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100인분, 생수, 도시락…괌옥을 따뜻하게 만든 교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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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식료품 지원, 공항 차편 제공도
“도울 수 있을 때 돕는 게 사람의 情” /독자 제공 1991년부터 괌에 정착해서 장사를 해왔다는 이 식당 관계자는 “누구나 어려울 때는 돕는 게 맞는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기에, 모국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하고 마음을 전해보았다”며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사람의 정情인데, 다행히 다치신 분 없이 한국으로 무사히 가게 되어 다행이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교민 나디아55씨는 발이 묶인 관광객들을 8인승 승합차로 각 호텔에서 식당으로 픽업해 이동시켰다. 그는 “밥을 먹고 난 어린이들이 사탕하고 껌을 손에 꼭 쥐여준 채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하니까 가슴이 먹먹했다”고 했다. ‘수퍼 태풍 마와르’로 괌에 발이 묶였다가 전날부터 귀국한 관광객들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극한의 상황에 처했지만 다른 관광객들과 현지 교민들이 나눠준 온정 덕분에 따뜻한 기억을 안고 돌아간다고 이야기했다. 관광객들은 자칫하면 악몽으로만 남을 뻔했던 여행이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서로 나눠줬던 마음에 따뜻하고 감사한 기억들을 안고 돌아간다”고 이야기했다.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괌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폐쇄됐던 괌 현지 공항이 이날 정상화되면서 한국인 관광객 3400여 명이 속속 귀국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오는 31일 귀국을 앞둔 23주차 임산부 박하나35씨는 “현지 교민의 도움을 통해서 화장실을 빌려 샤워를 할 수 있었고, 돌아가는 길엔 19L짜리 큼지막한 물통에 물을 담아서 건네주기도 했다”며 “오늘은 은박지 도시락에 흰쌀밥과 소시지 계란 부침 어묵볶음등을 담아줬는데 출국 전에 물통 돌려드리러 가는 길에 감사 인사라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교민들뿐만이 아니다. 고립된 관광객들은 자발적으로 호텔별 오픈채팅방을 만들어서 남는 식량이나 생필품 등을 품앗이 했다. 관광객들은 라면,씨리얼, 비빔면 같은 식량들과, 해열제, 소화약, 위장약 같은 상비약은 물론 아기들을 위한 기저귀, 장난감 등을 자발적으로 나눴다. 지난 29일 괌에서 한국으로 떠나는 첫 항공편을 타고 무사히 돌아온 이들은 “자칫하면 악몽으로 남을 뻔했던 여행에서 감사한 마음을 가득 안고 돌아간다”고 했다. 이들은 항공편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기도 했다. 무사히 돌아온 게 믿기지 울먹거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 한국에 돌아온 구자민42씨는 “코로나 때문에 4년만에 아내와 딸과 떠난 해외여행이었는데, 한인마트를 찾아 헤매다 3km씩 걸어간 적도 있는데, 교민분들이 이런 물품, 저런 물품 부족하진 않은지 챙겨주고 돌아가는 길은 차로 태워주기까지 했다”며 “오픈채팅 등을 통해서 정보 주고 온기를 나눠줬던 이름도 모르는 모든 분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다. 만삭의 아내와 같이 여행을 다녀온 유한결34씨는 “아기 기저귀마저도 나누어 쓰면서 서로 도우면서 버텼다”고 했다. 지난 20일부터 괌에 있었다는 소민정41씨는 “남편이 갑자기 열이 올랐는데, 호텔 시스템이 고장 나 에어컨 가동도 안되는 상황에서 같은 호텔에 숙박하는 여행객들이 렌터카로 마트에서 선풍기를 공수해와 열을 떨어 트릴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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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구아모 기자 amo@chosun.com 이민준 기자 mean@chosun.com 김예랑 기자 yesn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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