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80억이 물에 떠있네"…한강에 석 달째 방치된 이 건물, 정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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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지한강공원 ‘서울수상레포츠센터’ 가보니
입구부터 출입금지 테이프
요트 4대·보트 1대 덩그러니
운영권 단독입찰 나선 사업자
막판에 사용료 못내 결국 취소
재공고 냈지만 입찰자 없어
“왜 개관 안 하나” 민원 빗발
입구부터 출입금지 테이프
요트 4대·보트 1대 덩그러니
운영권 단독입찰 나선 사업자
막판에 사용료 못내 결국 취소
재공고 냈지만 입찰자 없어
“왜 개관 안 하나” 민원 빗발
최근 찾아간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내 서울수상레포츠센터. 센터로 진입하는 데크길 입구는 공사용 테이프로 칭칭 감긴채 막혀있었다. 60척 이상의 배를 한번에 보관하할 수 있다는 수상 정박 시설에는 요트 4대와 작은 보트 한 척만 보였다. 카페와 교육시설이 입주했어야 하는 지상2층 건물은 불이 꺼진 채로 텅 비었다. 한낮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없었다. 200m 떨어진 곳에서 성업 중인 편의점 ‘한강르네상스1호점’ 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서울시가 지난 6월 개관한 서울수상레포츠센터가 석 달 째 운영을 하지 못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수상레포츠센터는 서울시가 한강호텔, 한강 마리나 등과 함께 한강 수상 이용을 활성화하는 주요 거점으로 꼽은 곳이다.
23일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에 따르면 서울수상레포츠센터 운영은 현재 운영이 중단돼있다. 지난 5월 ‘글로벌코리아’라는 업체가 센터 운영업체로 선정됐는데, 이 업체가 7월 말까지 1차 사용료를 납부하지 못해 낙찰 결정이 취소됐다. 당초 서울시는 6월 개관한 후 시범 운영을 거쳐 8월 중 센터를 정식 운영할 계획이었다. 센터 건물과 선박 계류시설은 완성됐으나, 이를 운영할 업체가 사라지면서 센터 운영도 기약없이 미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7월31일까지 업체가 준비기간을 요청해 허가했는데, 전혀 사전절차가 이행되지 않아 8월 초 낙찰자 결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달과 이 달 운영업체를 찾는 재공고를 올렸지만 입찰자가 없어 두 차례 유찰됐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서울시가 184억원을 들여 지은 서울수상레포츠센터는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한 채 여름 성수기를 흘려보냈다.
이 센터는 크게 수상레저기구 ‘주차장’ 역할을 하는 계류장과 수상스포츠 이용을 돕는 지원시설건물의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강 위 수상계류장에는 21피트 기준 선박 69척, 둔치 육상계류장에는 선박 86척을 보관하게 설계됐다. 지원시설에서는 카약과 카누 등 무동력 수상레포츠 교육과 체험 등을 진행하고, 시민 대상 수상안전교육과 생존수영 강습 등도 할 예정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관식서 “서울수상레포츠센터를 통해 그레이트 한강, 활성화된 한강 수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가 여름철에 맞춰 수상레포츠센터 개관을 서두르면서 업체 검증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전문법인에 의뢰해 감정평가를 받은 후 최저입찰가를 11억6000만원으로 제시했는데, 처음 운영업체로 선정된 곳은 16억원 이상을 써내면서 단독 입찰했다.
낙찰 받았다가 취소된 ‘글로벌코리아’는 업체 홈페이지에 따르면 안동 월영교에서 관광상품인 ‘문보트’를 운영한다. 업종은 선박 및 수상 부유 구조물 건조업으로 분류돼있다. 이 회사는 관광용 레저선박 제조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원센터나 편의시설 등을 운영한 경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8월 정식 개관 시일을 맞추지 못하자 ‘언제 여느냐’는 이용문의도 몇 달 새 크게 늘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이달 12일까지 수상레포츠센터 관련 이용 문의는 93건 접수됐다.
시설이 오래 방치될 경우 가을 태풍 북상시 안전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수상레포츠센터는 지난 21일 침수사고가 일어났던 잠원한강공원 내 마리나 시설과 유사한 부유식 시설물이다. 시는 민간 마리나 시설과 달리 수상레포츠센터에는 침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안전 설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지만, 지금은 유사시에 대비한 관리주체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최대한 빠르게 신규 사업자를 찾아 센터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사업자를 정하더라도 인테리어 공사 등을 진행하려면 한 달 이상 소요돼 카페 등 실내시설은 사실상 연내 오픈이 어렵다. 시는 선박을 묶어두는 수상·지상 계류시설부터라도 예약을 받아 시범 개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운영사업자 선정이 더 늦어질 경우에 대비해 관리를 맡을 용역업체 선정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개관이 지연돼 시민 이용에 불편이 있고, 9~10월 태풍에 대비해 시설물 관리 등이 필요하다”면서 뒤늦게 유지관리 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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