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알루미늄 캔 수거율 96%인데…왜 한국은 수입 폐캔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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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알루미늄 캔, 60일 만에 새 캔으로 탈바꿈
국내 폐캔 수거율 96%, 정작 캔 재활용은 적어
"담배꽁초 등 이물질 탓 품질 낮고, 수출도 多"
귀한 자원된 알루미늄 캔, 국내서 활용 높여야

지금 당신이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 집어 든 알루미늄 음료 캔은 수십일 전만 해도 다른 음료의 상표가 적힌 캔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버려진 폐캔은 60일 만에 새 캔으로 재활용돼 매대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마 재활용된 폐캔 대부분은 외국산일 것이다. 국내 알루미늄 폐캔의 수거율이 96%에 이르는데, 어찌 된 일일까.
캔투캔Can to Can 재활용은 음료 용기 등 캔으로 쓰인 알루미늄을 수거해 다시 캔으로 만드는 과정인데, 기후 위기에 대응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탄소중립 시대에 그 중요성이 크다.
알루미늄을 재활용할 경우, 보크사이트에서 새로 뽑아낸 신재新材 알루미늄 대비 탄소 배출을 95%나 줄일 수 있다. 알루미늄은 건축자재나 자동차 차체 등 여러 용도로 쓰이지만, 그중에서도 캔은 알루미늄 순도가 높아 재활용이 쉽다. 또 캔투캔 재활용 주기는 60일로 짧아서, 1년에 6번까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캔투캔 기술이 알루미늄 품질 저하 없이 무한 재활용 가능한 자원순환 방식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왜 정작 한국 폐캔은 재활용 공정에 잘 투입되지 못하는지 현장 실태를 살펴봤다.
작년 캔 183억 개 재활용··· 탄소 316만 톤↓

지난 17일 기자가 찾은 알루미늄 캔투캔 재활용·압연 업체인 노벨리스코리아의 경북 영주 공장. 이상인 공장장은 자부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국내 자판기에서 볼 수 있는 음료 캔 대부분이 이곳 영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재활용 알루미늄 코일로 만들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노벨리스 영주 공장의 리사이클 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 캔투캔 재활용 시설이다. 센터 입구에서는 대형 직육면체 블록 형태로 압축된 형형색색 음료 캔 뭉치를 지게차가 화물차 컨테이너에서 공장 안으로 옮기고 있었다. 이러한 뭉치를 UBCUsed Beverage Cans·폐 음료 캔 스크랩이라고 한다.
캔 뭉치를 분쇄하고, 자석 등으로 불순물을 없애고, 열로 코팅을 벗긴 후, 다시 녹여서 굳히는 등 일련의 공정을 거치면 56㎝ 두께 알루미늄 잉곳괴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다시 얇게 밀어내면 최종적으로 0.2㎜ 두께의 은빛 코일이 두루마리 화장지 형태로 완성된다. 공장 실무자는 "코일 하나당 길이가 10㎞로 캔 100만 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사이클 센터는 하루 평균 UBC 스크랩 880톤, 화물 컨테이너 44개 분량의 폐캔을 사용한다. 지난 한 해 UBC 27만5,056톤, 폐캔 183억 개가 재활용됐다. 이를 통해 저감한 탄소 배출량은 316만 톤, 나무 약 1억 4,363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에 맞먹는다.
이 공장이 쓰는 알루미늄 원료는 80% 이상이 UBC 등 재활용 소재다. 세계적으로 저탄소 소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알루미늄 업계도 재생 원료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캔 보디몸통 소재는 지난해 환경인증기관 그린서클Green Circle로부터 재생 원료 92% 함량 인증을 받았다고 노벨리스 측은 밝혔다. 폐캔 외 자동차, 산업재 알루미늄 폐기물도 재활용하기 위해 울산에 리사이클 센터를 추가 건립 중이다.
국내 폐캔 수출하고, 해외 폐캔 더 비싸게 수입
한국의 알루미늄 폐캔 수거율은 96%로 매우 높지만, 이 공장에서 알루미늄 코일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폐캔 스크랩 90% 이상은 외국산이다. 국내 폐캔 비중은 10%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에 따르면 2022년 한국 폐캔 수거율은 96%에 달했지만, 캔투캔 재활용 비율은 37%에 그쳤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1314190000522

이는 국내 폐캔 스크랩 품질이 낮아서 캔투캔 공정에 쓰기 마땅치 않거나, 한 번 사용 후 버려지는 탈산제 등으로 다운사이클링낮은 품질로 재활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저탄소 재활용 소재로서 폐캔 가치가 국제적으로 점점 커지다 보니 수출량도 늘고 있다. 산업계에서 저탄소 알루미늄 확보가 중요한데, 귀중한 자원인 폐캔은 국내에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13111100000428
백승창 영주 공장 리사이클링 유니트장은 국내산 폐캔 사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해외에서도 알루미늄 스크랩 수요가 늘어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게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 분리수거 체계상 수거까지는 잘 되지만 캔 안에 남은 음료수가 엉겨 붙거나, 담배꽁초, 흙, 모래 같은 각종 이물질이 섞여 있어서 캔투캔 재활용을 하기에 품질이 낮은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캔을 배출할 때, 소비자들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이에 학계나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캔이 국내 자원순환 시스템 내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권재원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과 특임교수는 지난해 12월 열린 폐알루미늄캔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알루미늄 폐캔 수출입 추세를 보면 수입 중량에 비해 수출 중량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2022년 기준 수출 단가는 ㎏당 1.6달러, 수입 단가는 2달러로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는 게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주=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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