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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선 노출에 비까지 새는 1호선 역사…시민 안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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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4회 작성일 24-03-2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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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선 노출에 비까지 새는 1호선 역사…시민 안전 위협한다

키높이까지 내려온 제기동역 벤트.ⓒ 뉴스1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1974년 8월 15일, 첫 운행에 나선 국내 최초의 지하철 서울 1호선이 약 18분 만에 청량리역~서울역 구간을 주파했다.

심각한 도로 정체에 시달리던 수도 서울에 최고 시속 110㎞의 믿음직스러운 대중교통 수단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청량리역~서울역 18분이라는 주행 시간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다. 당시 1회 탑승 요금은 30원에 불과했다.

25일 방문한 1호선 제기동역에는 여전히 50년 전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었다. 시민 머리 높이까지 내려온 환풍구 환기구 등이 그 예다.

제기동역 관계자는 "처음 역이 지어질 당시의 구조가 있다 보니 환기구가 너무 낮게 설치됐다"고 말했다.

머리에 닿을 듯 낮게 드리운 환기구는 벽에 붙은 승강장 안내도를 가리고 있었다.


키높이로 노출된 제기동역 전선과 파이프. ⓒ 뉴스1 박우영 기자




환기 시설만이 아니었다. 계단을 따라 이어진 벽면에는 지하철 운행에 관여하는 전선이 시민의 머리 높이로 길게 뻗어 있었다. 문제는 최근 잇단 문화재 훼손 사태에서 보여주듯 중요 설비를 그대로 노출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19년부터 노후 지하철역에 대한 단계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다. 노출된 주요 설비의 재구조화는 물론 냉방시설 설치, 천장 마감 개선 등이 모두 포함된 전면 개보수 사업이다. 전체 275개 역 중 105개 역이 사용 연수 30년을 지나며 노후화된 상태다.

그러나 적자에 시달려온 서울교통공사가 외부 예산 확보에도 난항을 겪으며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노후도가 가장 심각한 1호선 청량리역, 종로3가역, 종각역, 서울역, 제기동역도 2020년 설계를 마쳤으나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방치됐다.

역 관계자는 "즉시 대응하고는 있지만 비 오는 날이면 양동이로 천장에서 흐르는 물을 받아내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전선 주요 운행 시설은 훼손이라도 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종각역 천장 일부가 탈락하기 직전인 모습. ⓒ 뉴스1 박우영 기자




최근 5년간2019~2023년 천장재 탈락이 38건 발생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천장 마감조차 부실한 상황이다. 마감재뿐 아니라 전기·통신·설비 배관도 내구연한인 20~30년을 지나 시민들이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여름이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은 물론 직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더위도 큰 문제다. 1~4호선 가운데 26개 역은 아예 냉방시설이 없다. 실내 온도가 33도까지 오른다.

제기동역에서 만난 시민 B씨60대는 "시민들이 발처럼 이용하는 시설에 기본적인 냉방도 안 돼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최소한의 편의 시설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불편을 넘어 중대재해 우려까지 제기되지만 해결은 요원하다. 역당 500억~600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필수적이지만 매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사업이 배제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시급한 역사부터 기본적인 안전 사항이라도 리모델링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종각역 천장 일부 구간이 전반적으로 수평이 맞지 않는 모습. ⓒ 뉴스1 박우영 기자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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