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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없어 올해는 안해요" 지역축제 씁쓸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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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3회 작성일 24-03-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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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열리던 축제들이 고령화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중단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지방의 반짝 축제 특수마저 사라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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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장군 등에 따르면 다음달 3일간 기장읍 대변항에서 열릴 예정이던 28회 기장멸치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국 최초의 수산물 먹거리 축제로 1997년 시작된 기장멸치축제는 길이 10~15㎝ 크기의 대멸치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로 매년 4월 열렸다. 봄철 기장 연안에서 잡히는 멸치는 지방질이 풍부하고 살이 연한 것이 특징이어서 이 무렵의 멸치를 맛보기 위해 축제 기간 매년 15만~20만명이 멸치축제를 찾았다.

하지만 재정적인 부담이 커지고 준비 인력이 고령화하면서 올해 행사는 개최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기장멸치축제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축제 개최 비용 3억원 가운데 기장군 지원분1억~1억2000만원을 제외한 2억원가량은 매년 자체적으로 마련했다. 올해도 후원이나 부스 운영을 통해 비용 확보에 나섰지만 예전 같지 않았고, 주차 안내나 행사 보조 인력의 인건비 등이 계속 올라 적자 운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게다가 멸치 요리를 장만하고 손님을 맞이해야 할 부녀회와 청년회의 고령화로 주민들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27년 전 축제를 시작할 때 활동하던 부녀회원들이 현재도 주축을 이루고 있어 60대 이상인 회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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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이어진 강원 속초 상도문마을 벚꽃축제도 고령화 문제로 폐지됐다. 축제를 준비하고 치르는 마을 부녀회원들이 70·80대 고령이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속초 벚꽃축제는 설악산 길목에서 열리는 데다 도로변 벚나무가 꽃 터널을 이뤄 매년 1만명 이상이 찾았다. 농촌문화 체험과 어린이 사생대회 등 즐길 거리도 풍성했다. 2019년 동해안 산불, 2020~2022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열려 관광객을 맞이했으나 고령화 여파로 결국 사라지게 됐다. 상도문 마을은 전체 인구 345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오름 전체에 불을 지르는 장관이 연출되던 제주 들불축제도 핵심 콘텐츠인 불 놓기가 사라졌다. 탄소 배출과 산불 위험 등에 따른 것인데 1997년 첫 축제 이후 27년 만이다.

들불축제는 오름을 통째로 태우는 장관을 연출하며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름 주변에 거대한 주차장을 조성하면서 환경 훼손 논란이 촉발됐고, 불을 놓기 위해 화약과 기름을 사용한다는 사실도 알려지며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산불 논란까지 터지면서 존폐 기로에 섰다. 2022년과 2023년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한 제주시가 행사를 전면 취소한 것이다. 이후 제주시는 주민 200명이 참여한 원탁회의를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섰고 결국 들불축제는 불 없는 축제로 변경됐다. 제주시는 올해는 불 놓기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찾는다는 이유로 들불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최규환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고령화 문제는 전문 대행업체에 축제를 맡겨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해결하면 되고, 예산은 축제의 질을 높여 유료화하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민 기자 / 이상헌 기자 / 송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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