드계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민간 요법으로 빈대를 퇴치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방법을 우선 따르고 방역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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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혜연 기자 salud@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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