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B] 일본 종교단체가 퍼뜨린 EM…국내선 지자체, 의사가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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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 일본에서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과장돼 논란이 된 EM이란 미생물 용액이 있습니다. 이걸 쓰면 집단 따돌림이 사라진다는 둥의 황당한 주장으로도 문제가 됐는데요. 그런데 이 용액이 우리나라에도 건너와서 전국 지자체들이 나서 홍보하고 계속 쓰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사 같은 전문가까지 동원됐습니다. 뉴스B, 김지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직 의사가 TV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EM의 효과에 대해 설명합니다. [A씨/내과 전문의 2014년 방송 : EM 쌀뜨물 발효액 희석을 했어요. 10㏄씩 피부질환 부위에 도포했습니다. 하루에 3번씩, 95세 된 여자 환자예요. 보통 이제 병원에서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20일 정도 넘어가니까 실제로 저렇게 깨끗해졌어요.] 확인된 이야기인지, 취재진은 해당 의사를 찾아가봤습니다. 의사는 취재진에 당시 검증된 사실을 말한 건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A씨/내과 전문의 : 효과들이 있었다는 사람의 사례를 들어보고 그 효과가 있었으면 이러이런 기전일 수 있겠다고 추정한 거예요.{선생님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말씀하신 건 아닌 거예요?} 편집해서 방송이 쓴 거죠. 그거를 어떻게 입증할 수는 없어.] 오히려 본인도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A씨/내과 전문의 : 내 허락도 안 받고 근거로 써서 문제가 되면 나는 오히려 피해자죠.] EM은 유용한 미생물이라는 뜻으로, 업체들은 유산균, 효모, 광합성균 등 80여 종이 들어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EM을 만드는 배양기를 주민센터에 설치해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통상 미생물이 토양에 비료로 쓰이거나, 쓰레기 탈취용으로 쓰는 등 주로 농업에서 활용되는데 반해, 일부 지자체들은 EM이 수질 개선, 아토피나 여드름 등 피부에도 좋다며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지자체에 납품하는 업체 측은 인체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B업체 관계자 : 아토피에다 바르면 좀 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여요.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거죠. {납품하신 지자체들이 여드름, 아토피에 좋다고 써놨는데…} 아니요, 제 사용 설명표에는 여드름이나 아토피 그런 건 없습니다.] 업체 측은 또, 기존에 알려진 EM과 현재 유통되는 EM은 사실 다르다고도 했습니다. [B업체 관계자 : 80여 종 그거는 한 30년 전에 나온 이야기라서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실질적으로 조달에 등록된 균은 유산균 한 종이고 그 대신 이제 80여 종은 아니지만서도 최대 한 6~8개 정도 미생물이 들어있다.] 또 다른 업체는 탈취만 인증을 받았는데 그 외의 용도를 포함한 사용법 영상을 올렸다가 취재 과정에서 영상을 내렸습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 : 친환경적이다 인체에 무해한 이런 문구들을 사용한 것 때문에 영상 유통 차단을 요청한 거죠.] JTBC가 전국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EM을 생활용도로 이용하는 지자체는 모두 96곳, 이 중에서 53곳은 지난 5년 간 211억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EM의 효과라고 홍보되는 탈취나 토질 개량은 EM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신재호/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 굳이 EM으로 뿌릴 이유는 없거든요. 광합성 세균을 따로 배양해서 제공하면 되지 않습니까? 농업기술센터들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검을 해서 내보내야 되죠. 정확하게 통제성이 있는지.] 지자체는 업체에 효과에 대한 검증을 맡긴다고 말합니다. [C지자체 관계자 : 어디에 좋다 과학적으로 증명이 나거나 판정받은 건 사실 없어요. 이걸 집에서 청소용으로 활용하는데 그게 별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미생물이 있다고 판단, 승인받는 거는 그쪽제조하는 회사에서 할 일이지…] 10년 간 사업을 이어왔지만 큰 문제가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C지자체 관계자 : 제가 처음부터 이걸 만들어서 어떻게 하자 한 것도 아니고, 사실은 우리 시청 우정 사업으로 이렇게 계속 내려온 거였고 근데 이때까지 EM을 전국적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EM을 써서 어떤 부작용이 일어났다든가 이런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식약처는 탈취제 등 환경 개선 목적의 제품은 소관이 아니라면서도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소비자를 기만하면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EM은 30년 전 한 일본의 한 교수가 만들어 낸 개념인데, 취재진은 이 교수로부터 EM을 받아 한국에 처음 들여왔다는 관계자를 접촉했습니다. [이창홍/EM환경센터 이사 : EM 글을 보고 일본에서 직접 수입해서 제일 처음 시작했어요. 일본 신흥종교 구세교가 구세 자연농법이라고 해서… 구세가, 세상을 구한다는 종교거든요.] 구세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북한 등 수십 개 국에 EM을 진출시켰는데, 일본에서도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습니다. 취재진은 일본에서 오랜 기간 EM을 연구해온 교수를 어렵게 화상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사마키 다케오 : 히가 테루오라는, 당시 류큐대학 농학부 교수가 <지구를 구하는 대변혁> 이란 책을 썼어요. 이게 그 책인데. 식량 환경 의료를 EM으로 해결할 수 있단 내용이에요.] 일본에선 이미 지자체 실험이나 학계 연구를 통해, EM의 수질 정화나 토질 개량 효과가 적다는 결과가 수차례 나온 바 있습니다. [사마키 다케오 : "그들이 말하는 효과가 없어요. 농업 관계자들 사이에선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큰 영향을 끼쳤어요, 이 결과가. 하지만 과학자들이 무언가를 발표해도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진 않잖아요. 대중들은 베스트셀러에 나온 것처럼 EM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주고, EM을 쓰면 쌀이나 곡물을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다고 믿은거죠.] 그럼에도 EM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 제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사마키 다케오 : 그런데 EM측 사람들이 EM에 비판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하면 공격한다는 걸 듣기 시작했어요. 아사히 신문의 경우 EM으로 소송걸려서 재판까지 갔잖아요. 그 재판 결과 아사히 신문 완전하게 승리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일이 있다보니 EM을 다루지 않게 되었죠.] 일부 전문가들의 무책임과 지자체들의 무관심 속에 EM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채 퍼지고 있습니다. [화면출처 EMRO / VJ 한재혁 / 영상디자인 정수임 / 영상자막 장희정 / 취재지원 유승민 김나현] 김지아 기자 kim.jiah@jtbc.co.kr [영상취재: 김재식 / 영상편집: 류효정] [핫클릭] ▶ [사반 제보] 치킨에서 핏물 뚝뚝…업체 측 답변은? ▶ [사반 제보] 주유 중 불꽃이?…직원들이 보인 행동 ▶ 회칼 테러 황상무 결국 사과…4줄 사과문 내용이 ▶ 야구 교실 찾은 김하성…익살 세리머니 웃음 선사 ▶ 재능에 성품까지 갖춰…오타니 2세 기대되는 이유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지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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