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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구경도 못 했는데"…하루만에 14도 뚝 급추위에 패딩 중무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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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4-11-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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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출근길 시민들이 서울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에서 신림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사진=이찬종 기자
아직 가을 날씨가 채 가시지 않은 11월 갑작스레 추위를 맞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두꺼운 겉옷과 귀마개 등 방한용품을 꺼내 들고 출근길에 나섰다.

18일 오전 30대 직장인 안모씨는 코트를 입은 채 서울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서 통근 버스를 기다렸다. 안씨는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번 겨울을 위해 특별히 장만한 내피가 덧대진 코트를 입고 나왔다"며 "올겨울은 이 외투와 목도리로 버텨보려고 한다. 올해는 단풍이 늦어져 이제 단풍 구경 좀 해야겠다 싶었는데 날이 갑자기 추워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0도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14도였으나 하루 만에 10도 이상 기온 차가 벌어졌다.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온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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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동작구의 한 버스정류장 앞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긴 패딩 점퍼나 코트, 목도리 등으로 몸을 싸맸다./사진=이찬종 기자
코트나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패딩 점퍼를 입은 직장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오전 6시30분쯤 753번 버스 안 15명의 승객 중 패딩 점퍼를 입지 않은 승객은 단 2명이었다. 버스정류장에는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새벽 근무를 하느라 미처 추위에 대비하지 못한 시민도 있었다. 코가 빨갛게 달아오른 상태로 인터뷰에 응한 김모씨21는 "야간 근무를 하고 퇴근하는 길인데 아직 겨울 외투를 못 꺼냈다"며 "내일부터 당장 긴 패딩 점퍼를 입을 계획이다. 평소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걸어 다니는 데 더 추워지면 못 걸어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김모씨는 "오늘부터 날이 추워진다고 해 전날 집에서 떨어진 차고지 말고 집 앞에 차를 세웠다"며 "추워지면 차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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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인 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 상인들이 전기 난로를 켠 채 영업하고 있다./사진=송정현 기자
같은날 오전 6시쯤 이른 시간부터 영업에 나선 상인들은 두꺼운 옷과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상태였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엔 카키색 패딩 점퍼를 입고 귀마개를 쓴 중년 남성이 숨을 쉴 때마다 얼굴 주위로 하얀 입김이 서렸다. 흰색 트럭에서 과일 상자를 옮기던 한 상인은 잠시 양손을 비비며 "시원한 게 차라리 더 낫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청량리청과물시장 상인 정모씨55는 회색 패딩 점퍼 차림에 귀마개를 낀 채 가게 입구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오늘 패딩 점퍼와 귀마개를 처음 꺼냈다"며 "더 추워지면 과일이 얼어 천막을 치는데 아직 천막 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45년째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는 또 다른 상인은 담요를 두르고 앉은 채 전기난로 앞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손에는 김이 나는 따뜻한 커피가 들려있었다. 그는 "날이 추워지면 전기난로를 켜거나 생강차 등 몸이 따뜻해지는 음료를 많이 마신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추워진 날씨만큼 시름도 커졌다고 했다. 전기난로 앞에 서 있던 한 상인은 "앞으로 더 큰 한파가 닥칠 텐데 날이 추워지면 찾는 손님도 줄어 걱정"이라며 "경기도 어려워 갈수록 장사가 더 안되는 것 같다"고 했다.

오는 19일과 20일 서울의 낮 최저기온은 이날과 비슷하겠으나 최고기온은 두 자릿수로 오를 전망이다. 오는 22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다시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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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에서 한 상인이 귀마개를 낀 채 일을하고 있다./사진=송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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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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