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보러 갔는데 "커피 타줄 수 있냐"…2024년에도 이런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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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5년차 경력단절 여성이던 ㄱ씨는 파견직 채용 면접을 봤다. 면접관은 너무도 당당하게 “나에게 하루에 커피 2잔씩 타 줄 수 있냐”고 물었고, 채용 뒤 그 말은 현실이 됐다. ㄱ씨는 불합리한 차별의 피해자였지만 다른 여직원들은 “네가 커피를 타 주니, 우리에게까지 타 달라고 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ㄱ씨를 비난했다.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버티기도 힘들었다. 2024년에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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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천 아트플랫폼에서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성평등을 위한 거리 캠페인을 열었다. 노동 현장에서 쓰면 안 되는 성차별적 발언과 차별에 맞선 발언 등을 모아 과녁을 맞히는 ‘성평등 다트’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그중 ‘네 커피는 네가 타’라는 문구를 보고 누군가가 “에이, 이제 저런 건 좀 빼요. 누가 요즘 저래요. 저런 구시대적인 거 말고 다른 걸 해야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건 구시대적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여성 노동 전문 상담실 ‘평등의 전화’를 30년째 운영 중인 한국여성노동자회는 여성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상담하고 심리상담 연계와 법률 지원, 여론 조성 및 투쟁 지원 등 다각도의 방식으로 고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누리집에 공개된 상담사례집에는 채용 과정 중 받은 성차별적 질문과 결혼·임신·출산 관련 불합리한 인사 조치, 성차별적 승진·임금 등 비슷한 문제들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김현주 인천여성노동자회 상담실장은 “사람들이나 언론에서 사회가 많이 변하고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 말하는데 실제 현장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고민”이라며 “‘노동 현장에서 여성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데 현장에서 살아남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묻는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상담해야 하나요”라며 변하지 않는 현실과 인식의 괴리감을 호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선진국 29개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여성의 노동 참여율과 남녀 고등교육·소득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유급 육아휴직 현황, 정치적 대표성 등 지표를 반영해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한다. 한국은 조사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한번도 꼴찌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여성 노동자에게 이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꿋꿋하게 출근하는 모든 여성 노동자에게 조금 이른 장미 한송이를 보낸다.



백소아 김혜윤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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