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인형 "체포명단은 윤석열이 평소 부정적으로 말한 인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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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당시 체포명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 부정적으로 말하던 인물들이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겨레 취재 결과 여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체포명단을 받았다”라고 밝히면서 ‘체포명단은 평소 사석에서 윤 대통령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를 했던 사람들이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체포 명단을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이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여 사령관이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등 10여명의 위치를 추적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우 의장 등 3명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김 전 장관의 우선 체포 지시가 내려온 이들이기도 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여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우 의장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및 김명수 전 대법원장 등 14명의 체포명단을 적시하기도 했다.
한편 여 사령관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윤 대통령이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대권 조처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라는 취지의 말을 해왔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여 사령관은 또 윤 대통령이 지난 11월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비상계엄을 선포할 의지를 김 전 장관에게 밝힌 것으로 안다고 검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나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을 언급할 때마다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계엄은 전시에나 하는 것으로 평시에는 불가능하고, 지금 세대 군인들은 민간인 상대 작전을 훈련한 적도 없으며, 그런 명령을 내린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 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실제 비상계엄이 선포하자 명령에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여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비상계엄 직전에는 윤 대통령의 연락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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