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반납? 하고 싶어도…" 80대 어르신이 운전대 못 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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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지역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 41만 명
수도권도 예외는 아닌 교통 사막 현상
수도권도 예외는 아닌 교통 사막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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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고령 운전자 사고가 잇따르면서 면허 반납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노인들이 운전대를 놓게 되면 마트를 가기도, 병원을 가기도 어렵습니다.
교통 사막처럼 변해버린 농촌 상황을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골 마을 가장 끝으로 직진하는 이 승용차.
버스가 안 닿는 곳을 골라 다니는 의료진입니다.
고혈압이 있는 아버님과 무릎이 안 좋은 할머니가 반깁니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여기까지 찾아와주는 의사선생님이 유독 고마운 까닭은, 교통 때문입니다.
마트나 병원 등 살면서 안 갈 수 없는 곳들이 모두 15km 떨어진 시내에 있습니다.
[송인재/강원 춘천시 사북면 : 고기 같은 건 딸들이 주말에 올 때 넣어줘요.]
8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는 운전대를 놓을 수 없습니다.
[유생이/강원 춘천시 사북면 : 내가 중장비 면허가 있는데 그 면허는 이번에 반납했어요. 근데 이거는 반납할 수가 없잖아요 지금.]
농촌의 어르신들에게 운전은 생활의 편리를 넘어 필수입니다.
농촌 인구가 줄어들자 버스 회사가 크게 줄고, 버스 노선도 축소됐습니다.
대부분 농사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르신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직접 차를 몹니다.
[조중호/충북 옥천군 안남면 : 차는 꼭 필요해요. 복숭아 농사를 많이 하는 사람인데 하루에 두 번씩 싣고 나가요.]
이렇게 운전면허를 가진 농촌 지역 65세 이상 노인, 전국에 41만명 있습니다.
최근 고령 운전자 사고가 잇따르면서 커진 면허 반납 권장 여론을 야속하게 여기는 이유입니다.
[양창모/강원 왕진 의사 : 면허 반납하면 현금 지원도 하고, 이런 얘기는 하지만 물 없는 사막에 계시는 분한테 정수기 지원하는 것이랑 똑같아요.]
개인 차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교통 사막 현상,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수도권도 예외는 아닙니다.
노인들의 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 되자 지자체들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여기 행낭곡 노인정인데요.]
안산 대부도는 부르면 오는 버스 가 다닙니다.
포천에선 열흘에 한번 아예 이동 장터가 마을을 방문합니다.
[김윤희/소흘농협 하나로마트 소장 : 나올 때마다 마을의 사랑방처럼 잔치가 열립니다. 전도 부치고, 고추 잡채도 만드시고…]
무작정 면허 반납을 독려하기 전에 운전을 하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영상취재 박용길 김미란 이경 최무룡 /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김현주]
신진 jin@jtbc.co.kr;이은진 lee.eunjin3@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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